<와글와글NET세상> 스님과 땡중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0.11.16 10:28:47
  • 호수 12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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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노예, 4년 성노예로 부렸다

[일요시사 취재 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스님과 땡중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사찰에서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60대 스님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내가 있는 스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마라. 둘만의 비밀”이라며 강제로 성폭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 맞아?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스님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광주의 한 사찰에서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 곤란 상태에 있는 3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둘은 전남지역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이후 A씨는 B씨를 광주·전남지역 사찰 4곳에 데리고 다니며 23년 동안 요리, 설거지, 청소 등을 시켰다. 

특히 A씨는 “보살님(자신의 아내)에게 말하지 마라. 둘만의 비밀”이라 말하고 거부 의사를 밝힌 B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수사기관의 3차례 조사에서 “마음이 아팠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A씨 측은 “공소사실 중 범행 일시가 특정되지 않았고, B씨를 간음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내에 말하지 마라 둘만의 비밀이야”
사찰서 지적장애인 성폭행한 60대 승려

재판부는 “B씨는 시간·숫자·날짜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지만, 특정 장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특징적인 사건을 함께 기억하는 방식으로 구분해 진술하고 있다”며 “범행 주체, 피해 내용에 대한 진술 또한 일관되고 명확해 범죄 사실에 부합하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 진술 외에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성폭력 범죄의 특성 등을 종합하면, 범행 장소·경위 등에 비춰 다른 범죄 사실과 구별될 수 있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교인인 A씨가 지적장애인인 B씨를 약 23년 동안 보호하다가 간음한 것으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 B씨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쯤 되면 노예다. 성노예’<kjh8****> ‘3년 동안 강간했는데 징역 6년밖에 안 되냐?’<anca****>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 팔아먹었나요? 너무합니다. 이런 법으로 어떻게 딸을 키울지 걱정입니다’<jooy****>


‘한 사람 인생을 망쳤는데 처벌이…’<sunf****> ‘신상 공개해서 사찰 입구에 붙여라’<icar****> ‘종교라는 양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들은 더욱 엄중히 가중처벌해야 한다’<jgme****> ‘제 아무리 염불 외워봤자 공염불이지∼ 무슨 종파인지 모르겠으나 파계하고 재기 못 하게 해야 한다’<netz****>

양의 탈을 쓰고 악행
고작 징역 6년 선고?

‘종교는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bylu****> ‘중이 아내가 있다고? 중이 아니네∼’<goqt****> ‘절에 있어서 사람들 눈에 안 띄니까 여태껏 몰래 해온 거다’<yoob****> ‘진짜 부처님이 계신다고 믿으면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신이 없다고 믿으니까 저런 일을 벌이지’<clos****>

‘이것을 보면 불도가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얼마 전에는 스님들이 상습 도박을 했고 서로 주지가 되기 위해서 싸움도 합니다. 세상에 모범이 돼야 할 종교인이 이러니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혐오감까지 일으킵니다. 돈도 굉장히 밝히죠. 이것을 보면 불도로는 사람이 선하게 될 수가 없고 구원도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죠’<ldo7****>

‘머리만 밀면 스님이냐?’<gosa****> ‘판단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르면 법이 더 무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돼서 약한 사람이 법의 보호 아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yuji****>

‘스님이 미성년자를 마음대로 데리고 가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일 시키고 월급은 안 줘도 되는 건가요?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미성년자가 주체적인 삶과 진정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국가가 보호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news****>

공염불

‘종교인 호칭에 문제가 많다. 개인적으로 부를 때는 신부님, 목사님, 스님이 맞지만 불특정 다수에 알릴 땐 ‘님’자를 붙이지 않는 게 옳다. 예를 들어 신부님은 신부, 목사님은 목사, 특히 불교에서 그냥 스라고 부르기 어려워 스님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호칭은 승려라고 하는 게 맞다’<lkc6****>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종교인들의 성범죄 보니…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종교인은 547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전문직 4대 범죄 현황’에 따르면 성범죄를 저지른 전문직은 의사(613명), 종교인(547명), 예술인(499명), 교수(211명), 언론인(70명), 변호사(41명) 순이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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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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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