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⑪취미·특기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17 17: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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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즐기고 특기 살리는 것도 나름의 선거운동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세세히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정치권 지지기반·배우자·재산·화법·학력·롤모델까지 살펴본데 이어 열한 번째로 그들의 '취미와 특기'를 살펴봤다.

한때 한 대선주자의 취미가 자전거 타기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전거 관련 주가가 폭발적으로 치솟은 일이 있었다. 이처럼 대통령이 아주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선주자의 취미는 곧 문화 및 체육계의 발전 방향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벌써부터 문화·체육계의 인사들은 후보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다.

 

박근혜 <국선도·어학능력>
"취미가 공부?" 강인한 체력 갖춘 모범생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한 후 받아 온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박 후보를 지탱하게 한 체력과 정신력은 단전호흡과 체조에서 나온다고 한다.

정치권은 이를 박 후보의 정치내공의 뿌리라고 보기도 한다. 박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국선도'를 배웠다고 한다.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단전호흡, 요가, 팔굽혀펴기, 물구나무서기 등을 통해 심신을 수련했다고 한다. 박 후보가 물구나무를 서고 국선도를 수련하는 모습이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후보는 채식 위주로 적게 먹고 테니스와 탁구도 즐긴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전국의 문화유산 순례를 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빼곡한 경선일정 때문에 운동을 거르는 일이 많지만 KTX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쪽잠도 자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지키며 연설문을 체크하고 뉴스를 본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작년부터 6개월간 비대위원장을 겸하며 총선 지원유세를 하고 7월부터 12월까지 대선을 치르는 강행군을 버틸 수 있는 대선주자는 아마 박 후보 외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가끔 술자리를 주재하기도 한다. 박 후보의 주량은 와인 한 잔 정도라고 알려졌다. 술은 거의 못하지만 술자리에서는 '박근혜식 유머'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기자나 지인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는 폭탄주를 직접 제조하는데, 이때 "내가 이공계를 나왔기 때문에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한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한편 박 후보의 특기라고 한다면 수준급 어학능력을 꼽을 수 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공부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거의 취미로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가 구사하는 언어는 현재 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으로 틈틈이 학창시절부터 배웠던 실력이 거의 원어민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1978년 싱가포르 이광요 수상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났을 때 박 후보가 영어 통역을 맡았을 정도다.

이를 두고 정치권주변에서는 "대통령의 딸로서 로열패밀리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평하고 있다.

 

김문수 <택시운전·8개의 자격증>
"쉬는 날이면 택시 몰고 드라이브"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는 3선 국회의원에, 도지사를 2번이나 연임 중이지만 그에게 남은 거라곤 달랑 낡은 30평 아파트 한 채 뿐이다. 정치인이 아닌 일반 샐러리맨도 마음만 먹으면 취미로 할 수 있는 골프도 마다하고 쉬는 날이면 택시기사로 나서 경기 지역 31개 시·군의 도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그의 취미다.

서울의 17배 넓이의 경기도를 책임지는 김 후보의 평소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오전 7시에 일정을 시작해 밤 12시가 넘어서야 공식 일정이 끝난다고 한다. 빨리 걷기나 집에서 러닝머신을 하는 정도가 건강관리의 전부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을 하는 것도 그의 취미다. 종교는 천주교인데 일정이 있는 지역에 위치한 성당을 가는 것으로 종교활동을 한다. 주량은 소주 반병 정도로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김 후보의 중·고교 시절 취미이자 특기는 '독서'였다. 특별활동반도 고2·3학년 때는 '도서반'이었다. 김 후보는 반독재 투쟁의 결과로 수감생활을 할 때도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었으며 사람을 만나면 끊임없이 토론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특기는 매우 다양하다. 그는 7년 동안 노동현장에 있으면서 열관리 기능사, 전기안전기사, 위험물 취급 기능사 등 무려 8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 이후 많은 대학생들이 노동현장에 들어갔으나 거의 적응하지 못해 포기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현장에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노력한 끝에 노동자들과 진정한 교감을 이룰 수 있었으며 결국 대학생 출신 최초로 노조위원장이 되었고, 전국적인 노동운동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문재인 <등산·야구>
"운동이라면 뭐든지 좋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한다. 박근혜·안철수 두 대선주자가 비교적 정(靜)적이라면 문 후보는 매우 동(動)적이다. 특전사 출신에 만능스포츠맨, 가리는 것 없는 식성이 그를 대변한다. 그는 학생운동을 하다 강제징집 당해 공수부대에 차출된 뒤 1공수특전여단 3대대에서 복무했다. 당시 찍은 사진이 저서 <운명>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문 후보는 특전사에 입대한 후 오히려 뛰어난 재능을 발견했다. 폭파 주특기로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특기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최우수 화학병 표창도 받았다. '공수부대 체질'이라며 말뚝 박으라는 농담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은 속일 수가 없는지 최근에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특전사에 복무한 시절을 회상하며 벽돌격파 시범을 보이다가 손가락을 다쳐 깁스를 하기도 했다.

그는 야구를 무척 좋아한다.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인 문 후보는 경희대 법대 재학시절 학년대항 야구시합에서 주장을 맡아 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문 후보는 고양원더스를 방문해 야구복을 입고 타격시범을 하기도 했고, 태릉선수촌을 방문해서는 유도복으로 갈아입고,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에게 잠시 공격기술을 배운 뒤 73㎏급 세계랭킹 1위 왕기춘 선수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넘기기도 했다.

예전에는 바둑, 등산, 스킨스쿠버 등의 취미도 있었지만 정치에 입문 한 후에는 제대로 즐긴 적이 거의 없다. 문 후보는 현재 본경선 시작에 앞서 매일 정책발표와 현장방문을 하고 있다. 이미 예비경선 6일 동안 TV 및 인터넷방송 토론회 4번, 합동연설회 4번을 치렀다. 말 그대로 살인적이었다. 본경선은 이보다 더 하다. 캠프 관계자는 "누구의 경륜이 뛰어난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누구의 체력이 더 강인한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마련된 일정인 것 같다"면서 "문 후보님의 강인한 체력이 이번 대선일정에 큰 장점으로 부각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독서·씨름>
"한때는 천하장사, 대선판도 뒤집는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가 밝히고 있는 취미는 천천히 걷기와 영화감상, 독서 등 무척이나 평범한 취미라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에서 태어난 김 후보는 청년 시절에는 비교적 과격한 운동인 씨름을 즐겼다고 한다. 김 후보는 당시 키 178센티미터에 몸무게가 85킬로그램 정도였는데 남해에서는 제법 알아주는 씨름선수였다. 군내 씨름 2인자였던 그의 주특기는 왼배지기와 잡치기.

김 후보는 남해에서 태어나 남해에서 자란 섬 소년이다. 그가 나고 자란 이어리는 130여 가구가 사는 소규모 농어촌 복합마을로 연륙교인 남해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배를 타야만 육지로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외딴 섬이었다. 가난한 농사꾼 집안의 6남매 중 다섯째인 그의 소원은 운동화를 신고 뻘밭을 마음껏 달려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 후보는 등록금이 없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늘농사와 갖은 농사일을 하면서 마음과 몸을 단련시키며 씨름을 몸에 익혔다.

청년시절 씨름은 그에게 가장 즐거운 취미이자 특기였다. 김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에선 남해 하동 지역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으며, 2008년 18대 총선 남해하동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하는 등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지역주의의 벽은 높았다. 모두가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시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범야권 사상 영남권 최고 득표율인 53.5%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것이다.


김 후보가 항상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든든한 뱃심으로 도전하며 결국엔 배지기 한판으로 승리의 길을 걸어온 것도 청년시절 씨름선수로서의 몸에 베인 승부감각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역사책과 위인전 읽기를 좋아했다. 김 후보는 남해종합고교 재학 당시 MBC <장학퀴즈> 녹화현장에서 현장 응모로 참가해 차석을 하기도 했다.

 

손학규 <트럼펫·용접>
"트럼펫 부는 로맨틱 가이"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거의 매일 저녁 12시 정도에 일정이 끝나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지만 새벽 6시면 일어나 요가를 30~40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손 후보의 취미는 다양하다. 매년 지리산 종주를 할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 배웠던 트럼펫 실력도 남부럽지 않고, 경기도 지사 시절에는 연극 무대에 직접 설 정도로 예술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공감의 시대>(제레미 리프킨 저)이고,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방가방가>.

정치권에서는 제18대 대선주자들 중에서 문화분야에 가장 관심이 많은 후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예술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데 작가 이외수 씨와 만화가 이현세 등과 교류를 하고 있다.


손 후보가 문화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특별활동을 통해서다. 손 후보는 중학교 때에는 밴드부 활동을, 고등학교 때에는 연극부 활동을 했다. 고교 1학년 때는 트럼펫을 배우기도 했다. 손 후보는 예술에 대한 취미 생활이 자신의 성격을 더욱 적극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한다.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것도 어쩌면 이러한 영향일지도 모른다.

또 학창시절에는 '싸움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학창시절 싸움을 하기도 했지만 싸움꾼은 아니었고, 싸움은 오히려 대학 들어와서 경찰과 더 많이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손 후보의 특기는 용접이다. 그도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와 마찬가지로 운동권 시절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면서 용접을 배웠다.

손 후보는 노동운동가로 활동할 당시 탄광근로자, 기구조립공, 용접기술자로 일하며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직접 융화되며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나눴다. 제17대 대선 당시에는 100일 민심 대장정에 나서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대우자동차 납품업체인 (주)IS테크에서 부품 용접작업을 하기도 했다.

 

정세균 <등산·노래>
"나는 나름 노래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세균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노래가 특기라고 당당히 말한다. 정 후보는 최근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 톡톡콘서트>에 출연해 수많은 애창곡들 중에 한곡을 멋드러지게(?) 부르기도 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청년벤처 사업가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노래실력에 대해 "나는 잘한다고 생각하나 남들의 평가는 아직 아닌 듯하다. 그래도 면전에서 못한다고 구박하는 사람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정 후보의 노래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록수를 부르는 모습으로 전 국민의 가슴을 적셨듯이 '노래'에는 그 어떤 연설보다도 커다란 임팩트가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 자신은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를 하고 있다지만 그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한층 더 부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김남주 시인이 쓰고 노찾사가 부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다. 정 후보는 이 노래에 대해 "가사가 좋다. 특히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이 부분의 가사가 참 좋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부를 때 느끼는 일체감이 좋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취미는 등산이다. 처음엔 정치에 입문한 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시작했으나 하다 보니 어느새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됐다. 하지만 바쁜 일과의 연속이라 등산을 자주 하진 못하고 조금이라도 시간 여유가 있으면 집 근처 한강변을 걸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여가시간에는 영화와 독서를 즐긴다. 그가 좋아하는 영화는 글렌 고든 카론 감독의 '러브 어페어'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정 후보는 이 영화들에 대해 "메말랐던 내 자신에 가끔씩 사랑과 인생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추억의 영화"라고 말했다.

 

안철수 <헬스·장거리 달리기>
"저 요즘 복근 만들고 있습니다"

푸근한 인상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요즘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가량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련한다. 특히 복근운동에 집중한다. 왕(王)자 근육이라는 식스팩을 만들기 위해서다. 벌써 모양이 어느 정도 잡히고 있다고 한다.

안 원장은 이전에는 이렇다 할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일명 범생이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안 원장이 몸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에 정치권에서는 대선행보를 대비한 체력관리의 일환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정치인으로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건강을 위해 근육 운동을 하고 있는데 몸도 가벼워지고 좋은 것 같다. 열심히 '식스팩'을 만드는 중이지만 다른 운동은 딱히 즐기는 게 없고 별 재능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는 안 원장의 또 다른 취미는 바둑이다. 치밀함과 꼼꼼함이 강점인 그는 바둑을 두기 전에 두 서너 시간 공부를 할 정도로 승부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고 한다. 여권의 검증공세와 그의 행보에 대한 비판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안 원장을 보면 '돌부처'로 불린 이창호 9단이 떠오르기도 한다.

안 원장은 야구도 무척 좋아한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 연고팀 롯데자이언츠에 대해 특히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안 원장은 롯데가 성적이 나쁜 시즌에는 가슴이 아파 아예 경기를 보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안 원장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서도 "스포츠 중에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부산고를 다닐 때는 부산고가 3년 동안 전국 우승을 다섯 번이나 했을 정도로 야구 명문이라 응원하러 많이 다녔고, 이후 롯데 팬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원장은 이 밖에도 "영화를 좋아해서 화제가 된 영화는 대부분 보는 편으로 DVD 등을 통해 집에서도 본다"며 "아이가 어릴 때는 '마리오 카트'처럼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게임도 즐겨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원장의 특기는 장거리 달리기다. 안 원장은 "단거리 달리기는 못하는데 장거리 달리기는 거리가 멀수록 더 잘하고 1등을 한 경우도 많다. 이를 악물고 오래 참는 데는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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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