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쓰나미 '박근혜 낙마' 3대 시나리오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17 16: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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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커지는 책임론 "9월에 퇴장한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그야말로 쓰나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캠프 측의 한 인사는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을 '쓰나미'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 2일 검찰이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 사실을 밝힌 이후 국내 주요일간지의 정치면은 관련 기사로 도배되다시피 했으니 쓰나미라는 그의 비유가 무척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발 빠른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박 후보의 '낙마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다. 공천헌금 의혹 쓰나미에 휩쓸린 박근혜 후보의 세 가지 낙마 시나리오를 <일요시사>가 유추해 봤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낙마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자리를 놓고 거액이 오갔다는 이른바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목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인 현기환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도록 도와 달라"며 3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 의원은 지역공천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에 입성했다.

몸통은 박근혜?
친박 실세도 수사

현 전 의원은 검찰의 수사공표 다음날 "심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부산지검에 자진 출두했지만 이미 검찰은 다량의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현 의원도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이를 개인적 비리로 치부하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현 의원이 다른 친박계 인사들에게도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키드'로 불렸던 손수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마저 현 의원과의 연루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 후보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비박계 학살' '박근혜 사당화' 논란까지 겪어가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시 선거를 총지휘한 것은 누가 뭐래도 박 후보였기 때문이다.

<시나리오1>
스스로 불출마선언


이번 공천헌금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박 후보의 낙마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지지율이 폭락하거나 책임론에 직면한 박 후보가 스스로 불출마선언을 하는 상황이다.
박 후보의 낙마를 예상하는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도 공고한 지지율을 근거로 '박근혜 대세론'를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번 사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박 후보의 지지율이 공고한 것은 지지자들이 이번 문제를 개인적 비리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인데, 수사결과에 따라 친박계 의원 다수가 연루돼 있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또 이번 사건은 유죄를 입증하기도 어렵지만 무죄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해도 무죄추정 원칙에 의한 증거부족일 뿐이다. 야권에선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 뻔한데 이로 인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당내에서도 박 후보 책임론이 형성되어 박 후보가 스스로 불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제까진 1위였는데…" 초대형 악재에 '휘청'
"손수조 너마저?" 박근혜 목 조여드는 검찰

또 다른 전문가는 "전당대회 돈봉투사건으로 당명을 바꾼 지 겨우 6개월이 지났는데 그 정도의 쇄신안이 아니라면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는 힘들다. 모든 정치적 이슈가 공천헌금에 묻혀버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무섭게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책임지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현재 상황에선 (당시 책임자인) 박 후보의 전격 사퇴라는 카드 외에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지지율이 곤두박질 쳐 대선 필패가 분명해진다면 박 후보가 당의 승리를 위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2>
당내 경선에서 패배

박 후보의 두 번째 낙마 시나리오는 당내 경선에서 패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 비박 4인은 이번 공천헌금 문제를 위기로 보기보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박주자 캠프에서는 이번 공천헌금 문제가 더욱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박 후보를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쇄신을 기치로 선거를 이끌어 나간다면 대선 승리도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는 계산이다.

한 비박주자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한 자릿수 지지율이 나오지만 우리 후보가 새누리당의 단독 대선후보가 돼도 지지율이 그렇게 나오겠느냐"며 "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표 확장성은 오히려 박 후보보다 뛰어나 박 후보의 지지자들을 모두 흡수하고 중도층의 표까지 일부 가져오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진행상황에 따라서는 비박주자들이 오는 8월19일로 예정 된 새누리당 대선경선투표일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매일 같이 새로운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박 후보와 비박주자들 간의 지지율 격차는 엄청나지만 앞으로 치명적인 의혹이 몇 가지 더 추가로 제기될 경우에는 아무리 박 후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3>
후보 출마자격 박탈

마지막으로 세 번째 낙마 시나리오는 박 후보가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출마자격을 박탈당하는 상황이다. 아주 낮은 가능성이지만 수사과정에서 박 후보가 이번 공천헌금 사건을 직접 주도해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금품수수가 이뤄진 정황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엔 당연히 박 후보가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박 후보가 공천헌금을 직접 주도하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밝혀져도 치명적이다. 게다가 자금 일부가 박 후보의 대선캠프로 흘러간 정황이 밝혀진다면 당 차원에서 박 후보의 출마자격을 박탈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치전문가들은 현재 밝혀진 정황들로 볼 때 이러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최악이다. 새누리당에선 어떤 쇄신책을 내놔도 이미지를 복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비박주자 4인도 박 후보와 함께 대선정국에서 매장될 가능성이 크다. 과반수에 육박하는 원내 제1당조차 해체시킬 수 있는 초대형 악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가 실제로 낙마하게 된다면 다가올 18대 대선의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진다.

복잡한 대선 방정식
정답은 어디에?

새누리당에선 김문수 대선경선후보가 가장 유력한 다음 주자다. 하지만 김 후보가 과연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초 새누리당에서는 안 원장을 이길 필승카드로 안 원장에 대한 다양한 검증 작업들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가 '공천비리'라는 악재로 낙마한 상황에서 이 같은 네거티브는 역풍에 직면 할 수 있다.

안철수 검증 카드를 쓸 수 없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정국에서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파격적인 당외 주자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후보로 거론되는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인물은 바로 안 원장이다. 대선 최대의 라이벌인 박 후보가 낙마한 상황에서 안 원장이 손쉽게 대권을 잡는다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 148석을 가진 새누리당의 지원은 무척 큰 힘이 될 것이 틀림없다. 안 원장의 정책적 색깔 역시 중도적이라 새누리당과 안 원장이 조금씩 양보한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조합은 아니라는 평가다.

비박 4인 "잘하면 대권 잡는다" 동상이몽
"박근혜 낙마 시 수십 가지 경우의 수 생겨"

반면 박 후보가 낙마하게 된다면 안 원장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안 원장 스스로가 본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고 밝힌 만큼 박 후보의 낙마로 야권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면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새누리당이 아예 대선후보를 내지 않아 안 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 간의 싸움이 될 수도 있고, 제3의 후보들이 우후죽순으로 출마할 것 이라는 등 수십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공천헌금 의혹이 매우 심각한 사안임에는 틀림없지만 박 후보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며 "박근혜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다. 낙마할 경우 대선 정국에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낮은 가능성이라고 해도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낙마하면
누가 가장 득 볼까?

반면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공천헌금이라는 구시대적 비리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당시 선거를 총 지휘한 박 후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박계 인사들이 비리에 줄줄이 연루되어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낙마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겠냐"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뻔뻔하게 버티는 시나리오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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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