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 물류센터가 화재로 인해 검게 그을려 있다.
일요시사(용인)=문병희 기자(moonphot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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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했다. 이로써 선거는 3파전이 됐다. 개혁신당까지 후보를 배출하면 4파전이 된다. 게임 이론으로는 부산 북구갑 선거의 구도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달 29일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이하 재보선)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무소속으로 재보선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부산 북구 만덕에 집을 구했다”는 글을 올려 부산 북구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북구갑 후보로 확정했다. 2위? 3위? 이달 초까지 부산 북구갑 재보선과 관련해 4회의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4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 북구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35.5% ▲한 전 대표 28.5% ▲박 전 장관 2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길리서치가 부산 MBC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부산 북구갑 주민 584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84.3%와 유선 RDD 15.7%를 섞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 전 수석 34.3% ▲한 전 대표 23.5% ▲박 전 장관 21.5%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전 장관이 한 전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 북구갑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100% 무작위로 추출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 전 수석 30% ▲박 전 장관 25% ▲한 전 대표 24%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부산 북구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하 전 수석 38% ▲박 전 장관 26% ▲한 전 대표 21%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산 북구갑에서는 지난 2008년 총선 이후 박 전 장관이 재선 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2016년부터 3선 의원을 지냈다. 전 후보와 박 전 장관은 2020년까지 4회에 걸쳐 대결했다. 지난 2024년 총선에는 국민의힘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개혁신당 배기석 당 대표 정책특보가 출마했다가 전 후보에게 패배해 낙선했다. 배 특보가 얻은 표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때까지 부산 북구갑에서는 전형적인 양당 대결 구도의 선거가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전 대표의 출마로 3자 구도가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16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 회의 중 “전략적으로 후보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후보까지 출마하면 1강 2중 1약의 4자 대결 구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신당 후보가 출마할 경우, 실질적 목표는 대형 선거에 참여하면서 사이가 좋지 않은 한 전 대표의 득표 확장을 저지하는 ‘스포일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속 1강 2중…이어지는 단일화 논란 한 요구로 험지 갔던 박 단일화 완강히 거부 20세기 경제학자 오스카 모겐스턴과 존 폰 노이만이 정립한 게임 이론에 따르면, 부산 북구갑 재보선 구도는 전통적인 2인 제로섬 게임에서 현재 3자 비협조 게임으로의 진행이 예정돼있다. 개혁신당 후보까지 출마하면 스포일러 효과가 작동하는 4인 비협조 게임이 된다. 2인 제로섬 게임은 참여한 2명이 거둔 이익의 총합이 제로(0)가 되는 게임을 말한다. 양당제 구도가 그대로 반영된 선거는 2명 사이에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형적인 제로섬 게임이다. 3인 비협조 게임에서는 승자 1명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하한선이 낮아진다. ‘비협조’는 게임 참여자들이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구속력 있는 합의를 맺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안정적 균형을 장담할 수 없어 2명이 연합해 1명에게 대적할 수 있고, 서로 물러서지 않아 상호 확증 파괴 구도로 나아가 1위가 더욱 여유롭게 이길 수도 있다. 4인 비협조 게임에서 1강 2중 1약 구도로 진행되면, 1약을 차지하는 참여자가 자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대신 2중에서 1명을 주저앉힐 수도 있다. 1강은 더욱 여유로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1약으로 평가받는 참여자는 킹메이커나 스포일러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41.44%를 득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전 후보는 50.19%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7.44%를 득표했다.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은 현재 여론조사 추이상 기존 국민의힘 지지자의 표를 분할할 뿐, 대체로 확장하진 못하는 양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두 사람 모두 현 시점에서는 각각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치 도의 문제도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지휘하던 한 전 대표의 요청으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서 전 시장이 재보선 출마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장관이 ‘집’으로 돌아가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치적 선택이었다. 그런데 한 전 대표는 박 전 장관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했던 장본인이었다. 자신의 부탁을 받아 집을 비운 사람의 거처를 선택하는 현상을 접한 후 반발하지 않는 사례는 드물다. 두 사람의 단일화 상호 부인은 당시 상황에 따른 후유증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의 대결은 하 전 수석의 존재와는 별개로 서로 양보 없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분할할 뿐 확장 못해 통상적인 ‘죄수의 딜레마’ 이론에 따르면, 각각 별도의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 죄수 2명은 ▲한 사람만 자백하면 자백자만 석방되고 다른 사람은 징역 10년형 ▲둘 다 자백하면 징역 5년형 ▲둘 다 침묵하면 징역 1년형 등 선택지 속에서, 둘 다 자백해서 징역 5년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여론조사로 나타난 선거 구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두 사람 모두 사퇴하지 않으면 하 전 수석이 당선돼 두 사람은 징역 5년형을 선고받는 상황과 비슷해진다. 마치 미국과 소련이 핵무장 증강에 열을 올렸던 냉전 시기의 ‘상호 확증 파괴’ 같은 구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현재의 구도가 재보선 결과로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박 전 장관에게 서울 강서을 출마를 요청했던 과거까지 맞물려 강한 정치적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20세기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는 “소선거구제·결선투표 없는 단순다수대표제는 양당제를 부른다”고 주장했다. 이를 ‘뒤베르제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 정치 풍토는 일부 예외적인 시기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뒤베르제의 법칙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선거구제·결선 투표 없는 단순다수대표제가 양당제를 부르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의 사표 방지 심리에 따른 전략적 투표 행위다. 제3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당선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 세력에 대적할 수 있는 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양당은 이를 역으로 이용해 구체적 소통 없이도 서로 ‘침묵해서 징역 1년형’을 선택할 것을 암묵적으로 합의해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는다. 완전한 무죄 석방을 받을 수 없더라도,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른 후 징역 1년형으로 방어한다면 두 사람 모두 만족할 수 있다. 이 상태는 죄수의 딜레마를 뒤집은 ‘죄수의 담합’으로 볼 수 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묵시적 담합’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원 배분이 완벽해서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쳐야 자신의 이익을 늘릴 수 있는 ‘파레토 최적’ 상태에 이른다. 아울러 서로의 선택이 최적화되어 상호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를 ‘내시 균형’이라고 한다. 양당제는 양당에 큰 이익을 보장한다. 그런데 양당에게는 효율적인 내시 균형이 진짜로 효율적인지에 대해선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거에 죄수의 딜레마를 대입하면 유권자는 수사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수사관은 두 사람의 자백 여부에 따라 자신의 실적과 정의 구현이란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지 달려 있다. 시각에 따라서는 수사관도 게임 참여자일 수 있다. 유권자는 수사관? 두 사람이 침묵해서 각각 징역 1년형을 선고받으면 겉보기에는 수사관이 자신의 실적도 챙기고 정의 구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두 사람은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중범죄를 지었다. 징역 1년형이란 결과가 실적·정의 구현이란 명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확답하기 어렵다. 또 미국에서는 수사관이 사법거래를 제안하는 등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검사가 양형을 통해 어느 정도 사법거래를 조율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수사관이 사건 자체를 조작해 존재감을 키우는 사례도 빈번하다. 두 죄수를 마주하는 수사관도 참여자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권자는 승패 여부를 조절한다. 그가 거두는 공고해진 양당제가 효율적인 내시 균형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21세기 이후 양당제 균형은 선거에서 세 번 깨졌다. 지난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역풍이 일어난 틈을 타 진보 성향 민주노동당이 처음 원내에 진출해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2016년에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주도했던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비판 흐름을 타고 호남 지역을 석권했다. 지난 2024년에는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직후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구갑 출마로써 네 번째 내시 균형 파괴 시도에 나선다. 얼핏 보면 이 대표의 경기 화성을과 비슷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됐을 뿐, 정치적 기반을 국민의힘에 온전히 남겨두고 있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내부인 아닌 내부인’으로서 내부 복귀를 노린다.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구갑에 무소속 출마한 것은 지난 세 번의 내시 균형 파괴 시도와 다른 ‘내부로부터의 파괴’라는 변형된 시도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인구 평균 연령 34.6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이자 개혁신당 이원욱 인재영입위 부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을 했을 정도로 민주당 우위라는 평가를 받던 경기 화성을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첫 여론조사에서는 공 전 후보가 46.2%의 지지를 얻었고, 이 대표와 한 전 후보는 각각 23.1%와 20.1%의 지지를 얻었다. 선거가 진행될수록 공 전 후보의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졌고, 한 전 후보는 무게감을 키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기민하게 SNS를 활용했고 48시간 무박 유세를 하는 등 기동력을 막판까지 발휘했다. 그 결과 이 대표는 42.41%를 득표했다. 공 전 후보는 39.73%, 한 전 후보는 17.85%를 득표했다. 두 사람의 지지 기반 일부를 잠식해 공 전 후보를 2.68% 차이로 제친 것이다. 뒤베르제+죄수의 담합…공고한 양당제 균형 민노·국민의당·이준석 이어 한도 가능할까 이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지지 세력 구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출마 당시 의석 3석 규모라는 소규모 정당 대선후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도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 중 37.2%의 지지를 얻었고, 30대 남성 중 25.8%의 지지를 얻었다. 2030 세대 남성 중 상당한 지지층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은 장·노년 여성 위주로 형성돼있다. 이들은 한 전 대표의 팬클럽 ‘위드후니’를 필두로 각종 집회 참여와 온라인 화력 등 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정치적 확장은 적의 지지층을 잠식해야 진행될 수 있다. 그들이 강할수록 확장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는 이 대표가 2030세대 남성을 제외하면 유권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 대표에게 강한 비판을 한다는 측면에서도 입증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재임 당시 보수 정당의 가장 취약한 데이터였던 청년을 가져왔기 때문에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로 연결됐단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은 이미 이유 여하를 떠나서 범 국민의힘 지지층 안에 포함돼있다. 따라서 한 전 대표에겐 스스로 지지율 40%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지지층을 포섭해야 하는 역동적인 전술이 필연적이다. 이를 구사하지 못하면, 이미 4회에 걸친 출마로 부산 북구갑 내 지역 조직을 탄탄하게 다진 박 전 후보와의 상호 확증 파괴 구도는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데 지난달,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과 서 전 시장 등 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부산 북구갑 무공천을 요구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민의힘에 무공천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3자 구도를 피할 생각이 전혀 없고, 단일화에도 별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는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후보 단일화는 상황에 따라 맡겨지는 것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은 지난 6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부산 북구갑은 무공천이 바람직하다”며 “장동혁 지도부가 한 전 대표에게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한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 전 장관이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한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유한 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는 부산 북구갑에서 민주당이 아닌 나하고만 싸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전의 자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도 “무공천·단일화 압박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박 전 장관의 전의를 자극할 수도 있는 발언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전 대표의 모든 정치 생명은 부산 북구갑 재보선에 달렸다. 그는 어떻게 죄수의 담합을 부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