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주시하는 재계, 왜?

기업 군기잡기 시작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21대 국회 범여권 의석 수는 180석을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중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노동이사제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재계도 여의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김상조

국회는 오는 30일 개원을 앞두고 있다. 21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 기록한 의석수는 163석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17석과 사실상 민주당계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 3석을 포함하면 180석이 넘는다. 국회 주도권이 여당으로 넘어간 셈이다.

경계

야당에선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 개최를 미래통합당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통합당은 과반을 확보한 민주당이 원포인트 개헌안을 토대로 21대 국회에서 개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시 조수진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이 여권에 꿈의 의석을 달성하도록 해주신 것은 시급히 방향을 전환해야 할 정책, 시급히 폐기해야 할 악법 등에서 주도권을 갖고 임하라는 뜻”이라며 “착각하지 말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문재인정부는 소위 ‘힘이 빠지는’ 집권 후반기에 여당의 과반 의석수로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계획은 있지만 추진하기에 다소 민감한 사안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대표적인 안건은 ‘노동이사제’다.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 임원으로 참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그만큼 사용자와 근로자 간 입장차가 극명하다. 사용자 측은 경영권 침해라는 이유로 반발한다.

거대 여당 꽉 잡은 주도권
법안 추진 동력 가속화 눈길

노동이사제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다. 국회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본회의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의 관련 개정안은 야당 반대로 본회의 상정조차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서 해당 법안이 여당의 과반 의석 수 확보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차원서도 힘을 싣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는 지난 21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 공공기관위원회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을 논의했다. 핵심 논의 사안 중 하나는 노동이사제였다.

앞서 이병훈 공공기관위원장은 “노동이사제 합의안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노동이사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노동이사제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시도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사용자인 만큼 정부와 노동계의 동의만 있다면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용이하다. 노동이사제가 공공부문에 정착할 경우 민간부문에 전해지는 파급력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에서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추진했다. 금융권에서만 봤을 때 4번째 도전이다.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조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다만 캠코는 앞선 사례보다 실현 가능성이 다소 높다는 해석이다.


캠코는 준정부기관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위원회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면,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장이 임명하게 된다. 금융노조는 지난 18일 금융위원회에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도 주목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8년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골자는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폭을 확대하고,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야당과 재계 안팎서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전이 거듭했다.

이후 국회는 지난달 본회의서 개정안 중 조사 받는 기업의 방어권을 강화하는 내용만을 통과시켰다. 조사 대상이 비공개 자료를 제외한 모든 자료를 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재추진 가능성이 엿보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재계서 눈여겨보고 있는 영역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다. 현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비상장의 경우는 20%다.

반면 개정안은 상장사, 비상장사 구분 없이 총수일가 지분율을 20%로 낮춰 통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재 반대에 고꾸라진 법안들
개원 전부터 재추진 의지 피력

여당은 이번 국회서 관련 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제7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은 공정경제의 기반 위에 포용성장과 혁신성장의 두 바퀴로 굴러간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법, 상법, 상생협력법 등의 개정안을 20대 국회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한 것이 아쉽다”며 “21대 국회에선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서 공정경제 입법과제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서 언급한 상법 및 상생협력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도 함께 주목받게 됐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을 골자로 한다.

이 중 다중대표소송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이 첨예하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자회사나 손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경영계에서는 모회사 주주들의 지나친 경영 간섭을 강조하며 독립적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판도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두 기업 간 기술유용 피해 발생 시, 위탁기업에서 기술을 유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법안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와 처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술유출 피해 사례와 규모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당한 만큼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입증 책임을 위탁기업에만 지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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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