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덮친 '공천헌금 사태' 핫 쟁점 셋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06 1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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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다 잡은 대권 빨간불 들어왔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검찰이 지난 4·11총선 공천 과정에서 새누리당 일부 당직자와 후보자들 사이에서 '공천헌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총지휘했다. 자칫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불과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에서 공천헌금 비리의혹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지난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여야 당직자와 국회의원 후보들 사이에 거액의 공천헌금이 오간 정황을 잇달아 포착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검찰에 지목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3월 중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인 현기환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3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 몰랐나?
책임론 급부상

현 의원은 또 지난 3월 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을 제공하고, 정치자금 수입·지출에 관한 허위 회계보고, 자원봉사자에게 금품 제공, 선거구민에 대한 기부행위, 타인명의의 정치자금 기부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실제로 현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 받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검찰은 돈을 받은 현 전 의원과 홍 전 대표, 돈 전달에 관여한 홍 전 대표의 측근 조모씨도 선관위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최대 쟁점은 역시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 여부이다. 당사자인 현 의원은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이 불순한 목적을 갖고 음해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미 상당한 정황증거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대권가도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사당화 논란까지 겪어가며 총선을 총지휘했기 때문이다. 공천헌금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은 부산의 친박근혜계 핵심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여야 공천헌금 비리 본격수사 착수
"의혹 사실이면 박근혜 낙마 가능성도…"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을 계기로 당명까지 바꿔가며 박 후보와 함께 쇄신공천을 외쳤던 친박계 인사들이 뒤에서는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면 박 후보에게는 그야말로 치명타임에 틀림없다. 수사방향에 따라서는 다른 친박계 인사들까지 줄줄이 비리의혹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며 박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그토록 개혁공천을 외치더니 결국 공천헌금으로 정치개혁의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도 "구태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킨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쟁점은 공천헌금 비리와 박 후보의 관련 여부이다. 민주통합당은 현 전 의원이 친박계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며 "(공천비리 의혹이) 박 후보의 최측근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후보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검찰은 박 후보와의 연관성도 흔들림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일 손가락질하는 민주당
"그러는 너흰 깨끗하니?"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박 후보가 당시 이런 공천장사를 알았다면 더 큰 문제이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라며 "최측근이 공천장사를 하는데도 모를 정도로 허술하다면 대통령이 됐을 경우 측근 비리를 어떻게 방지 할 수 있겠느냐"며 비판했다.

정치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박 후보의 선거캠프로 자금이 일부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은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번 사태를 통해 박 후보가 대선후보에서 낙마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 번째 쟁점은 공천헌금 비리의혹이 야권으로 확대 될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권은 새누리당에 연일 맹공을 퍼붓고는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이미 검찰은 새누리당과 함께 선진통일당의 공천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통일당 회계책임자이자 공천심사위원인 김광식 대표비서실장과 심상억 전 정책연구원장은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김영주 의원을 상대로 "상위 순번을 받으려면 50억원을 제공하라"고 요구해 돈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직자에게 가야 할 정당 정책개발비에 손을 대 1억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고발된 송찬호 선진통일당 조직국장과 불법 정치자금을 회계보고 없이 사용한 같은 당 김낙성 전 원내대표, 박상돈 최고위원, 류근찬 전 최고위원 등 4명도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친박계 돈공천? 대선정국 초반 초대형 악재
야당도 안심 못해, 공천헌금 파문 어디까지

민주통합당도 공천헌금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은 4·11총선 과정에서 한명숙 당시 대표의 측근 심상대 전 사무부총장이 전주 완산을 예비후보 박모씨로부터 지역구 공천 대가로 4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돼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총선을 총 지휘했던 당 대표의 측근이 이미 공천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여론의 비난을 분산시키기 위해 심 전 사무부총장의 비리를 다시 상기시키고 민주당의 각종 공천비리 의혹을 제기한다면 이번 공천헌금 비리의혹 수사가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공천비리의혹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면면을 자세히 알기란 힘들고 결국엔 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이라며 "심지어 특정 정당의 '텃밭 지역' 공천은 당선의 보증수표나 다름없어 공천비리가 근절 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덮칠 쓰나미
안철수만 신났다?

한편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한 점 의혹 없이 사실을 밝혀야 된다"며 차분한 대응을 보였지만 새누리당은 작년 말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이어 또 다시 터진 악재에 패닉상태에 빠졌다는 전언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정치권에서는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건은 대형 정치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여야 모두가 치명타를 입고 결국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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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