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에 놀아난 손석희 미스터리

단순 협박에 돈을 줬을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박사조주빈의 협박에 1000만원대 돈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서 신뢰받고 있는 언론인 가운데 한 명인 손 사장이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남성에게 휘둘린 것이다.
 

▲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으로 꼽힌다. <시사저널>‘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서 손 사장은 무려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목률은 72.1%에 이른다. 2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6.4%), 3위 유시민 작가(3.4%) 등과 비교해 압도적이다. 사실상 대항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언론인
사기 피해자?

2013916JTBC서 첫 메인뉴스를 진행한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보도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스모킹 건이 된 태블릿PC’ 보도를 이끌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JTBC가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뢰도·영향력 조사서 2017년과 2018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손 사장의 존재감이 있다.

그는 지난 1JTBC 신년특집 토론을 끝으로 <뉴스룸> 앵커직서 물러났다. 손 사장은 저의 뉴스 진행도 오늘로 마지막이 됐다그동안 지켜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JTBC 기자들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여기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겠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뉴스를 맺었다.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 등 풍문이 떠돌았지만 손 사장은 JTBC 사장으로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당시 지금 돌고 있는 지라시가 대부분 음해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타사 이적설도 도는데 나는 제안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대중의 시야서 사라졌던 손 사장이 엉뚱한 곳에서 언급됐다. 성 착취 불법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조주빈이 경찰 포토라인서 손 사장의 이름을 거론한 것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텔레그렘에 N번방, 박사방 등이 생겨났다. 방을 개설하고 운영한 사람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이른바 N번방이나 박사방 등에서 판매하는 엽기적인 성 착취 행각을 벌였다.

조주빈은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였다.

경찰 포토라인서 나온 이름
실시간 검색어 뜨고 추측 폭발

지난 17일 박사방의 박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찰에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두 청원에는 각각 262만명, 191만명(26일 기준) 450여만명이 동의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밝혔다.
 

▲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문병희 기자

이어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을 25일 오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8시께 경찰서를 나선 조주빈의 얼굴이 취재진에 공개됐다. 목에 보호대를 차고 머리에는 밴드를 붙인 채였다. 그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도 놀란
박사의 발언

이 과정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 조주빈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말은 경찰조차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의 발언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손석희’ ‘윤장현’ ‘김웅’이 올라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이 3명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찰은 조주빈이 언급한 3명이 성 착취물과는 무관한 다른 피해사실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과 윤 전 시장, 김 기자를 각기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 중이라며 이분들이 어떤 동영상을 본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드려야 할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섰다.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과는 무관하고, 조주빈이 연관된 다른 사건과 관계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조주빈과 손 사장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손 사장이 조주빈에게 협박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누리꾼들의 궁금증은 증폭됐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JTBC손 사장이 조주빈의 금품 요구에 응한 사실이 있고, 이는 증거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입장문에 따르면 조주빈은 손 사장에게 자신을 흥신소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이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김웅 기자가 손 사장과 그의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선생과 사장
친분 과시해

이 과정서 조주빈은 김웅 기자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한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제시했다.

텔레그램에는 김웅 기자가 손 사장이나 가족들을 해치기 위해 자신(조주빈)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있어 수사하던 경찰조차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고 한다.

JTBC손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불안에 떨었고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텔레그램 N번방 대화 내용

손 사장은 조주빈에게 주장이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그러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손 사장은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했다는 것. 이후 조주빈은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했다 검거됐다.

JTBC“(손 사장은)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김웅 기자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론보도를 통해 조주빈이 과거 텔레그램 대화방서 손 사장과 친분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주빈의 과거 대화내용에 따르면 그는 내가 손석희랑은 형 동생 하거든. 말은 서로 높이는데’ ‘(손석희와) 서로 이름을 아는 사이다. 나는 손 선생이라 부르고 그는 나를 박 사장이라고 부른다등의 발언을 했다.

“증거 확보하려 돈 줬다” 
공식 입장에도 의문 남아

대화방에 있던 다른 참여자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통화(녹음한 것) 깔까? 진짜인데. 전화는 내가 심심하면 목소리 들려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사적인 것이라 이야기는 못하는데 과천 주차장에 있는 CCTV와 블랙박스를 제거한 사람이 나라고도 주장했다.

조주빈이 언급한 과천 주차장은 손 사장이 2017416일 접촉사고를 낸 사건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과천시의 한 주차장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손 사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차량)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조주빈이 손 사장을 언급한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주빈이 손 사장의 실명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 성착취 범죄라는 초점을 벗어나려고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6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아마도 유치장 안에서 본인(조주빈)이 조만간 포토라인에 설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라며 “신상공개가 의논되고 있다고 경찰도 알려줬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문병희 기자

이어 그랬을 때 지금 수많은 카메라가 자기를 주목하는데 무슨 얘기를 해야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지, 좀 괜찮아 보이는지, 본질은 파렴치범인데, 비난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모습을 가릴 수 있을지,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을지, 아마 이런 것을 연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너희와 달라”
의도한 발언?

이 교수는 이런 사람들(손석희 등)을 언급하면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정치적 이슈가 아닌가, 정치적인 탄압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잘못된 의심을 만들면서 사실은 비난 가능성의 방향을 틀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간단히 이야기하면 나는 지질한 파렴치범이 아니야’ ‘노는 물이 달라이런 걸 어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건가라고 묻자 이 교수는 그렇게 해석하는 게 정확하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웅 재판 출석 손석희의 증언“36년 언론생활 끝이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5일 과거 차량 접촉사고 등을 기사화하겠다며 자신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웅 기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기자는 2018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손 사장에게 ‘2017년 차 사고를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24000만원의 금품을 요구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날 뜯어 먹으려는
사람 이렇게 많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 사장은 검사와 김웅 기자 측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는 한편 지난 시간 동안 제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2017416일 주차장서 있었던 일 때문에 나비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론계 생활 36년을 이렇게 마무리 하게 될 줄(몰랐다)”“(김 기자와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서로 속이 끓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나란 사람한테, 내가 얼굴 좀 알려졌다고 이렇게 뜯어 먹으려는 사람이 많나. 오늘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많은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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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