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자유한국당 웃음 짓는 이유

‘국민 불안’ 선거판에 이용되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코로나 정국’에 대해 정치권은 총선 전의 큰 핵심변수로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범여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는 등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총선이 코앞인 상황서 코로나 정국이 지속될수록 여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현장 점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보건소를 찾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대응을 둘러싸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정치적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코로나 정국’이 두 달 남은 총선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정부 향해
비판 수위↑

감염증 확산과 같은 국가 위기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국정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박근혜정부는 메르스 사태의 초기 대응 실패로 인해 정부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어지는 ‘문정부 저격’을 두고 일각에선 총선 전 국민들의 불안을 선거판에 끌어다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신종 코로나에 대응하는 문정부를 향해 ‘늦장 대응’ ‘중국 눈치보기’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일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한 한국당·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서 황교안 대표는 “진료현장서 의료인들은 목숨을 걸고 있는데, 정부의 대처는 한가하기 짝이 없다”며 “부실한 검역관리 등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다 한 박자 늦게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협서 요청한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도 뒤늦게 수용됐는데 감염병 경보단계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며 “입국제한도 의료계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중국 전역으로 넓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후베이성이 아닌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다. 후베이성이 아닌 곳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의 40%가 발생했는데 후베이성에만 입국 제한을 두는 건 잘못됐다는 논리다.

정부는 중국발 국내 입국 제한 대상을 현재 ‘후베이성 방문자’로 국한해 정부가 입국 금지 확대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정부는 여행경보 조정을 앞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전역 여행경보를 ‘철수 권고’로 상향하며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철수권고와 여행 금지를 모두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선회했기 때문이다.

‘전염병 정국’ 총선 변수로 부상
중국 혐오 부추기는 자유한국당

이를 두고 한국당 신상진 의원은 “매일 약 1만1000여명이 국내에 입국하고 있는데 정부는 관광 비자를 금지했다가 검토로 넘어갔고, 한국인에 대해 중국 여행 제한한다고 했다가 다시 돌아섰다”며 “늦은 대책으로 방역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제 집단적 모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국면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중국인 입국을 전면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와 국제사회 동향도 살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에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지만, 중국과의 교역과 이동 제한에는 반대 의사를 권고했다.

이어 강 장관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상반기 내 방한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이 상반기에 방한한다는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양국 간 양해 사항에 아직 변함이 없다”며 시 주석의 방한 일정 연기 가능성을 부인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 박성중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찾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 대해 허위사실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문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서 시 주석에게 방한을 요청한 후, 중국정부의 긍정적인 화답으로 인해 총선 전 시 주석의 방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 방한이 총선을 앞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시 주석이 방한하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로 경색된 양국 갈등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의 완전 해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증가와 수출 증가 등 긍정적 영향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시 주석의 조기 방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짜뉴스’
여야 공방

이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는 총선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성사시켜 그 바람으로 총선을 이기려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며 “그 계획이 우한 폐렴 때문에 망가지니 중국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신들의 정치적 계략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은 아예 뒷전”이라며 문정부를 겨냥했다.

이 외에도 한국당은 중국인 입국 금지, 우한 폐렴 명명 등 ‘혐중’ 조장으로 여권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중국 전역을 오염 지역으로 보고 중국 눈치를 그만 보고 초과잉 대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우한, 후베이로부터 중국인 입국이 무방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한에 거주했거나 이곳을 거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검역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번 감염증을 부르는 명칭을 두고도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감염증의 명칭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신종 코로나로, 한국당은 우한 폐렴으로 명명하고 있다. 한국당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경제적 손실 등 여러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이 가진 세계적 책임 부분에 대해 짚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제 규범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윤후덕 원내수석부대표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중동 지역 명칭이 있어 사태 이후 국제사회서 중동 지역에 대한 불편함과 피해가 추가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질병명을 정할 때 지리적 위치나 사람 이름 등이 포함된 용어는 배제하도록 만들어진 국제 규범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황 대표는 “지금 청와대가 우한 폐렴 명칭이나 고치는 데 신경 쓸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한 폐렴 확산 차단보다 반중 정서 차단에 더 급급한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선거 연기?
또 공방전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당이 특정 지역을 노골적으로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일부 야당 정치인이 재난을 정치 쟁점화하며 ‘중국인 포비아’까지 확산시킨다는 우려가 있다”며 혐오와 공포를 부추기는 행동에 대해 경계하고 나섰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질병 명명을 두고 “중국 눈치 보기 프레임으로 연결시키는 게 문제”라며 “국제기구의 권고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중국의 눈치를 보는 거라는 가짜 뉴스가 워낙 횡행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혐중 심리 조장 발언을 일삼는 이유는 지난 메르스 사태 때 감염병이 불러일으키는 정치적 파장의 위력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2015년 6월, 박근혜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 2015년 5월 한 달 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40% 내외였던 것과 비교해 10% 이상 하락한 수치다.(한국갤럽이 2015년 6월16∼18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시 박근혜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로 인해 국내서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38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무려 20.4%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당 황 대표는 박정부의 국무총리였다.

총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가 정치적 어젠다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당은 가짜뉴스를 유포함과 동시에 민주당의 가짜뉴스 차단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황 대표는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를 300만개를 가져다준 데 이어, 중국 관광객도 마스크를 싹쓸이하고 있어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스크 300만장 등의 지원은 정부차원이 아닌 한·중 민간기업과 유학생이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기에 불리한 여권
야당 ‘절대적’ 유리

아울러 같은 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중국 출장에 나선 한 무소속 자치단체장을 민주당 소속이라고 비판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무주군수가 폐렴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해외출장을 필리핀으로 갔다”며 “정신 좀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수는 민주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알려졌다.


군수의 당적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한 한국당은 당 출입 기자들에게 ‘군수는 무소속으로 확인돼 이를 바로 잡는다. 언론인 여러분은 정정 보도해주시기 바라며, 민주당과 황 군수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문자메시지로 알려왔다.
 

▲ 원내대책회의서 모두발언하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식 기자

한국당은 민주당의 브리핑 발표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을 고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한국당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는 입국금지 등을 주장하며 국민 불안감만 정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응한 것이다. 당 미디어특위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약 70개국이 중국인 입국 금지를 결정한 상태로, 이를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이 허위 사실을 게시한 것은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할 심각한 문제이자 민주당발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국회 대응이 시급한 건 단언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다. 현재 민주당은 코로나 사태 대응 특위 의결을 위해 서둘러 본회의를 열자고 요구했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강 건너 불구경도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며 “과거 박근혜정부가 국가 위기 상황서 보여준 폐습을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로 인해 4·15 총선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196조 1항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예정대로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할 수 없을 때는 대통령이 이를 연기할 수 있다.

그럴 때가
아닌데…

총선이 이번 신종 코로나로 연기된다면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포감이 확산될수록 전염병에 대응해야 할 정부와 여당의 책임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에게는 총선 전 정부의 무능함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제공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방역에 실패해 총선 일정이 바뀐다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커질 수밖에 없어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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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