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VS 나영석 ‘PD 전쟁 막후’

유재석-강호동 붙었다

[일요시사 연예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데뷔 25년이 넘어서는 시점에 다시 양대산맥을 구축했다. <무한도전> 폐지 이후 ‘위기론’이 나왔던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신작 <놀면 뭐하니?>로 완벽하게 부활했고, 탈세 논란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강호동은 나영석 PD의 tvN <신서유기> 시리즈와 <강식당>에 이어 <라면 끼리는 남자>(이하 <라끼남>)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두 사람 뒤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방송 트렌드를 완벽히 이해한 두 PD가 존재한다. 침체돼있던 한국 예능 부활의 신호탄을 쏜 두 조합의 매력을 짚어봤다.
 

▲ 나영석 PD와 김태호 PD ⓒCJ ENM

유재석과 강호동, 두 사람은 1990년대 말부터 활약한 이른바 ‘예능 1세대’다. 유재석이 데뷔 28주년, 강호동이 26주년을 맞이했다. 기나긴 시간 동안 한국 예능의 선봉장이었던 두 사람은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로부터 중히 쓰임 받으며 국내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약 10여년 동안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두 사람은 한동안 변해가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예전만 못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김·나 PD와 재회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현재 최고의 주가를 누리고 있다.

먼저 유재석은 <무한도전> 폐지 이후 ‘지겹다’는 평가가 고개를 들었다. SBS <런닝맨>과 KBS2 <해피투게더4>,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등에서 그가 유발하는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호평을 받았지만, 재미보다는 감동이 포인트였다.

완벽한 시너지

위기론이 거듭됐던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새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로 대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다. 드럼을 쳤던 ‘유플래시’에 이어 ‘뽕포유’까지 완전히 흥행시키며 ‘2019 MBC 연예대상’의 가장 막강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맹활약 중인 유재석은 예능인과 가수의 영역을 허무는 것에 이어, MBC는 물론 KBS1 <아침마당>과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하는 등 방송사 간의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김태호 PD가 막무가내로 일정을 잡고 촬영하는 <놀면 뭐하니?>서 당황하는 모습을 역력히 드러내기는 하나, 금방 적응을 하고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마법을 선보이는 중이다.


유재석의 부활은 최근 방송가를 위협하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김 PD의 재능서 기인한다. <놀면 뭐하니?>는 기존의 방송 포맷에 ‘쌍방향 소통형’ 포맷을 적절히 버무려 방영 중이다. SNS 라이브나 팬 미팅을 진행하거나 보안을 철저히 유지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행사로 대중과 유산슬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김 PD는 방송과 현실, 예능과 다큐멘터리 사이를 오가는 과정서 대중이 궁금해하는 유재석 혹은 유산슬의 민낯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중은 김 PD가 과감한 설정을 쉽게 기획할 수 있는 배경에 ‘언제나 뛰어난 기지를 발휘하는 유재석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신서유기 ⓒ신서유기 페이스북

두 사람의 시너지가 빛나는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로 인해 트로트도 부활하는 모양새다. 트로트계서 굵직하게 활약했던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 등 트로트 대가들과 함께 가수 김연자, 진성, 박상철, 홍진영 등과 같은 트로트 거장들까지 주목받고 있다. 앞선 ‘유플래쉬’에서는 이효리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진 이상순을 비롯해 이적, 유희열 등 국내 뮤지션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살아있는 레전드
예능의 두 아이콘

“유재석이 기획자와 출연자의 관계임에도 선후배처럼 방송에 대한 유의미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밝힌 김 PD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서 “20년 정도 옆에서 지켜보니 유재석은 처음 시작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기뻐하면 그걸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유재석은 늘 연탄 같은 삶을 산다. 성냥처럼, 연탄처럼 자신을 태우는 사람”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2011년 불명예스러운 논란으로 인해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한 강호동은 과거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012년 8월, 호기롭게 복귀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어느덧 자유롭고 편안하며 꾸밈없는 태도가 예능의 베이스가 된 가운데 다소 과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강호동을 두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KBS2 <달빛 프린스> <투명인간>, MBC <별바라기>, SBS <맨발의 친구들> 등 그가 맡은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됐다. 대부분 시청률 부진이 이유였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만이 선전한 축에 속했다.


영향력이 약해진 강호동은 장기인 보스형 카리스마 스타일을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tvN <신서유기>를 통해서다. 초반부에는 과거와 비슷한 맥락의 진행 방식으로 은지원, 이수근 등으로부터 핀잔을 받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한 듯 기존과는 다른 웃음을 이끌어냈다. <신서유기>의 성공을 기반으로 JTBC <아는 형님>과 <한끼줍쇼>, tvN <강식당>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고, 강호동을 향한 시청자들의 편견도 점점 옅어졌다.

강호동의 성공 기반에는 나영석 PD가 존재했다. 나 PD는 강호동의 캐릭터를 분명히 인지한 듯 그가 갖고 있는 숨은 매력을 <신서유기>와 <강식당>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꺼내 놓았다. <신서유기>에서는 브랜드를 과감하게 말하는 장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나 술을 먹으면서 방송하는 모습 등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고, <강식당>에서는 이전처럼 윽박을 지르기보다 조곤조곤하게 ‘소통’을 강조하고 ‘평화’를 주장하며 동생들을 다독이는 등 이미지를 다각화했다.

그런 가운데 나 PD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인 <라끼남>을 통해 강호동의 진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라끼남>은 강호동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기 위한 최적의 몸상태를 만드는 게 골자다. 특히 등산 뒤에 먹는 라면이라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는 방송가서 기피해온 소재였다. 등산의 경우 출연자나 제작진 모두 체력 소모가 커 적절한 대화를 꺼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기 넘고 최고의 주가 
뉴 미디어 시대 연착륙

우려를 불식한 채 <라끼남>은 부적절한 장소서도 웃음을 뽑아내고 있다. 천왕봉서 먹을 라면 고르기부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힘든 등산 과정까지, 귤 하나 까먹으며 온갖 이야기로 주위를 사로잡는 강호동의 입담은, 진행 위주의 방송을 해온 강호동의 예전 모습과 다른 신선한 그림다. 아울러 씨름 선수 출신인 강호동이 만들어내는 ‘라면 먹방’은 보는 이들의 침샘을 유발한다.
 

▲ 놀면 뭐하니 ⓒMBC

 

특히 싱싱한 굴과 고춧가루, 후추를 잔뜩 넣은 라면, 지리산 등정에 나서 일출을 본 뒤 파채를 섞어 만든 일명 ‘파채라면’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호동이 만든 라면에 대해 ‘못 참겠다’고 남기는 글들이 적잖이 보인다. 그저 라면만 먹는 이 콘셉트서 강호동의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약 30년 동안 꾸준하고 일관된 태도가 tvN <삼시세끼> <윤식당> <스페인 하숙> 등 음식을 만들고 먹고 파는 과정을 담아내고 그 안에서 출연자의 매력을 담담하게 꺼내는 나 PD의 재능을 통해 빛나고 있다. 앞서 나 PD는 “방송을 하다 보니까 강호동과 길게 일을 하게 됐다. 문득 녹화를 하다 보니 천하장사를 했던 사람이 국민 MC가 된 과정을 떠올리게 됐다. 예전에는 대단한 사람이 대단해 보였는데, 지금은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람이 정말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재석과 김 PD, 강호동과 나 PD의 조합은 미디어의 변화에 유일하게 연착륙한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간미 경쟁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 소위 잘나갔던 PD들이 트렌드에 발맞추지 못하고 답보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변화의 흐름에 맞춘 PD가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다. 그 두 PD의 페르소나로서 활용되고 있는 예능인이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며 “예전만 하더라도 각 스타의 개인기만으로 재미를 유발했으나 최근에는 포맷과 장르 등이 잘 기획된 예능만 살아남는다. 김 PD와 나 PD가 그 방면서 특출난 능력을 선보이고 있고, 두 사람 역시 그 안에서 새로운 방송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아이콘으로 맹활약 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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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