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송구영신 특집 일요초대석> ‘노래로 나누는 가수’ 강민주

“잘되고 베푼다? 지금 당장 다가가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찬바람 부는 계절이다. 몸과 마음이 추운 사람들에겐 특히 혹독한 시기다. 이들에게는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작은 나눔은 훈훈한 사회의 시발점이 된다. 가수 강민주는 주변에 나눔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봉사 전도사. <일요시사>가 연말연시를 맞아 강민주가 전하는 온기를 조명했다.
 

▲ ▲ 트로트 가수 강민주가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지난 6일 집에 들어서자마자 네 마리 강아지가 일제히 짖기 시작했다. 핑키·공주·하나·두나라는 이름의 강아지들은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낯선 방문객을 경계했다. 강민주는 기자를 향해 달려드는 강아지를 진정시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녀의 조카가 강아지들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간 뒤에야 조용해졌다.

고난의 연속

인터뷰는 그 후 한참 뒤에야 시작됐다. 강민주는 주방서 과일과 차를 준비하느라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에도 연신 칼을 들고 과일을 깎아 접시를 채웠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마자 바닥으로 내려앉은 그녀는 품에 파고드는 강아지들을 쓰다듬으며 지나온 삶을 천천히 풀어놓았다.

1987KBS신인가요제서 대상을 받고 1989년 본격적으로 방송생활을 시작한 강민주는 데뷔한 지 30년이 넘는 트로트계의 중견가수다. 데뷔 전에는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면서 긴 무명시절을 겪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던 그녀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시절 군내 노래대회에 나가 오빠 생각으로 3등을 했다. 부상으로 받은 공책 150권은 전교생이 나눠 가졌다.

어린 시절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막내인 강민주를 두고 언니와 오빠들은 제각기 살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강민주는 당장 중학교도 다니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그런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당시 웅변으로 이름을 날리던 강민주를 자산가 한 명이 돕겠다고 나선 것.

돈이 없어서 학교도 못 다닐 형편이었는데, 그 분의 도움으로 그래도 졸업은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때 느낀 감사함이 커요. 언젠가 나도 크면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시작은 2012KBS 재능나눔 봉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강민주는 처음 봉사단으로 활동할 때는 그래도 KBS라는 타이틀이 있으니까 내가 여기 있으면 뭔가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얄팍한 마음이 있었어요. 보답을 바란 거죠라며 그런데 활동을 하다 보니 나는 주러 갔는데 받아오는 일이 많아진 거예요라고 회상했다.

“평생 좋은 일만 하고 싶어요”
데뷔 30년 베테랑 트로트 가수

그에겐 여주교도소서의 공연이 전환점이 됐다. 이전에도 공연을 가긴 했지만 단체 소속으로 봉사를 간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공연이 거듭되면서 강민주는 봉사에 중독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왜 좋은 일을 하는지, 봉사를 하는지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같이 활동한 봉사단원들의 열정과 착한 마음씨는 강민주의 마음에 큰 불씨를 남겼다.

목포교도소에 갔던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교도소는 실내서 공연을 진행하는 반면, 목포교도소는 수형자들이 운동장에 타원형으로 앉아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실외 공연인 만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이날 공연서 강민주는 무대서 내려가 수형자들과 악수를 하고 포옹을 나눴다.
 

▲ ‘봉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트로트가수 강민주씨 ⓒ문병희 기자

무서운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서로 눈을 마주치고 안는 동안 제가 안아준 기억이 이 사람이 출소한 이후 좋은 일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신지체 아동들을 위한 공연을 펼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민주는 주최하는 분들은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봐 아이들을 일일이 제지했어요. 하지만 무대서 일어나는 일은 제가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지 말라고 했죠. 아이들은 흥이 정말 많아요. 손잡고 함께 노래하는 걸 좋아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콘서트 수익금도 전액 기부했다. 지난달 11일 강민주는 데뷔 30년 만에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올해 초 지인들과의 모임 자리서 가볍게 나왔던 말이 정말 성사된 것이다. 지인들이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기 전까지 강민주는 그에 대해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콘서트를 할 자격이 있는 걸까 끊임없이 걱정했어요. 나만을 위해 콘서트에 와주시는 분들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도 계속 들었고요. 객석을 채우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컸어요. 텅텅 빈 객석을 보면 정말 상처받을 것 같아서 중간에 하지 말까하는 생각도 엄청나게 많이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서울 양재동 더K호텔 아트홀서 강민주, 사랑 하나 이별 둘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한 단독콘서트는 강민주만을 위한 팬들로 가득 찼다. 국민MC 김병찬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김정택 단장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가수 배동성, 마라토너 이봉주 등 가까운 지인들이 강민주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왔다.

2012년 봉사단 활동 시작으로 
첫 콘서트 수익도 전액 기부해

트로트 예능 <미스트롯>에 출연해 강민주의 곡 회룡포를 부른 강혜민도 콘서트장을 찾았다. 강민주는 TV에 출연해 자신의 곡을 부르는 15세 소녀 강혜민을 보고 먼저 연락을 취해 할머니와 함께 만났다. 강민주는 이 자리서 강혜민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록금을 일체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얼마 전에 혜민이한테 문자가 왔어요. 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문자를 보는데 정말 너무 기분 좋았어요. 제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콘서트 수익금의 일부는 한중친선협회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알게 된 중국의 심장병 어린이 2명을 위한 수술비로 전해졌다.
 

▲ 인터뷰 도중 활짝 웃어보이는 트로트가수 강민주 ⓒ문병희 기자

한중치맥축제 홍보대사로 발탁돼 중국 칭다오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는 어린이들을 보게 됐어요. 콘서트를 하면 수익금으로 그 애들의 수술을 도와주겠다고 결심했죠.

서울 양재동에 오랫동안 거주한 그녀는 소방대원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자녀들을 돕기 위해 콘서트 수익금의 일부를 들고 소방서를 찾았지만 마음만 받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녀는 남은 수익금 중 1000만원을 모교인 광천고에 기부했다. 양재동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 2명도 현재 강민주의 후원을 받고 있다.

베푸는 삶

강민주는 평생 좋은 일만 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먼저 잘되고 난 뒤에 남을 돕겠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조금씩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 이렇게 조금씩 더 베풀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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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