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기업의 강점 반영한 사회공헌 호평

▲ 현대모비스 투명우산나눔캠페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기업으로서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 과학영재 육성을 위한 ‘주니어공학교실’, 지역사회 환경개선 프로젝트인 ‘친환경 생태숲 조성’, 장애아동 이동성 개선을 위한 ‘장애아동 이동편의 지원’, 양궁 인재 육성을 위한 ‘어린이 양궁교실’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

어른보다 주의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비오는 날 우산으로 인한 시야 확보가 힘들고 교통사고의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어린이 교통사고율이 십만명당 0.71명에 달해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매년 투명우산 10만개를 제작해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무료 배포하고 있다. 작년까지 배포한 투명우산의 누적 개수가 90만개를 넘어섰으며 올해로 100만개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제작한 투명우산은 투명 캔버스를 적용해 시야확보가 용이하다. 우산 테두리는 차량 불빛 등을 반사해 운전자가 우산을 쓴 어린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이 있다. 손잡이엔 비상용 호루라기를 달아 위급상황을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투명우산 캠페인이 어린이 교통사고를 30% 가까이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투명우산 나눔을 통한 직접적인 어린이 교통사고 저감 활동서 더 나아가 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자 사연 신청 등 공모방식을 통해 투명우산을 배포하고 있다. 또 공모대상을 개인과 학교로 이원화해 나눔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투명우산 나눔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6월 중국 강소성서 투명우산 나눔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강소를 시작으로 현재 북경, 상해, 무석 등지서 매년 3만여개의 투명우산을 중국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과학영재를 육성하는 주니어 공학교실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은 과학영재를 육성시켜 지역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2005년 경기도 용인시 기술연구소 인근 교동초등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수업을 실시했다. 현재는 현대모비스 사업장 인근의 초등학교들로 확대돼 올해로 15년째 운영되고 있다.

주니어 공학교실은 자동차 기술에 적용된 간단한 과학원리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교보재를 실제로 제작해 시험해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직접 일일 과학선생님으로 참여해 아이들을 지도하게 되며, 이들은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한 교수법 교육까지 받고 있다.

올해도 전국의 현대모비스 사업장 인근 14개 초등학교서 연말까지 총 6회 정규 주니어공학교실을 개최한다. 자동차 기술 발전과 트렌드 변화 등에 따라 매년 교보재를 달리 선정하는데 올해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새로 교보재로 포함됐다. 


이런 주니어 공학교실은 해외서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선 2014년 강소지역서 처음 실시한 이래 북경 등으로 확대했다. 유럽에서는 2016년 독일에 소재한 유럽연구소를 시작으로 정규수업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서 공학교실을 열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터키 법인서도 주니어 공학교실을 런칭할 예정이다.

100억 투자해 조성하는 현대모비스 친환경 생태 숲

현대모비스는 충북 진천군,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함께 2012년부터 100억원을 투자해 진천군 초평호 인근에 108ha(약 33만평) 규모의 친환경 생태숲 ‘미르숲’을 조성하고 있다. 미르숲은 완공 후 진천군에 기부 채납해 진천군이 유지관리를 맡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전체적으로 인공적인 숲 조성은 지양하고 특히 생물 다양성 증진과 생태환경 보존을 위해 동식물의 서식지 복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공존, 생물 다양성 존중의 가치를 실제 체험할 수 있도록 산림 치유, 동식물 관찰, 습지 체험 등을 위한 6개의 테마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정규 주니어 양궁 꿈나무교실

미르숲에서는 숲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 15년 숲을 본격 개장한 이후, 매년 봄과 가을에 미르숲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4월 6일과 13일 2차례 음악회를 진행했으며, 10월에도 2회의 음악회를 개최했다. 

또 현대모비스는 일반인 누구나 신청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도록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전문 숲 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거닐며 숲 속 생태계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으며, 분주한 일상을 잠시 잊고 평화로운 공간에 누워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외에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습지 생물 탐구활동, 새집 달아주기 등 생태활동도 진행된다. 미르숲의 체험 프로그램은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3~6월, 9~12월 사이 예약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장애아동 두 발 되어 이동 돕는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

현대모비스는 2014년부터 교통사고 또는 선천적 장애로 신체활동이 어려운 장애아동 가족들과 함께 ‘장애아동 가족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가족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현대모비스의 직원들이 이들을 도우는 여행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올해도 역시 지난 10월 강원도 속초에 장애아동과 그 가족 총 50여명을 초청하는 장애아동 가족여행을 실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장애아동들의 신체조건에 맞게 개별 제작된 카시트형 자세유지 의자, 모듈형 자세유지 의자, 기립형 휠체어 등 보조기구와 재활치료비를 장애아동 가족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푸르메재단, ㈜ 이지무브가 함께하는 ‘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 현대모비스 정규 주니어 양궁 꿈나무교실

현대모비스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관심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동화책을 제작해 전국 어린이시설 등에 배포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 제작한 <학교잖아요?>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약 2450여개소의 전국지역아동센터와 공공어린이도서관, 장애인복지관 등에 배포했다.

어린이 양궁교실

현대모비스는 회사가 운영하는 양궁단을 활용한 ‘어린이 양궁교실’을 지난 2017년 9월 런칭했다. 전현직 선수들의 재능기부 방식으로 양궁교실을 열어 미래 양궁 꿈나무들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985년부터 30년 넘게 여자 양궁단을 운영하고 있다. 


전현직 양궁 선수들이 양궁 기초 이론을 알려주고, 아이들의 호흡과 자세 교정 등 활쏘는 법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국내외서 18회의 양궁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방과후 활동이 부족할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 학생들로 대상을 확대했다. 방과후 활동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아이들이 건강한 체육활동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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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도체제 꺼낸 친윤 진짜 노림수

집단지도체제 꺼낸 친윤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도 ‘전권 부여’ 가능성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송 비대위원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 지도부를 집단지도체제로 구성할 것”이란 예상엔 여전히 힘을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지난달 30일 끝났다. 이후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새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송 비대위원장은 다음 달 중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끈다. 비대위원으로는 ▲4선 박덕흠 의원 ▲재선 조은희 의원 ▲초선 김대식 의원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 ▲홍형선 경기 화성갑 당협위원장이 내정됐다. 이들은 모두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로 구분된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반대했고, 공조수사본부의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 당시 저지 집회에 참석했다. 친윤 일색 새 비대위 지난 2일엔 대선후보 경선에도 출마했던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송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의 임명 사실을 밝혔다. 안 의원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의사 출신답게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일컬어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 치유를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메스를 들어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며 “보수 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원회 구성은 송 비대위원장의 원내대표 출마 당시 공약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3년 인요한 의원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혁신위원회를 가동했던 적이 있다. 당시 혁신위는 다양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등에 대한 징계안 취소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보좌관 신설 권고 등 혁신안 2개만이 실행됐다. 혁신위엔 의결권이 없다. 인요한 혁신위도 당 내외에서 “혁신위는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일 뿐”이란 말을 들은 위원 3명이 사퇴하는 홍역을 치렀다. 안 위원장과 혁신위원들이 꼭 필요한 처방전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비대위에서 의결하지 않으면 휴짓조각으로 전락한다. 국민의힘이 김 전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무위로 돌린 게 불과 한 달여 전 일이다.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사람이 안 의원이란 것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친윤(친 윤석열)계도 아니고, 친한(친 한동훈)계도 아니다. 대선주자로서 독자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지만, 당내 세력이 부실하다. 지난해 12월7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1차 시도 당시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가운데 홀로 자리를 지키면서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이후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독자적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찬성 견해를 꾸준히 유지했고, 지난 1월엔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내란 특검법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됐던 지난 4월엔 국민의힘과의 관계는 물론, 자신과도 오랫동안 껄끄러운 관계였던 이준석 의원과 화해하고, AI와 미래에 대한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친윤계로선 안 의원의 혁신적이면서도 당내 충돌을 자제하는 성향과 이미지를 당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혁신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안 의원에게 당내 세력이 전혀 없는 점도 매력적이었던 대목으로 해석된다. 어떤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전 혁신위원장이었던 인 의원은 친윤계 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안 혁신위원장 임명하고 권한 부여에 말끝 흐려 안 의원이 2회에 걸쳐 홀로 본회의장에 남아 국민의힘에 불리한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사실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안 의원은 ‘의결권이 없는’ 혁신위원장이어야 한다. 현역 의원 20명 안팎으로 계보를 거느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만 해도 친윤계로선 상대하기 까다롭다. 세가 없는 안 의원이 당시와 같은 ‘고집’을 부린다고 하더라도 당내 세력이 없어서 ‘제2의 한동훈’이 되긴 어렵다. 지난달 27일부터 김민석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요구하면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6일 동안 숙식 농성을 잇던 국민의힘 5선 나경원 의원은 묘한 견제구를 던졌다. 나 의원은 안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혁신의 방향을 골고루 정하는 것”이라며 “기대도 있고,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혁신의 방향을 골고루 정하라”는 말은 당내 다수인 친윤계의 요구 수렴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송 비대위원장조차도 안 의원과 혁신위에 권한을 부여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당이 특위 형식 기구를 만들면, 당의 의사 결정 체계 내서 운영한 사례가 있다”며 “이를 고려해 혁신위를 운용할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 수준의 혁신 방안이 잘 마련되도록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당의 의사결정 체계 내’라는 것이다. “안 의원과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할 생각은 없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강하다. 이를 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께서 바라고 계신 혁신은 인적 청산”이라며, “당을 잘못 이끈 사람들에 대한 조치 등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걸 못하면, 혁신위는 결과적으로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등 혁신위의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5대 개혁안 발표 당시에도 같은 당 조정훈 의원으로부터 “혁신위원장을 맡는 게 어떻겠느냐”는 조롱을 당한 적이 있다. 결국 안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면서 전당대회 출마로 급선회했다. 그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하고 비대위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과 송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을 놓고 갈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함만… 권한 없다 송 비대위원장은 혁신위 설치 외에도 많은 구상을 밝혔다. 비대위 활동 방향으론 ▲당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혁신안 추진 ▲비판과 견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야당다운 야당으로 도약 ▲유능한 정책 전문 정당으로 발돋움 등을 제시했다. 또 정책 정당화를 위해 ▲반도체·AI 등 미래 첨단 산업 육성 ▲청년 자산 형성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재기 지원 등 국민의힘이 추진할 3대 중점 정책도 밝혔다. 문제는 불과 한 달여 남짓 활동할 비대위임에도 너무 많은 구상을 밝혔단 것에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국민의힘의 정책연구소 여의도연구원이 전담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비대위가 소화하기엔 너무 거시적이고 분야도 넓다. 이렇게 되면 구상의 진정성조차 의심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차기 당권 구도와 관련해 “차기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로 구성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단 송 비대위원장은 이를 부정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누가 집단지도체제를 얘기했는지 모르겠다”며 “최소한 저는 얘기한 적 없고,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지 의문이 많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힘을 모아 강한 정부·여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서 힘의 결집을 방해하는 이야기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단지도체제는 친윤계 입장에선 매력적인 체제가 될 수도 있어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집단지도체제는 대표로 선출된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가 최고위원을 맡아 함께 지도부에 입성하는 체제를 말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탈락한 후보들이 지도부서 배제되는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 ▲한동훈 전 대표 ▲안 의원 ▲나 의원이다. 이들 중 나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윤 전 대통령 및 친윤계와 치열하게 다투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 나 의원도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전당대회 출마 및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 위원장직 사퇴 여부를 놓고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전력이 있다. 각자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과 지지층도 다르다. 따라서 집단지도체제가 형성돼 이들 모두가 지도부에 모이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각에 따라선 “서로 싸우다가 죽으라”는 의도가 개입될 수도 있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단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계파 간 밥그릇 싸움·진영 간 내홍·주도권 다툼을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협의와 조율이란 핑계로 시간만 허비하고 혁신은 실종되면서, 당이 다시 분열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지난달 27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친윤 중심 체제에 대한 이의 제기를 피하기 위한 생존 전략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쉼 없을 내부 투쟁 집단지도체제는 주로 사회주의 국가에서 채택한다. 이오시프 스탈린·덩샤오핑·김일성 등 강력한 권위를 가진 독재자가 없는 상황에선 파벌별로 당 최고의 의사결정기구 정치국원들을 추천하고, 그들 중에서 당과 국가를 통치할 수장을 배출한다. 그러다 보니 내부 정치투쟁이 매우 극심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모호해서 개혁도 지지부진해진다. 김일성은 파벌을 모두 숙청한 후 1인 지배체제와 세습체제를 확고히 굳혔다. 중국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다른 파벌들을 몰아내고 자신의 휘하인 시자쥔으로만 정치국을 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도 게오르기 말렌코프·라브렌티 베리야 등 경쟁 상대를 몰아내 권력 독점을 완수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정당사에서도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에서 지난 2016년 발생한 ‘옥새 파동’이 있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김무성 전 대표가 대표직을 차지했고, 2위에 머물렀던 서청원 전 의원 등은 최고위원에 올랐다. 김 전 대표는 비박(비 박근혜)계였지만, 최고위원 중 상당수는 친박(친박근혜)계였다. 당시의 집단지도체제는 지난 2004년 총선 패배 후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이로 인해 계파 갈등은 외부에도 격렬하게 표출될 정도로 극심해졌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엔 대부분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측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는 곧 극심한 공천 갈등으로 이어졌다. 김 전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려다가 실패했고, 친박에선 새누리당 유승민 전 의원 등 비박계 핵심에 대한 공천을 거부했다.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김 전 대표도 공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 등 김 전 대표를 공천 과정에서 배제할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 수사와 재판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천을 의논했다. 현 수석도 직속상관인 이병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건너뛴 채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면서 이 위원장과 공천을 논의했다. ‘옥새 들고 나르샤’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 위원장은 유 전 의원 등 비박계 인사 5명의 공천을 취소하고, 친박계 후보를 공천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천장을 작성했다. 하지만 여기에 직인을 찍어야 할 김 전 대표는 날인을 거부하고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고위원회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취재기자들을 대거 몰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내려가 대형 선거 홍보 현수막을 배경 삼아 영도대교에서 사진을 찍었다. 세간에선 이 사건을 두고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제목을 따서 ‘옥새 들고 나르샤’라는 패러디를 갖다 붙이기도 했다. 당 대표에게 명확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채 서로 비슷한 위상을 가진 주자들을 같은 지도부에 몰아넣으면 이 같은 내부투쟁은 쉼 없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 ‘옥새 들고 나르샤’는 불과 9년 전 일이었고, 국민의힘 구성원 대부분은 이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제20대 총선 패배 후 지도 체제를 현재와 같은 단일지도체제로 바꿨다. 아픈 기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집단지도체제라는 구상이 외부에 거론된 것에 대해선 “구 친윤계의 셈법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후보 ▲한 전 대표 ▲안 의원 등 친윤계와 사이가 좋지 않은 당권 주자들을 같은 지도부에 몰아넣어 서로 싸우게 하다 자멸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 사례로부터 알 수 있듯이, 친윤계는 대선주자를 외부에서 데려와 옹립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당내 후보 경선이 완료된 상황에서도 외부의 한덕수 전 총리를 데려와 새벽에 기습적으로 대선후보를 교체하려고 했을 정도로 거부감이 없다. 당시 “적당한 사람을 물색해 대충 대선을 치르고, 대구·경북과 서울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구 공천을 보장할 당만 유지하면 된다”는 당 지도부의 판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친윤계는 텃밭 지역구와 특정 이익집단의 지원만 있으면 계속 여의도서 정치를 할 수 있다. 이는 일본식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여당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정치인 중 상당수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역구 ▲후원회 ▲특정 이익집단과의 연결고리를 매개로 반영구적인 정치생명을 누린다. 현재 일본에서 이어지는 쌀값 상승 파동과 관련해, 농협·쌀 도매상 등과 오랫동안 유착관계를 형성한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이 “쌀을 사본 적 없다. 지지자들이 많이 주신다. 팔아도 될 만큼 있다”는 망언을 대놓고 했을 정도였다. 일본엔 특정 집단과 유착관계를 형성한 의원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친윤계가 집단지도체제를 배경 삼아 지도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숙청하려고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민당의 겉모습에만 집착하는 안 좋은 방식의 표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민당 겉핥기 자민당 내부엔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총리를 배출하는 파벌만 달라져도 정권교체와 비슷한 효과를 준다. 이것이야말로 자민당이 오랫동안 권력을 잡은 비결이었다. 집단지도체제 구상엔 당의 혁신엔 무관심하고 자리 다툼에만 집착하는 일부 계파의 뻔한 속내가 숨어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다짐하는 안 의원과 “혁신위와 안 의원에게 권한을 부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말끝을 흐린 송 비대위원장이 크게 대비된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