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현장> 다큐멘터리 Shift, ‘tvN’스러울까?

▲ 1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스탠포트 호텔에서 열린 tvN 'Shift' 제작발표회에 김영하 작가, 김정운 교수, 김난도 교수, 폴 김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명희 기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과 드라마에 강점을 보여 왔던 tvN이 책, 공간, 트렌드, 교육 등의 주제에 관점을 제안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대중적이면서도 자신의 영역에서 탑 티어로 꼽히는 김영하 작가, 김정운 교수, 김난도 교수, 폴 김 교수를 한 데 모아 새로운 형태의 다큐멘터리 tvN <Shift>를 제작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서 <Shift>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Shift>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물들이 직접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네 사람은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대중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상록 CP는 네 사람의 방송 감각과 소통 능력을 의미 있게 판단하고 캐스팅했다.

이 CP는 “4~5년 전부터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해오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측면서 사회적인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기획할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전달하느냐도 중요하게 봤다. 우리 사회서 중요한 이슈를 먼저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프레젠터들을 모셨다.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피하면서도 놓치고 있거나 생각 못하는 문제들에 대해 조명하고자 했다. 책과 공간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이슈’, 교육과 트렌드는 ‘현명한 방향으로 접근하기 위한 이슈’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 ⓒ문병희 기자

네 명의 셀럽이 탐구한 각각의 이야기는 약 6부작에 담긴다. 먼저 김영하는 ‘책의 운명’을 소재로 변화하는 독서 플랫폼과 문화를 분석하고 나만의 책을 선택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그는 “처음에는 간단한 일인 줄 알고 수락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진이 다 찍어오면 목소리만 입히는 건 줄 알았다. 6개월 동안 기획단계서 세미나 해가면서 굉장히 오랫 동안 여기저기 다녔다”며 “답을 정해놓지 않았다. 요즘 왜 책을 읽지 않느냐고 야단치는데, 그런 것에서 벗어나자고 했다. 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함께 진짜 독서율을 종이책으로만 측정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책은 이미 수 천년간 변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많은 텍스트를 읽고 있었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책이라는 것이 종이책의 한계에 있다가 확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책의 변화를 추적해보자는 관점으로 돌아다니면서 찍게 됐다”며 “그렇다면 이런 변화된 환경서 책을 잘 고를 수 있고, 자기에게 적절하게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 마케팅으로 벗어난 방법을 탐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운 교수는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공간 심리’를 이야기한다. 공간이란 키워드로 들여다본 우리 존재와 삶을 학교와 일터, 주거지서 확인한다. 김 교수는 “다른 사람들은 외국을 다녀온 것 같은데 나만 억울하게 여수만 다녀왔다. 독일어로 슈필라움이라는 말이 있다. 슈필은 놀이라는 뜻이고 라움은 공간이다. 직역하면 놀이하는 공간인데, 실제 의미는 주체적인 공간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이 거칠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세계 경제 10위권인데도 왜 여전히 아무도 행복하지 않을까, 그 이유를 생각했을 때 슈필라움의 부재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어가 변형이 안되는 게 그런 개념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수서 천안쯤 오면 숨이 답답하고, 용산쯤 오면 숨이 막힌다. 인간은 언제나 멀리 내다보는 DNA를 갖고 있다. 이렇게 산 건 100년 밖에 안 된다. 우리가 힘든 이유는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라는 심리학적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정치·경제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 생기는 건 지금은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우리를 우울과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공간의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로드를 말한다. 80년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셀럽들과 전 세계 변화의 현장을 직접 경함고, 이를 풀어내는 프로젝트의 중요한 지점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김 교수는 “5년 만에 100만달러를 벌고 은퇴한 남자와 인터뷰했다. 그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책 쓰고 강연하고 다니며 행복하고, 예전보다 돈도 더 많이 번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내일이 오늘보다 좋지 않다는 것, 부모보다 부자되기 어렵다는 걸 깨달은 첫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의 미래 해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교육공학자 폴 김은 교육을 주제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현재의 아이들 세대를 미래의 인재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분석하고 소개해 한국식 ‘미래교육 지침서’를 제시할 전망이다.


폴 김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어떻게 글로벌 시대의 역군으로 키울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았다. 스탠포드에 좋은 창업과 혁신의 기회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보고 느낀 점을 많이 공유하려고 했다”며 “구글에 다니는 한국인들도 만났고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분들, 미국 실리콘밸리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과 만나 새로운 차원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방향을 나누고 싶었다. 감사한 기회였다.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청했다.
 

▲ ⓒ문병희 기자

예능과 드라마서 트렌드를 주도했을 뿐 아니라 <어쩌다 어른>과 같이 교양과 예능의 접점을 찾고 새로운 강연 방송을 만들기도 한 tvN이 만드는 다큐멘터리는 어떨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 CP는 시청자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태도와 함께 같이 생각하는 교양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서 항상 주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tvN스럽냐’다. 교양서도 적용이 되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tvN스러운’ 교양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상파나 종편이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다. 진지함이나 깊이는 그런 지상파에 비해 덜 하더라도 트렌디한 부분을 찾고 있다”며 “접근법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겠다가 아니라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다큐멘터리로 생각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생각해보고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tvN <Shift>는 13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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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