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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30일 13시41분

부동산/창업


불황기 창업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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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점포도 컬덕을 창출해야”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컬덕의 시대’라고 예고했다. ‘컬덕(cult-duct)’은 문화(culture)와 상품(product)의 합성어로 ‘문화융합상품’을 뜻한다. 기업이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상품에 문화 컨텐츠를 융합한다는 개념이다. 컬덕이 추구하는 것은 상품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삶의 스타일과 경험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다.
 

▲ 한신치킨호프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아이폰, 스타벅스, 나이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가령 할리데이비슨은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문화를 판매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사명은 ‘모터사이클을 타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고객의 꿈을 실현해 나간다’이다. 

컬덕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만든 상품이 이전에 없었던 최초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스스로 그 상품에 대한 가치를 추종하면서 자생적인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문화융합상품

컬덕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그 시기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폰은 전 세계를 스마트폰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아이폰의 컨텐츠 마켓인 ‘아이튠즈’가 만들어지면서 트위트, 페이스북 등 SNS 기업의 시장도 활성화되었다. 아이폰은 침체한 미국 경제를 이끈 힘이 됐다. 

일본 소니사가 만들었던 ‘워크맨’도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다니는 풍경을 연출했었다. 그 시기에 일본 경제도 절정기를 맞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 기업을 모방하기에 바빴다. 이제 컬덕을 창조해야 한다. 일본도 수많은 모방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디자인을 연구해 자신만의 컬덕을 만들어냈다. 워크맨에 이어 내놓은 ‘닌텐도’ 게임기 같은 상품이 그것을 증명한다. 우리나라도 기술적인 면에서는 이미 가능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다만 컬덕을 만들려고 하는 창조적 사고가 부족할 뿐이다. 

창조적 사고는 머리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즉 IQ, EQ가 높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구성원 간의 이해심이 바탕이 된 자유로운 소통, 꿈의 실현 가능성 및 보상에 대한 사회적 믿음 등 다양한 가치와 철학을 배경으로 창조적 사고가 일어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컬덕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고, 우리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스타일과 경험 제공
궁극적으로 고객의 꿈 실현

이제 자영업 점포도 컬덕을 만들어야 한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문화를 판매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팔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삶의 스타일을 판매한다.’ 스타벅스가 제공한 문화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스타벅스 매장에 홀로 앉아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커피를 마시는 이의 모습은 더 이상 초라하지 않다. 길거리에서 커피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낯설지도 않다. 오히려 멋지다. 스타벅스는 더 이상 단순한 상품이 아닌, 그것을 소유하고 영위함으로써 독특한 경험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서울 잠원동의 반원초등학교 옆 반원상가 내에 위치한 ‘한신치킨호프’는 1년 365일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주변 경쟁 점포들은 몇 년에 한 번씩 업종을 바꾸고 있지만, 이 점포는 십 수 년을 가족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지인 간의 편안한 만남의 장소 문화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잠원동 주민은 서울에서 중산층과 서민층이 공존하는 몇 안 되는 동네다. 비싼 아파트 소유자인 중상류층 주민도 있고, 상대적으로 강남권에서 전세비가 낮은 오래된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 자녀 교육을 하기 위해 이사 온 중산층 이하의 주민들도 많은 편이다. 이들이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동네가 바로 잠원동이다. 한신치킨호프는 이러한 인구 구성을 잘 간파해, 동네 주민 누구나 좋아하는 명소라는 문화를 창출했다. 

메뉴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다양하다. 후라이드치킨, 바지락칼국수, 수제비, 오삼제육복음 등 일반 음식뿐 아니라 오징어회, 낙지회, 해삼, 멍게 등 다양한 해물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브랜드 경쟁력 키우기 위해 
상품-문화 컨텐츠 융합 개념

동네상권이지만 다양한 메뉴를 가족이나 동네 주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초등학생 학부모 엄마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가 높고, 특히 동네에서 쉽사리 접할 수 없는 회와 해물요리를 이 점포에서는 싱싱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중장년 남성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 

동네 주민이라면 한 번씩 들리는 점포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맛과 저렴한 가격이다.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고 해서 자칫 잘못 생각하면 비싼 음식만 팔아도 장사가 될 것 같지만, 사실 접대를 위한 자리가 아니고서는 비싼 외식을 하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가격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는 것이, 이 점포의 성공이 펼쳐 보이는 하나의 명제다. 

또한 점포 앞에 포장마차처럼 파라솔이나 천막을 쳐서 간이 의자에 앉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말이나 휴일 저녁이면 가족이나 동네 지인, 가까운 친구끼리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웃 동네 주민들도 이 곳으로 많이 찾아올 정도다. 이처럼 굳이 도심으로 나가지 않아도, 집 앞에서 부담 없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구비하고 편안하고 친근한 외식 문화를 창출한다면 동네상권에서도 외식 수요를 충분히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추(한잔의 추억)

서울 압구정동 가로수길 이면도로변 가까운 거리에 예쁜 옷가게와 세련된 건물이 즐비한 가운데, 고추튀김과 떡볶이, 후라이드 치킨 등을 파는 80여평 규모의 허름한 호프집이 있다. 한잔의 추억이라는 뜻을 지닌 ‘한·추’다. 

이 점포는 수십년간 1년 내내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찾아오는 대박 점포다. 고추가 들어간 안주를 컨셉트로 한 문화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주 고객도 20대에서 40대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고, 남녀 비율도 거의 비슷하다. 요즘 같은 불황에도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그 주변 점포들 중 이 점포만큼 장사가 잘 되는 점포가 거의 없을 정도다. 

더 맛있고, 인테리어 분위기도 더 좋은 점포들이 즐비하지만 결국, 편안하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한 이 점포가 항상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수평적 소통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사랑방 문화가 추구했던 ‘수평적 소통’과 같은 가치를 페이스북과 같은 형태로 현대화할 수 있다.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정(情)’문화는 컬덕을 창조하는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 될 수 있다. 점포가 사랑방 문화를 창출하고 수평적 소통 문화를 접목해 나간다면, 소통과 평화를 전파하는 컬덕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대신 맛에만 의존한 나머지 문화를 만들지 못한 점포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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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맡았고, 사건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당시 형사1부장)에게 배당됐다. 채널A 기자 사건도 1심 무죄 윤석열 징계사유로 밀었는데… 윤 전 총장은 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돼있다는 이유로 수사 지휘를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일임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고 진정했다.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과 법무부는 갈등을 빚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항명했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서울중앙지검의 손을 들어줬다.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이후 검찰은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발부했다. 한 검사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6가지 징계 사유를 들어 윤 전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고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감찰 방해가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역시 해당 사건을 징계 사유로 인정, 정직 2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직무배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처분 자체를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24일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의 의사 정족수가 미달돼 징계위 결정 자체가 무효”라며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일에는 윤 전 총장이 징계 처분을 아예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첫 정식재판이 열렸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로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완벽한 수사방해와 재판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자신의 SNS에 썼다. 또 “검찰은 한 검사장의 휴대폰 압수 후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 공작, 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며 “조국 수사 등 권력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회에 정의와 상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판결로 잘못이 바로잡혀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거짓선동과 공작, 불법적 공권력을 동원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열린우리당 황희석 최고위원 등을 거론했다. 맹공격 끝에 역풍 맞았다 이 전 기자의 무죄 판결로 검언유착으로 불렸던 사건이 ‘권언유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9일 자신과 이철 전 대표 사이에서 중간전달자 역할을 한 ‘제보자X’ 지모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소위 권언유착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씨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류 중인 사건을 엄중 수사해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권언유착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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