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결국 들어간 정경심 동양대 교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28 11:25:46
  • 호수 12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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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노트북이 발목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됐다. 강제수사 58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을 겨눈 검찰 수사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구속영장이 발부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0시18분께 “구속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 공소
법원 인정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청구한 구속영장에 ▲딸 조모씨의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 등을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업무·공무집행 방해 ▲사모펀드 투자금 약정 허위신고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주식 취득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증거인멸 등 모두 11개 범죄 혐의를 적시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7시간에 걸쳐 열린 영장실질심사서 변호인과 검찰은 사실관계 및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 교수에 대한 심사는 입시 비리부터 사모펀드 투자 의혹, 증거인멸 혐의 순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고위 공직자의 부인이 사회적 지위를 부정하게 이용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나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범행서 주범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는 점도 구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녀의 인턴 활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어느 수준까지를 이른바 ‘허위 스펙’으로 봐야 할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며,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들이 법리적으로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방대한 수사가 이뤄졌고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6시께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영장 기재 범죄사실이 과장됐고 왜곡됐다는 점을 충분히 밝혔다”며 “법리적으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도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수사 착수 57일 만에 전격 구속 
11개 범죄 혐의 상당 소명 인정

정 교수 변호인은 “수사가 방대하게 이뤄졌고 그 과정이 대단히 불공정한, 기울어진 저울과 같았다”며 “재판 과정만은 공정한 저울이 되기 위해 불구속 재판이 전제돼야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 충분히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건강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고 자료도 방대해 변호인이 피고인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재판을 준비해야 비로소 공정한 저울이 될 수 있다”며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변론을 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입시 관련 부분은 사실 스펙이라고 하는 인턴 활동과 자원활동 경력이 과장됐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고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일 때 허위라고 할 수 있을지 우리 사회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 사회가 기준을 세워야 하는 것이지 그걸 이유로 구속할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사모펀드 관련 사실관계도 잘못됐지만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밝혔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 관련 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고, 공개정보로 미공개정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한 가정이 파탄날 지경으로, 한 가족이 온전히 버티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며 “이제 차분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억울함을 법정서 밝히도록 마땅히 불구속해야 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법부가 한 개인에게 쓰나미처럼 밀려왔던 압박들을 거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교수의 건강 상태도 주요 변수였지만, 법원은 양측이 제시한 의료 기록 등을 토대로 구속 수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 
“과잉수사”

영장 발부의 향방은 정 교수의 ‘사라진 노트북’이 갈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 증거위조교사·증거은닉교사를 적용했다.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도와 온 한국투자증권 차장 김경록씨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자신의 차에 있던 정 교수의 노트북 가방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서 정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날까지 노트북은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측은 경찰이 민주노동당 서버를 압수수색하자 당원 명부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서 무죄가 확정된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판결을 인용하며 법리 적용이 어렵고 고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다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범과 함께 디스크를 빼돌린 (증거인멸)오 의원과 달리 정 교수와 김씨는 다른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에 대한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인사청문회와 수사 착수 전후로(정 교수가) 주요 참고인을 광범위하고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증거위조나 증거은닉을 교사하는 등 여러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정 교수의 혐의가 상당부분 소명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는 게 역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또 검찰 입장에선 다툼의 여지없이 확실한 범죄사실만 구속영장에 넣은 전략이 통했다고도 분석했다. 

검찰은 정 교수를 사모펀드 운용사 실소유주인 5촌 조카 조범동씨로부터 투자금 10억원을 돌려받은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있으나 구속영장에는 적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이외에도 추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날선 칼날 
조국으로


채용비리·허위소송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조 전 장관 동생 조모씨 사건이 양측의 이 같은 전략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조씨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허위소송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을 제일 먼저 사유로 들었다. 허리디스크 등 건강 문제로 수감생활이 어렵다는 항변도 받아들였다.

정 교수에 대한 영장 발부는 지난 두 달 간 대대적으로 진행된 검찰 수사에 대한 사법부의 1차 판단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정 교수의 혐의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검찰은 그간의 수사 정당성 논란을 다소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가 구속되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중 상당 부분을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특히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처인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매입 자금 일부가 조 전 장관 계좌서 이체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WFM 주식 매입 당시인 2018년 초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공직자윤리법상 직접 투자가 금지된 상태였다. 두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 전 장관이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직접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최대 20일간의 구속수사를 벌인 뒤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기게 된다. 이번 영장 혐의에는 제외됐지만, 5촌 조카 조씨가 8월 사모펀드 투자처인 WFM서 횡령한 13억원 중 5억원 이상이 정 교수 측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 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침묵 야권 환영
정치권서도 희비 갈려

정 교수 구속에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며 공격의 칼날을 검찰로 되돌렸던 여권은 일단 침묵을 지켰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입장을 낼 특별한 계획이 없다”며 “영장 발부가 유무죄를 확정하는 것도 아닌 만큼, 이후 사법절차를 보겠다”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 교수 구속 다음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말미서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 남은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겸허한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라며 “검찰개혁 명령을 받들고 20대 국회를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권은 일제히 ‘사필귀정’이라며 반겼다. 또 그동안 조국과 그 가족을 적극 옹호해온 여권과 친여 인사들에 대한 공세도 강도를 높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집요하게 수사를 방해했지만 법원이 결국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검찰은 조국과 정권 실세가 가담한 권력형 범죄, 권력형 게이트를 보다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을 적극 엄호하고 검찰을 몰아붙였던 청와대와 여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법부마저 혐의를 인정하니 (여당은)산 속 절간이 됐다”며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던 것 관련해)다시 한번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야당의 반응도 비슷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 교수 구속 수감으로 법적으로 문제 없다던 조국의 해명은 모두 거짓임이 확인됐다”며 “범죄 피의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앉히고, 그를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정치 검찰, 적폐 검찰로 낙인찍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후안무치 또한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부담감
압박감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물과 기름과 같이 찬·반으로 갈린 상황서 법원의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법원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논평서 “법원은 (정 교수의)범죄혐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고심 끝에 내려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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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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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