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정당별 손익계산서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했다. 장관으로 지명된 지 66일, 임명된 지 35일 만이다. ‘조국 사퇴’를 외치며 장외투쟁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과 ‘검찰 개혁’을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나아갈 ‘판’을 재구성해야 한다. <일요시사>가 국론이 분열되는 대혼란 속에서 ‘조국 정국’에 대응하는 정당별 자세를 분석해봤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저의 쓰임은 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자리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여 ‘멘붕’
“안타깝다”

지난 14일 오후 2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의 갑작스런 사퇴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이 제대로 완수되지 못한 상태에서 물러나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며, 당이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야당을 향해선 경제와 민생에 전념해 정치 본연의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예상대로 조 전 장관이 사퇴했다”며 ‘민심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상처와 분노, 국가적 혼란을 불러온 인사 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적인 질타와 정계의 사퇴 압박에도 조 전 장관은 ‘오랜 소신’이라고 밝혔던 검찰개혁을 위해 버텨왔다. 갑작스런 조 전 장관의 사퇴에는 아내 정경심 교수의 ‘뇌종양’ 진단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 전 장관의 일가 수사가 계속되면서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조 전 장관이 ‘선봉장’이 아닌 가장으로서 가족을 먼저 챙겨야 할 급박함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퇴 입장문에 쓰인 “인생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대목을 미뤄 조 전 장관의 심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의 임명 직후 ‘기회’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법무부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개혁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우세했다. 하지만 판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조 전 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서초동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고 검찰 개혁을 바라는 민심들이 가시화됐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 자축
민주당, 중도층 대거 이탈

이로써 검찰 개혁에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사법개혁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됨에 따라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울러 사법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만큼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조 전 장관의 판단 역시 사퇴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여당의 사퇴 종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일부 여당 의원이 나더러 조국 사퇴를 말하라고 한다”며 “조 장관에게 (본인들이)‘그만두라’고 하면 내년 총선 때 민주당 경선서 지고, 말하지 않으면 본선서 지기 때문”이라며 여의도 내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조 장관의 사퇴는 “조 장관 본인의 결심”이라며 사퇴 종용설에 대해 일축했다.

조 전 장관의 사퇴에 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소속 인사들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본인들이 이뤄냈다며 자축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애국시민의 승리”라며 “국민은 지금 정권의 위선과 거짓에 분노했다. 우리는 함께 분노하고 함께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도 “불의의 싸움서 정의가 승리했다”며 “조국 가족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국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SNS에 전했다.


조 전 장관의 지명 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와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벗어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뿔뿔이 흩어진 보수 세력을 결집할 ‘매개’가 필요한 시점에 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지명은 한국당에게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돼주었다.

범야권 투쟁
보수 재집결

조 전 장관의 각종 의혹에도 불구,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한국당은 릴레이 삭발까지 벌이며 총공세를 폈고, 광화문 집회에는 보수 세력의 주최 집회 중 최대 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새 역사가 쓰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은 민심과 합심해 조 전 장관을 사퇴를 이끄는 데 성공, 민주당 지지율을 0.9%p 차이로 근접하게 따라잡는 큰 성과를 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해 지난 14일 발표한 정당지지율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역대 정당사를 살펴보면, 야당은 대통령 집권 중후반기에 상승세가 올랐을 때 그 기세를 몰아 주도권을 지키는 데 성공해왔다. 이번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문 대통령은 임기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 전 장관 사퇴에도 한국당은 광화문 장외집회서 범야권 투쟁을 위해 문재인정부를 ‘경제파탄’ 등을 이유로 공격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다.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암시, 남은 총선까지 상승기세를 몰기 위해 필사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당에게 갑자기 강력한 대여 투쟁 수단이 사라졌고, 다음 전략 역시 부재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보수통합이 아직 과제로 남은 상태서 명분이 사라져버렸다. 지난 두 달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의 보수통합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황 대표는 바미당 유승민 의원에게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 조국 퇴진 광화문 집회 갖는 보수단체 회원들

이에 유 의원은 “딱히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당에 동참 뜻을 내보였고, 양당은 지난달 이미 부산서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를 결성했다. 또 보수 진영에선 지난 개천절 집회를 기점으로 보수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확산되면서 보수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탄핵의 여진은 깨끗이 씻어 버리고 모두 하나가 되어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며 보수대통합을 향한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바미당과 한국당의 입장이 엇갈리게 되면서 보수통합은 다시 멀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한국당 지도부는 바미당과 공조해 공수처법 설치에 반대하겠단 계획이었지만, 바미당은 권은희 의원이 낸 ‘권은희안’으로 절충이 된다면 공수처법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궁지에 몰린
민주 지도부

반면 민주당 내에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내 혼란이 감지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전까지는 야당으로부터 조 전 장관 지키기에 당 지도부에 반하는 발언을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조국 정국이 일단락되자 당 내부서 지지율 하락 및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조국은 갔다.(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며 당을 비판했다.

지난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서 김해영 최고위원은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당 지도부 최초로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지지층의 요구는 ‘지도부 사퇴’인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조국 사퇴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라며 “민심이 이 정도로 나빠지고 중도층이 떠난 데 대해 (여권이)대통령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은  검찰개혁과 민생국감에 최대한 집중해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잡는 데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이 지명되기 전엔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훨씬 우세했지만, 최근 10월 2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중도층의 한국당 지지율이 33.8%, 민주당 지지율이 28.5%로 조사돼 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데스노트’ 논란 정의당도 큰 상처
사법개혁안 처리 여3당 공조 필수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은 유감과 사과 표명을 반복적으로 거듭하는 것보다는 침체되고 있는 경기에 활력을 드높이는 일을 해내는 것이 제대로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개혁을 한 축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겠지만 다른 한 축에서는 민생 문제 해결 그리고 시급한 경제 활력의 제고에 나서는 것이 집권당으로서의 마땅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당의 경우에는 조 전 장관 사퇴와 관련해 “취임 이후 36일 동안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을 해왔고, 오늘까지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며 “고심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조 전 장관이 임명되기 전 당의 중요 지지층인 청년들이 조국 정국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것을 인정하며 자녀의 논문 특혜 등 각종 의혹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 조국 장관과 면담 갖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하지만 당의 ‘데스노트’에 조 전 장관을 올리지 않았고, 이에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공직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서 대부분 낙마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단어다.


정의당 당원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당의 결정에 반발,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심상정 대표가 만류해 결국 탈당을 철회했다. 그는 “조 장관 임명 전 반대 의견을 정의당에 전달했지만 당은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 상황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갤럽’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이 지난달 말에는 6%로까지 떨어져 지난해 16%까지 기록했던 지지율이 급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의 사퇴에 “이제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평화당 박주현 대변인은 논평서 “조국 사태가 조 장관의 사임으로 일단락됐지만 사퇴 결심을 존중하고 결단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선거제 개정안과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지난 조국 정국때 조 전 장관의 임명에는 반대했지만 한국당의 조국연대 제안에는 선을 그으며 ‘제3지대’로서 무당층에게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줬다.

다음…
주요 쟁점은?

앞으로 국회의 시간은 조 전 장관이 과제로 남긴 사법개혁안 처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필요해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정치연대(9석), 바미당 일부 의원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거제 개혁안에 앞서 사법개혁안을 처리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야3당이 반발하고 있어 향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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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