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업종이 뜬다> 수제버거 전문점

싸고 신선한 햄버거로 끼니 해결

최근 소비시장에 수제버거가 인기다. 2000년대 후반 ‘크라제버거’를 필두로 한 차례 돌풍을 일으켰던 당시와 달라진 점은 수제버거 전문점들이 가격 거품을 확 낮춰 가성비를 높였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수제 햄버거가 시중 가격이 7000~8000원대서 1만2000원대로 비싼 편이었다. 수제 햄버거가 시장에 연착륙하는 데 실패한 이유다. 맛과 품질은 좋았지만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간식으로 먹는 버거는 가격대가 낮아야 한다는 것을 창업시장의 교훈으로 남겼다.

교훈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몇 년 전부터 수제버거 전문점 창업 붐이 일고 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수제버거 바람은 2016년 ‘쉑쉑버거’가 들어와 그 강도를 더해가더니 기업들이 수제버거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도 수제버거 메뉴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햄버거는 6·25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진 뒤 1979년 10월, 소공동에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로 개점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한국 햄버거 시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계 맥도날드와, 두산그룹이 미국 브랜드를 빌려와 2012년까지 운영했던 ‘버거킹’,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 세 곳이 주도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LG 아워홈, 신세계푸드, CJ푸드빌, 매일유업, 홈플러스 등 대기업들이 햄버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가격 낮추고 가성비 높여
토종 브랜드 빠르게 성장

이들은 로드숍 위주의 운영을 하는 기존의 세 곳과 달리 계열사나 관계사가 운영하는 백화점·할인마트·대형쇼핑몰, 또는 대형 빌딩과 시설에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가나 푸드코트에 햄버거 매장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부분 수제버거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햄버거에 비해 가격이 훨씬 높은 가격 경쟁력 미비와 경기불황, 햄버거 체인의 공격적인 할인에 수제버거는 명맥만 유지해왔다. 가맹사업을 펼쳤던 수제버거 브랜드는 대중성에 많은 취약점을 드러내며 매우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에는 수제버거를 내세우는 토종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 선두주자는 ‘맘스터치’다. 16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맘스터치가 막 성장을 해나가려고 기지개를 켜던 시기인 2010년대 초반 고급 수제 햄버거인 ‘크라제버거’도 한동안 바람을 일으켰다. 

매장이 100개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보다 두 배나 비싼 가격 저항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실패했다. 브랜드 파워가 미약한 상태서 고가격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 가격이 높은 만큼 맛과 품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그만큼 더 까다로워, 각 매장서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근자에는 중견 외식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브랜드 ‘마미쿡’이 주목받고 있다. 마미쿡은 엄마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만든 수제리얼버거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가성비가 높은 브랜드인 동시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안정적인 업종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 

우선 마미쿡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매우 높은 편이다. 또 일반 햄버거가 대부분 90초대 냉동가열 패티 방식으로 조리하는 데 비해 마미쿡은 후레쉬한 생고기패티를 5~10분간 조리하여 육즙이 살아있는 건강한 수제 햄버거다. 냉동육이 아닌 천연 소고기 패티를 쓰고, 감자 또한 매장서 직접 잘라서 튀기는 등 ‘신선함’을 앞세운 콘셉트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두툼한 스테이크 패티와 핫하게 매운 소스 맛이 일품이다. 특히 생고기 스테이크 패티는 두툼한 식감과 더불어 소금과 후추만으로 끌어올린 진한 소고기 맛이 일품이고, 국내산으로 100% 순 소고기로 만든다. 주문 즉시 튀겨내기 때문에 맛이 뛰어나며 부드러운 육즙이 살아있다. 또 마미쿡만의 특화된 후레쉬 통살치킨 패티도 일품이다. 

국내산 닭가슴살을 본사서 직접 생산, 포장해 위생적이며 두툼한 닭가슴살만을 통으로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살아 있어 크리스피 치킨을 먹는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마미쿡은 치킨 메뉴도 치킨 전문점 못지않게 경쟁력이 있다. 프라이드치킨, 순살치킨, 콤보닭강정 등이 인기 메뉴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
안정적인 매출 설계

반면, 주 메뉴의 가격은 3000원대로 저렴하다. 세트메뉴도 5000원 대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마미쿡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는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와 치킨으로 고객의 시름을 덜어주고, 끊임없는 식자재 품질개선으로 고객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끊임없는 겸손으로 품질 좋은 수제버거의 대중화를 선언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1인가구 수가 증가하고, 그들은 여전히 간편식을 선호하지만, 또 점점 더 건강을 음식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마미쿡을 명품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키고 있다.

마미쿡은 가맹점의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값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본사는 재료의 대량 현금구매, 직접 생산과 물류로 생산과 유통마진을 낮추고, 골목상권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창업비용 거품과 수제버거 가격거품을 뺐다. 마미쿡 수제버거는 대중성과 차별성을 갖췄기 때문에 점주들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또 마미쿡은 경쟁력 있는 치킨 메뉴가 있어 점포 매출이 안정적으로 오르도록 브랜드 설계를 했다. 본사가 23년 치킨사업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노하우

수제버거가 햄버거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뜰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부담 없고 취식이 간편해 씀씀이를 줄이고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건강까지 고려한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제버거 창업자는 몇 가지 주의를 요한다.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식재료 공급 시스템, 매장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인지 체크해야 한다. 창업자들은 본사가 좋은 재료의 비용과 운영코스트를 낮추면서도 차별화된 메뉴와 객단가를 높이는 메뉴 구성 등을 갖추고 있는지, 이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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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