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걷기 전도사’ 성기홍 박사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어져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걷기운동은 열풍을 넘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걷기운동의 중요성과 효과는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걷기 전문가 성기홍 박사는 이보다 더 나아가 걷기운동으로 노화와 치매를 늦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요시사>가 걷기열풍의 창시자, 성기홍 박사를 만났다.
 

▲ ‘걷기 전도사’ 성기홍 박사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걷기를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성기홍 박사는 걷는 행위를 운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인물이다. 걷기문화를 이끌고 트렌드를 조성하면서 걷기운동을 국내에 정착시켰다. 사람들은 성 박사를 가리켜 걷기 전도사’ ‘걷기 박사’ ‘걷기 예찬론자라고 말한다.

노화 예방

1988년 성 박사가 걷기에 처음 관심을 가진 이래 30년이 흘렀다. 그의 노력으로 걷기운동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파워 워킹, 마사이 워킹, 1만보 걷기 등 걷기운동법이 물밀 듯이 쏟아졌다. 성 박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걷기운동을 건강상태에 대한 예측과 치료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노화와 치매다.

성 박사는 걷기운동으로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노화를 늦출 수는 있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100% 예방할 수는 없지만 징후를 예측하고 발병 시기를 뒤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 속도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몸에는 체온, 혈압, 심장박동, 호흡수, 통증 등의 생체신호가 있다. 성 박사는 걸음걸이 속도가 또 다른 생체신호라고 설명했다. 걸음걸이 속도로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건강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 걸음걸이 속도인 1초에 100를 기준으로 이보다 현저하게 느린 속도일 경우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에선 경도인지장애, 치매를 판단할 때 초시계를 들고 환자에게 걸어보도록 한다. 성 박사는 성인을 대상으로 걸음걸이 속도를 측정했을 때 0.70.9 사이로 나타났다“1초에 7090의 속도로 걷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의 일반적인 기준과 비교하면 상당히 느린 속도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병이 아니다.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서서히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현대 의학으로는 경도인지장애를 발병 단계서 발견하기는 어렵다. 성 박사는 경도인지장애로 인해 걸음걸이 속도가 떨어지는 시기를 알아내서 그때부터 운동을 하거나 약을 복용하면 치매 발병 시기를 1015년가량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걷는 속도로 치매 예측
걷기로도 치료 가능해

그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략 65세 전후다. 치매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나면 그제야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65세에 치매가 발병했다면 이미 15년 전인 50세부터 경도인지장애 등 증세가 진행 중이었다. 만약 50세에 대비했다면 80세까지는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성 박사는 최근 자신의 30년 걷기 연구를 집대성한 책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를 출간했다. 이미 4권의 책을 출간한 바 있는 그가 다시 한 번 걷기운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내놓은 책이다.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2017<몰입 걷기(잠든 뇌의 에우다이모니아를 깨우는 쉼표의 과학!)> 이후로 2년 만에 출간한 성 박사의 신작이다.

<몰입 걷기>는 걷기를 통해서 명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걷기와 호흡수를 맞추다 보면 정좌나 좌선 등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몰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명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몰입 걷기>와 비교해 독자층이 넓어졌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서 성 박사는 1초에 1.36m, 하루에 30, 일주일에 다섯 번, 150분만 제대로 걷자고 국민들에게 말한다. 그는 많이 걷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걸음 수보다는 걸음의 질이 훨씬 중요하다. 걸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걷기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걷기는 도구나 장소가 필요한 운동이 아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발을 내디디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를 인식한 환자의 경우에는 걷기가 특효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기준인 1초에 100보다 속도를 높여 1초에 1.36m 정도로 걸음걸이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또 속도를 높이거나 보폭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뇌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숲속이나 스틱 등의 도구를 이용해 걸으라고 당부했다.

또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 것은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 실제 길을 걷다보면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느리게 걷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몰입 걷기> 이후 2년 만의 신작
30년 걷기 노하우 집대성한 책

성 박사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보면 걸음걸이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물론 몸의 중심도 흐트러진다그러다 보면 뇌의 사용 정도가 적어지고 그게 쌓이면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걸을 때만큼은 걷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파랑길, 제주도의 둘레길, 올레길, 월정사 선재길, 전주의 옛날 도로 등을 좋은 걷기 코스로 추천했다. 숲이 있고 물이 있는 길은 더 좋다고도 덧붙였다. ‘1만보 걷기처럼 마냥 많이 걷기보다는 연령과 체력, 당일의 컨디션 등에 따라 걷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50세를 전후해 70008000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산을 오르는 것도 무조건 높은 산이 아니라 600m 정도, 오르고 내리는 데 5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 좋다고 조언했다.
 

▲ ▲성기홍 박사가 출간한 <걸음걸이만 바꿔도 30년 젊게 산다>

성 박사의 삶은 연구와 강연으로 하루하루가 채워져 있었다. 최근에는 사찰서 강연 요청이 많아 스님과 신도들에게 걷기의 중요성을 전파한다. 걸음걸이 속도 측정을 위한 브레인 워크 1.36’ ‘디멘시아 워쳐등의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브레인 워크 1.36은 걷기 속도를 측정해 잔여수명과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디멘시아 워쳐는 신발 인솔에 넣은 스마트칩과 연동해 걸음걸이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앱이다. 14단계로 나눠 걸음걸이 속도에 따라서 균형감과 발 각도, 보폭 등을 분석해 자신의 건강상태와 건강 지표를 알 수 있다.

건강 지표

그는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올림픽에 나갈 대표선수처럼 운동해왔다. 운동이 노동이 될 때까지 혹사하는 방식으로 해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 몸이 망가져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적당한 운동, 즉 운동 후 1시간 뒤에 졸리고 피곤하고 배고프지 않은 정도로만 운동을 하면 된다. 특히 기저를 만들 수 있도록 하체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