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중학교 여교사와 제자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9.08.19 10:45:31
  • 호수 12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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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청소년과 성관계도?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중학교 여교사와 제자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 영화 개인교수 스틸컷

충북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30대 여성이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 같은 학교 여교사와 학생이란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13세 넘어서?

충북 한 중학교의 미혼 여교사가 남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한 중학교 A교사는 지난 6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남학생 제자 B군과 성관계를 가졌다. A교사는 B군과 학교 밖에서 수차례 동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자체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A교사에 대한 중징계를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교육지원청의 분리 조치에 따라 현재 A교사는 출근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A교사의 징계수위를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형사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은 여교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13세 이상 미성년자의 경우 억압이나 강압, 위력 등 강제력 없이 두 사람의 합의에 의해 관계가 이뤄졌다면 법 적용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A교사와 B군이 억압이나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닌 합의에 의해 관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형법 제305조에 따르면 만 13세 미만 청소년을 간음·추행할 경우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토록 했지만, 13세 이상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30대 여교사가 중학교 3학년 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지만 역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같은 학교 교사와 남학생 부적절한 관계
“강압 아닌 합의” 경찰 무혐의 처분 논란

시선을 ‘아청법’으로 돌리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달 14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자발적 의사와 무관하게 최소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아동복지법 17조는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다.

2015년 30대 여성 강사는 학원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여성도 제자와 합의 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구의 40대 학원장은 여중생과 성관계를 맺었다가 징역 3년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 금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런 게 진짜 국민청원감이다’<icli****> ‘여자가 하면 로맨스고 남자가 하면 불륜?’<skai****> ‘같은 여자지만 이건 진짜 불공평하다’<blue****> ‘남녀를 떠나 교사가 미성년자 제자랑 성관계 한 건데…’<chae****> ‘남자가 하면 무조건 유죄, 여자는 무조건 무죄?’<psky****>

‘중학생이 남자로 느껴지나?’<hant****> ‘성범죄 처벌에서도 남녀차별 하지 말자.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고 여자는 잠재적 피해자라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버릴 때가 됐다. 남자든 여자든 범죄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고,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으면 동일하게 처벌하는 게 평등이다’<from****>

‘여자가 하면 로맨스
남자가 하면 불륜?’

‘우리 아이들한테 선생님 말씀 잘 들어 그랬는데…’<psh3****> ‘훌륭한 선생이네. 제자의 성교육을 직접해주시고∼’<kdh0****>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법이 지들 맘이네∼’<wlst****> ‘더군다나 교사가∼이건 엄중히 처벌해야지! 이따위 선생에게 애 맡기겠냐?’<rnra****> 

‘미국에서 13세 소년과 그 짓을 한 여교사를 20년 형에 처한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더러운 성적자기결정권을 중시한다면, 짐승 같은 교사들을 솜방망이 처벌한다면, 학부모들은 이제 어떻게 학교에 아이들을 맡길까?’<jhoh****> ‘아무리 합의했어도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성인은 범죄자다’<cuty****> ‘징계위원회 열어서 교사 못하도록 하자.

저런 여자는 교사가 될 자격이 없다. 교사는 인성과 지식을 모두 갖춰야 한다’<eunj****> ‘난 여자지만 이런 판결이 일반 여성들도 욕먹게 하고 성범죄 피해자들 설자리 없게 만드는 거라 생각해 너무 화가 난다’<yooc****> 

‘사춘기와 성적 성장의 시기를 거치며 가장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시기다. 그런데 판단력은 어른 만큼 성장했냐면 그건 아닌 시기다. 그런 청소년을 그것도 교사가 유혹하여 관계를 가졌다면 당연히 처벌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said****> ‘대학교에서 교수랑 학생이 성관계 해도 말 많은데…’<tlsm****>

검찰은?

‘선생님과 그냥 성인은 차이가 있다. 엄격한 잣대를 대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교권이 서겠는가? 이 시대의 스승들은 이제 무슨 낯짝으로 학생들 앞에 서겠는가?’<bitm****>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여교사-제자 성관계 해당 교육감 입장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지난 8일 도교육청 기자실서 간담회를 열고 도내 한 중학교서 벌어진 여교사와 제자의 성관계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찰에 따르면 피해와 가해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들었다”며 “형사상 사안이 아니더라도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 불미한 일은 도덕적으로 공직자의 품위 문제와 관련돼 공적인 문책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어떤 사회적 처신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사적인 관계서 있는 불미한 사안으로 생각한다”며 “사람과 사람 관계 속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엄격한 자기관리를 강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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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