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보수 딜레마

친미·친일 명분이…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해방 직후, 극심한 좌우 대립 속 ‘한국 보수’는 ‘친미’와 ‘반공’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으로 치환됐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이어 최근 한일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반공을 함께할 우방국들의 상황이 변하고 있다. 딜레마에 빠진 보수진영, 흔들리는 그들의 시선을 조명했다.
 

최근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한국에 ‘새벽잠을 설쳐대며 허우적’, ‘겁먹은 개가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과 같은 막말을 일삼는 반면, 미국에 대해선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서 협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친서 외교를 보냈다. 정치권에선 통미봉남(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흩어지면 죽고
뭉쳐야 산다!

북미실무협상은 오는 20일에 마무리되는 한미연합훈련 이후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는 단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작은 사과가 담겨 있었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끝낸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머지않은 미래에 만나길 기대한다. 핵 없는 북한은 전 세계서 가장 성공한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며 국제사회를 도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기에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을 옹호했다. 실무협상 이전 대화에 집중하려는 북한과 외교 능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윈윈(Win-Win)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최초로 북한 땅을 밟았다. 과거 미국 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부르며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게 우호적 태도를 유지하며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는 남다른 면을 과시, 북한과의 관계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그는 판문점 회동 이후 오바마 행정부서 북핵 문제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북한과의 관계를 본인의 경쟁력으로 과시하는 면모를 보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미사일을 쏘아 보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좋고 조용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날 “자신과 김 위원장 간에는 어떤 좋은 케미스트리가 있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판문점 상봉이)성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데 대해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말하며 둘은 특별한 ‘브로맨스’를 보였다.

북미 우호적 관계…불편한 김-트 케미
점점 멀어지는 일본 “편들 수도 없고”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주도권 싸움서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음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외교적 성과를 선거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대선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관계의 성과를 지렛대 삼아 선거서 승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동북아 평화에 한 발짝 나아간 계기가 된 남북미 회동을 두고 한국 보수진영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을 지켜줄 우방의 대통령이 주적인 북한 땅을 밟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보수진영의 친미 노선에 혼란이 생긴 것이다. 외국의 보수는 민족주의와 국익을 중시하지만 냉전 이데올로기로 인해 한국 보수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친미’이자 ‘반공’이다.

그들에게 미국은 ‘선’이자 반미는 ‘악’으로 간주된다. 믿고 따랐던 미국 대통령의 행보로 ‘친미반공’의 프레임이 깨지자 보수진영 사이서 여러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특히 친미적 색채가 강한 우리공화당(이하 공화당) 내부에선 “매 집회 때마다 성조기를 흔드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면서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화당은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 설치해 서울시와 대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있던 날 경호를 위해 천막을 자진 철거하며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수≠친미
새로운 개념


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는 지난달 청계광장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서 남북미 회동을 두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통미봉남의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행동하는 자유시민>의 공동대표인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정작 비핵화는 아무 진전도 없다”고 지적하며 남북미 회동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냈다. 하지만 트럼프정부는 암묵적으로 핵보유국인 북한을 인정하고, 비핵화의 범위를 스몰딜에 의한 핵동결로 전략을 전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인의 재선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행보는 반드시 한국 보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편한 진실 속, 보수 세력 내에서도 미국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수=친미’ 프레임이 서서히 깨지고 있는 셈이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펜앤마이크 정규재 대표는 유튜브서 “트럼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보수 내에서 여러 견해가 있지만, 보수가 트럼프나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올바른 노선을 하루빨리 정립해 움직여야 한다”며 보수 세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쇼’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을 계속해 신뢰하며 따르자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보수단체 관계자는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내 친미국가로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 때리는
반일 종족주의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대한민국은 저마다의 국익이 있고 미국이 반드시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며 “특히 자신의 재선 가능성 등 경제적 논리로 협상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봤을 때 한국과 이해관계가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층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볼 수 있지만 성조기를 버리는 등의 행동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미관계를 해칠 뿐”이라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의 문제서 우리의 어떤 스탠스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과 함께 일본은 북한에 각을 세우는 보수진영의 우방국이었다. 일본과 반공이라는 가치관을 함께 공유하는 보수진영이 ‘친일’ 프레임에 쉽게 씌이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노선에 이어 일본과의 최근 무역 전쟁에 대해 보수진영내 의견이 분분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보수진영은 한일 무역 갈등의 원인을 아베정권의 잘못보다는 문재인정부의 외교적 실책으로 꼽고, '한국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최근 조치는 경제보복이 아니며, 작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이 부당하다며 일본 편을 든 것이다. 지난 8일 엄마부대는 “문정권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일본하고 싸우느냐”고 주장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최근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낸 <반일 종족주의> 역시 일본에 대한 보수진영의 엇갈린 시선을 극명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전 교수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로 꼽히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인물이다. 책에선 식민지배와 친일 청산, 일본군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을 다뤘다. 필자들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는 강제동원된 것이 아니며 일본에 대한 ‘로망’에 의해 자발적으로 일본에 건너갔음을 주장하고, 토지조사사업으로 토지를 대량 수탈한 점도 사실이 아니라고 적시했다.

‘모든 게 문 탓’ 프레임
정부 외교 실책에 집중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SNS에 “<반일 종족주의>를 읽고 난 뒤 심한 두통과 모욕을 느낀다”며 “국민을 우민(愚民)으로 여기고 있다. 우민이 된 국민으로서 격한 모욕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지식인의 용기로 포장된 역사 자해 행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댓글에는 장 의원의 의견에 반하는 일부 보수 성향 사람들의 비난 댓글이 잇따라 달리면서 장 의원은 곤욕을 치뤄야 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읽어보니 이건 아니다 싶은데 왜 이 책을 보수 유튜버가 띄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보수, 우파들 기본 생각과도 어긋나는 내용이라고 보여진다”고 썼다.
 

▲ 군사분계선 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극우 성향 만화가인 윤서인이 “실제 진실은 이러한데 그 책의 이런 부분은 이러이러해서 문제다. 명확한 근거와 논리로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반박하자 홍 전 대표는 “그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적었는데 달려드는 것을 보니 좌파들보다 더 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보수진영 내에서 일본을 두고 벌어지는 입장 차에 대해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아베의 헛된 망상에 대해서 좌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베정권에 죄송하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그분들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가고
아베 오나

지난 14일 국내 대표적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자유총연맹은 진보인사로 꼽히는 함세웅 신부를 초청해 첫번째 발언자로 내세우며 진영 간의 논리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함 신부는 “350만 자유총연맹 회원 모든 분들이 뜻을 모아 5000만 국민들이 한뜻으로 일본을 도덕적으로 꾸짖고 아베가 회개할 수 있도록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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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