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급’ 우울증 주의보

비와 함께 찾아오는 ‘마음의 감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날씨는 인간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흔히 가을을 탄다’ ‘봄을 탄다등과 같은 말을 하는데, 이는 계절이 바뀔 때 실제 인간이 느끼는 변화다. 장마철 역시 마찬가지다. <일요시사>가 장마철 우울증에 대해 알아봤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실제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약을 먹듯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서 우울증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싸늘한 편이다.

날씨에 따라

지난 16일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두언 전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터라 대중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정 전 의원이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은 배가 됐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배우 전미선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공연을 앞두고 지방에 머무르고 있던 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던 전씨의 사망 소식에 대중은 물론, 동료 연예인들은 큰 슬픔에 잠겼다. 전씨 역시 생전에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상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우울증은 지속성과 빈도에 있어서 일반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다. 정신의학서 말하는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증상이 하루 종일 매일같이 나타나는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계절성 우울증 일종
일조량 부족이 원인

2017년 기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8만명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587860명이었던 우울증 환자는 2013584910, 2014584949명이었다가 2015604370명으로 늘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불과 5년 새 16%가량 증가한 수치다.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은 225840, 여성은 454920명으로 2배 이상 많았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생활의 병행, 시부모님과의 갈등, 남성 중심 사회서의 생활 등으로 사회, 가정적인 측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우울증 환자의 비율도 높았다. 연령별 우울증 진료인원은 70대서 166000명으로 24.4%를 차지했다. 60대가 122000(17.9%), 50대가 118000(17.3%) 등의 순이었다.

박 교수는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사건 등을 노인 우울증의 증가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최근 가족제도 변화에 따른 독거노인의 증가와 가족 내 갈등 증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정두언 전 자유한국당 의원

20대 우울증 환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20대 우울증 환자는 98434명으로 2012(52793)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의 우울증 환자 증가율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세대별 증가율은 1039%, 3025%, 4013%, 502%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취업 스트레스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질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우울증이 발병하기 쉽다”며 최근 20대 환자들은 학업과 대인관계는 물론, 취업난으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에 영향을 주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은 너무나 다양하다. 날씨의 변화가 우울증을 야기하기도 하고, 계절의 흐름에 따라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종류의 우울증은 계절을 탄다고 해서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장 많은 형태는 겨울철 우울증이다. 가을과 겨울에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나타나는 등 증상이 악화되다가 봄과 여름이 되면 괜찮아지는 유형이다. 매년 봄과 여름이면 우울한 증상이 심해졌다가 가을이 오면 나아지는 봄철 우울증, 여름철 우울증도 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식욕 늘고 잠도 늘어
실내 최대한 밝게 해야

장마철에도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다. 장마가 시작되면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이런 불쾌감을 넘어서 우울한 기분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장마철 우울증이다. 일반 우울증은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반해, 장마철 우울증은 식욕이 증가하면서 잠을 많이 잔다는 특징이 있다.

우울증은 일조량과 관계가 있다. 정확하게는 일조량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다. 실제 7월은 겨울을 제외하면 1년 중 일조량이 가장 낮은 시기다. 여름이지만 장마 전선 때문에 비구름이 생겨서 햇빛을 가리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호르몬 중에는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되는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 있다.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많이 분비되며 우리 몸을 졸린 상태로 만든다. 반면 세로토닌은 빛을 받으면 증가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장마철에는 흐리고 비 오는 날씨가 이어진다. 일조량이 적어 눈에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고,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마철 우울증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매년 증상이 반복될 경우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럴 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장마철에는 일상서 수면시간을 조절해 신체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날 취침 시간과 관계없이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내는 최대한 밝게 유지하고 안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도 숙면과 장마철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만성 조심

특히 해가 뜨지 않는 아침에 형광등이나 스탠드 등을 이용해 빛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조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우울감인 만큼 장마철이라 할지라도 해가 날 때마다 외출을 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식사는 필수이지만, 장마철 우울증의 경우 식욕이 늘어나기 때문에 과식은 피해야 한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말 못할 어려운 고민 있다면…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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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