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답답하거나 말거나' 망설이는 안철수 노림수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11 0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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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사정하거나 국민이 억지로 등 떠밀 때까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제18대 대선이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출마도 불출마도 선언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정상적인 태도"라는 비판이다. 자신의 정책과 정치적 신념들을 소상히 밝혀 국민들에게 검증할 시간을 줘야만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무려 4년 가까이 이어져온 박근혜 대세론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야권의 대항마로 떠오른 안철수, 그는 지금 무엇을 재고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기 전까진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지난 2007년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BBK의혹 등으로 큰 곤혹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민주당 후보를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표 차이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대선투표 전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당선자를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역대 가장 싱거운 대선이었다. 민주당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대권을 허무하게 내줬다.

'안풍' 매스컴의 힘?
준비된 신드롬?

이대로 박근혜 대세론이 계속된다면 2012년 대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했던 게 지난 몇 개월 전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정치권에 혜성처럼 나타나면서 대권판도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그는 대권후보로 거론되자마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정치권에 수십년씩 몸 담아온 정치9단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었다.


안 원장은 지난해 9월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안 원장은 이에 대해 "정말로 자격 없는 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시장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선거 출마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불과 사흘 뒤 50%가 넘는 지지율로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 원장은 당시 5% 가량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던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며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과 5%의 지지율을 보였던 박 후보는 안 원장의 지지와 민주통합당의 지원(?)으로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해 서울시장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하는 쾌거를 거뒀다. 비록 민주통합당과의 경선을 거치긴 했지만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전 세계 정치사에도 정당 출신이 아닌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과 같은 중요한 자리에 당선된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안철수라는 한 개인에게 수십 년의 역사와 수십만의 조직을 자랑하는 정당정치가 무릎을 꿇은 굴욕적이고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출마선언 지연은 정치적 전략? 누가 정치신인에게 코치하나
당사자는 말이 없는데 언론만 호들갑? "준비되면 입장 밝힐까"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안철수 신드롬은 순식간에 대선정국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한 것은 역시 대선출마를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예상이었다.

안철수 열풍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쏟아져 나왔다. 안 원장은 이미 V3, 안철수연구소 등을 통해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그가 이같은 정치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그가 지금과 같은 정치적 거물로 급성장하게 된 것은 역시 방송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09년 6월 17일 MBC TV <무릎팍도사> 안철수편은 그를 국민적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안 원장을 너무 미화시켰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했던 안 원장의 삶의 궤적들은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안 원장 본인도 "TV에 한번 출연했더니 그 효과가 엄청났다"면서 스스로도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또 일반 국민들이 안 원장에 열광한 이유 중 하나는 안 원장이 탈(脫)이념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지겹도록 이어져온 이념투쟁에 질려있었고, 이념이나 민심을 자신의 권력투쟁에 이용하는 기성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안 원장의 탈이념적 행보는 국민들에게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고, 기성정치권에 대한 환멸은 안철수 신드롬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신드롬이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안 원장은 지난 2011년 중순부터 최측근으로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과 함께 전국을 누비는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때부터 사실상 정치적 행보를 펼쳐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철수 한계론
깨끗한 것도 죄?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을 경계하면서도 "정치적, 제도적 기반이 없는 대중적 인기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했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래 전 "안철수 바람은 거품"이라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벼락인기를 등에 업고 하는 정치는 금방 밑천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 원장의 대선출마 선언이 자꾸 늦춰지자 지지율은 서서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 유권자는 "안 원장이 청춘콘서트 등에서 했다는 말을 들어보면 그냥 듣기 좋은 말만 나열해 놓은 것이어서 정치적 철학 등을 알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지만 이제 대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무엇을 보고 표를 달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한 측근은 "안 원장 본인은 아무런 의사도 밝히지 않았는데 자꾸 언론에서 '오늘 출마 선언 한다, 내일 한다'는 등의 추측기사를 내보내니까 국민들이 피로감과 실망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우리로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 역시 "아직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도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이 딱히 늦었다고 볼 순 없다. 본인이 준비가 되면 입장을 밝힐 텐데 주위에서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 앞으로 대선이 5개월이나 남았는데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시간이면 사돈네 팔촌까지 조사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일례로 박원순 서울시장도 선거 한 달 전에 출마했지만 아들의 병역비리 등 매우 혹독한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세론' 일거에 집어삼킨 '안풍'. 허풍인가 태풍인가
연고도 없이 나타나 야권판세 좌우 '구세주인가 훼방꾼인가'

또 안 원장의 불출마설에 대해서는 "현재 총선 후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가 다시 독주체제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최근 문재인 고문이 야권에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박 전 위원장과는 격차가 있다.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불출마를 선언을 해버리고 발을 뺀다면 야권 전체 대선 레이스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그동안 안철수의 입만 바라보며 기다려 왔던 국민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평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안 원장의 성격으로 볼 때 어떤 식으로든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 한계론'도 분명히 존재한다. 안 원장은 청춘콘서트 부산대 강연을 통해 "변화의 열망이 나한테 온 것뿐이지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원장 스스로도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안풍'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기성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공식화 한다면 결국 민주통합당 등 야권과 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기성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손을 잡는 것에 불과하다. 안 원장을 향한 기대감은 순식간에 '안철수도 어쩔 수가 없다'는 실망감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안 원장에 대해 "안 원장의 경우는 정치인으로서 지나치게 이미지가 깨끗하다. 이게 매우 큰 강점이지만 반면 후보검증 과정에서 아주 작은 흠만 있어도 지지율이 크게 폭락할 위험도 있다"며 "일례로 한 언론이 안 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보도를 해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었는데 다른 후보들 같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사항임에도 안 원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단순히 개인적 고민으로 출마선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원장이 사실은 매우 영리한 정치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권출마를 망설이는 안 원장을 지켜보며 국민들은 매우 답답해하고 있지만 고도의 정치적 전략이 담겨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예상하는 시점에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정치적 임팩트가 약하고, 출마선언과 동시에 시작될 여야의 공격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비정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기존 정치인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치적 감각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 현장을 찾은 것이나 MBC 파업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보수와 진보 모두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영리한 판단이었다는 평가다. 이는 사안에 따라서는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안 원장의 지론을 행동으로 보여준 결과였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는 분석이다. 그 시점 또한 자신이 대중의 관심권에서 멀어진다고 느껴질 때마다 적절하게 정치적 이슈에 대한 발언을 내놓았다.

영리한 정치행보
불출마 가능성 낮아

게다가 지난해 11월14일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 가량(1500억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 통 큰 기부는 정치권을 일순 충격에 빠트렸다. 그 흔한 기자회견조차 없이 이뤄진 기부였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었다. 다음 날 주요 일간지의 1면은 모두 안 원장이 장식했다.

안 원장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라며 대권행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이번 기부를 통해 대권주자 이미지를 굳혔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한 정치평론가는 "태풍은 바다가 차가워지면 소멸해 버리지만 뜨거운 바다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면 막강한 슈퍼태풍으로 자란다. 안풍 역시 민심이라는 바다가 차갑게 식어버리느냐, 뜨겁게 달아오르느냐에 따라 소멸해버릴 수도 대선정국을 집어삼킬 태풍으로 변할 수도 있다"며 "안철수 신드롬의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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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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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