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지득호 ㈜민에코 대표

“대구지하철참사 보고 ‘불연자재’ 개발했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 번 바뀌는 데 10년이 걸린다던 강산은 이제 실시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중이다. 그 사이 사업의 가치는 성장 일변도서 환경, 복지, 더불어 사는 삶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사회의 변화와 세상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는 민에코의 지득호 대표를 만났다.
 

▲ 인터뷰 갖는 지득호 ㈜민에코 대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서 불이 났다. 은명초 별관 건물 1층 창고서 시작된 불은 채 1분도 안 돼 천장까지 번지면서 건물 전체를 집어 삼켰다. 불이 났을 당시 학교에는 학생 116명과 교사 11명 등 총 127명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지도에 따라 빠르게 대피해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비자와 함께

지난달 28일 경기 하남시 미사센텀비즈 민에코 사무실서 만난 지득호 대표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은명초 화재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인명피해가 없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언론을 통해 화재사건을 볼 때마다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나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공공기관은 과거에 비해 화재 방지를 위한 노력이 많이 진행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집합건물이나 일반 아파트도 그렇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특히 불이 나도 수감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운 교도소나 구치소,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 등은 사각 중의 사각지대라고 우려했다.


실제 안전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건축물의 화재 대비 상황은 열악하다. 낙후된 건물일수록 화재 위험은 물론 화재로 인한 피해 예상 규모도 크다.

1993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가구 생산에 몰두해온 지 대표는 2003년 출장 중 대구지하철참사를 가까이서 보게 된다. 192명이 사망한 이 사건은 그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유독가스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불연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 대표는 주력으로 삼았던 가구 사업을 기반으로 2009년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사명은 백성 민’()과 환경·생태를 뜻하는 ‘Eco’를 합쳐 민에코로 정했다. 그는 브랜드를 정할 때 백성 민을 쓴 이유는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의미라며 또 환경과 자연을 생각해 브랜드를 초록색으로 입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봉사센터 두고 재능기부 추진

민에코는 친환경 불연 건축자재 에코을 개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코은 불에 타지 않을뿐더러 불이 붙어도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타일이나 석재 마감보다 시공이 빠르기 때문에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

긁힘에 강하고 제품의 두께가 두꺼워 단열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

실제 민에코의 제품은 학교 교실, 화장실, 복도, 음악실, 강당 등을 비롯해 지하철, 병원, 요양병원, 장애인 시설, 영화관, 골프 연습장 등에 들어가 있다. 노래방, 찜질방, 고시원, 모텔 등 화재에 취약한 다중이용시설에도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일반 가정집의 내장재 등 실내 인테리어를 바꾸는 일도 하고 있다.


지 대표는 가구는 소비자의 기분에 따라 배치를 옮기거나 아예 교체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내장재는 리모델링 전까지는 사람하고 같이 생활하는 것이다. 일종의 가족과 같다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는 바닥·천장·벽 등의 내장재를 한번에 원스톱으로 바꿔 소비자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 그가 처음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친환경 건축자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특정 장소에만 사용될 것이다’ ‘일부 사람만 이용할 것이다와 같은 인식이 컸다.

하지만 현재 친환경 건축자재 시장은 경기 불황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건물을 새로 짓는 시대를 지나 리모델링 시대에 접어들면서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지 대표는 제가 처음 이 사업에 발을 디딜 때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가 선두주자였는데, 지금은 5060개의 중소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소비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 색깔, 콘셉트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다양화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인 요인 등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건축 현장에서는 친환경 건축자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 사이 정말 많은 사각지대가 방치돼있어 애석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성장과 복지’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그러면서도 좋게 생각하면 아직 친환경 건축자재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사회 변화와 흐름에 따라 시장의 규모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 대표의 현재 관심사는 민에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의 신뢰 구축, 그리고 새로운 시장 개척이다. 그는 요즘 추세는 제품이 소비자의 결정에 얼마나 호응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제품에 대한 호응도나 구매력이 결국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브랜드 이미지는 한번 꺾이면 회복이 어려운 부분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와 직원들의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지 대표는 성장에 대해 욕심을 내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지 대표는 이 과정서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되는 학교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국에 폐교되는 학교가 20003000개에 이른다. 대학교도 곧 38개가 없어진다. 이미 활용 방안을 마련해 잘 사용하는 곳도 있지만 아닌 곳도 있다학생들이 사라진 학교를 어떻게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적 목표에 있어 조용한 성장을 강조한 지 대표는 개인적인 목표를 언급하는 과정서 조금 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행정대학원서 사회복지 과정을 공부한 그는 더 나이 들기 전에 큰 봉사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지인들이나 어르신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


더불어 사는 삶

그는 나 같은 386세대들이 이제 곧 정년을 맞는다. 이 사람들의 숫자가 740만명에 달하는데 갈 데가 없는 게 문제라며 이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게 재능기부 형식으로 전달해주거나 기록으로 남겨둔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국가에 평생 세금 내고 살았지만 그 이상으로 국가로부터 받은 게 많다. 돌려주고 가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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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