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비 줄여주는’ 지역화폐 총집합

누이 좋고∼매부 좋고∼ “아끼는 여행 되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행객들은 ‘1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머리를 끙끙 싸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화폐는 그 접점에 있다. 지역화폐는 비용 절감 효과에 최적이거니와 이를 취급하는 가맹점들도 상당수다. <일요시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역화폐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자체 10곳을 선정해봤다.
 

경기도 화성시는 ‘10% 추가 적립 이벤트’를 개시한다. 화성시는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7∼9월 행복화성지역화폐 구매 시 10% 추가 적립 혜택을 볼 수 있다. 50만원을 충전하면 5만원을 추가로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연말정산 소득공제까지 적용된다.

행복화성지역화폐

▲경기도 화성시= 행복화성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한 카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경기지역화폐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발급까지 약 10일이 소요된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어려울 경우 화성시 소재 NH농협은행 9곳서 행복화성지역화폐를 발급받거나 충전할 수 있다. 다만 현금 구입만 가능하다.

행복화성지역화폐 사용처는 화성시 내 소상공인 점포 가운데 연매출이 10억원 이하이면서 IC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다.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복합쇼핑몰, 유흥주점, 사행성업소, 프랜차이즈 본사 직영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화성시는 지난 6월 홈페이지를 통해 ‘행복화성지역화폐 사용처 현황’을 게재했다.

화성시는 지난 4월부터 행복화성지역화폐를 발행했다. 당시 서철모 화성시장은 “행복화성지역화폐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골목상권을 살리고, 지역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행복화성지역화폐의 일반발행 실적은 40억원에 육박한다. 문의처는 경기지역화폐 콜센터(1899-7997), 또는 화성시 소상공인과(031-369-3519).

포천사랑상품권

▲경기도 포천시= 경기 포천시는 포천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한다. 기간은 이달부터 8월31일까지다. 포천시는 할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 심리 완화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포천사랑상품권은 지난 4월부터 발행됐다. 상품권은 포천 내 농·축협 27곳서 판매하고 있다. 상품권은 현금으로만 구입이 가능하고, 1인당 월 30만원까지다. 거주지역 상관없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상품권 종류는 5000원권과 1만원권으로 돼있다. 상품권 권면 금액의 70% 이상을 구매할 경우, 잔액을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으며 현금영수증 신청도 가능하다.
 

포천사랑상품권은 지정된 가맹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상권 소상공인점포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나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대규모 점포, 유흥·단란주점, 사행성업소 등에선 사용이 불가하다. 가맹점에 스티커가 부착돼있어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포천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점 현황을 게재했다. 현금형 상품권 가맹점은 3000여곳, 카드형 상품권 가맹점은 1만3000여곳이다.


포천시는 상품권을 종이형으로만 판매하고 있지만 정책발행(청년배당, 산후조리비)은 카드형으로 발급하고 있다. 문의처는 포천시청 지역경제팀(031-538-2272).

파주페이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시는 오는 31일까지 파주페이 10% 특별할인을 실시한다. 파주시는 지난달 파주페이를 발급했다. 파주페이는 선불식 충전카드로 유효기간은 5년이다. 다만 청년배당이나 산후조리비 등 정책발행분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본인 명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만 14세 이상 누구나 발급 가능하며 사용지역은 파주로 한정된다.

파주페이는 충전 시 매번 6%가 할인된다. 37만6000원을 충전하면 40만원이 충전되는 셈이다. 단 1인당 월 40만원, 연 400만원 한도를 걸어뒀다. 법인과 단체는 할인받을 수 없다. 파주페이 사용 시 3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카드 연회비는 없다.

여름휴가 시기 맞춰…인센티브 ‘팍팍’
앱으로 손쉽게 신청, 현장 발급도 가능

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파주시 소재 7곳의 농협중앙회다. 발급비용은 최초 1회에는 무료지만 재발급의 경우 2000원을 내야 한다. 사용처는 파주시 소재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 IC카드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이다.

세부적으로 음식점,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목욕탕, 학원, 병·의원, 약국, 의류점, 서점, 카페, 제과점, 안경점, 농축수산 등이 해당된다. 단 대규모 점포, 기업형슈퍼마켓, 유흥·사행성업소, 연매출 10억 초과업소, 본사 직영점 등에선 사용이 제한된다. 파주시청 홈페이지서 가맹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처는 파주시청 지역공동체과(031-940-4522) 또는 카드 고객센터(1877-7997).

봉화사랑상품권

▲경상북도 봉화군= 경북 봉화군은 봉화사랑상품권을 내놨다. 발행규모는 50억원이다. 봉화군은 상품권 출시 및 은어 축제를 기념, 이달부터 8월4일까지 10% 할인 판매 이벤트를 연다. 봉화군은 이번 특별 판매로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할인율은 상시 6%가 적용된다. 1인당 월 구매 한도는 50만원이고, 연간 한도는 400만원까지다.
 


봉화사랑상품권은 농협은행, 농·축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등 금융기관 21곳에서 구입할 수 있고, 상품권 가맹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봉화군은 지난달부터 봉화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모집했다. 대상은 관내 사업자 등록이 된 업소로 대규모 점포나 유흥주점, 사행성 오락실 등은 제외된다. 봉화군은 접수가 완료된 사업체를 대상으로 스티커를 나눠줬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이번 봉화사랑 상품권 출시로 봉화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봉화경제를 위해 봉화사랑상품권의 많은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문의처는 봉화군청 군청 새마을일자리경제과 지역경제팀(054-679-6273).

철원사랑상품권

▲강원도 철원군= 강원 철원군은 지난달 28일 ‘두루웰 자연휴양림’을 개장했다. 두루웰 자연휴양림은 개별 숙박동으로 이뤄진 자연휴식공간이다. 휴양림 이용 요금의 30%는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철원사랑상품권은 1000원권과 5000원권, 그리고 1만원권, 5만원권으로 발행되고 있다. 철원군은 상품권 구매 시 금액의 3%를 즉시 할인해주고 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땐 5%의 ‘명절 특별할인’을 제공한다.


철원사랑상품권은 환불도 가능하다. 철원군은 액면금액의 70% 이상 사용 시 남은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 현금영수증처리는 물론 세무서 경비처리도 가능하다. 철원군은 매월 최다 구매자에게 추첨경품을 지급하고 있다. 상품권 일련번호 1000번째, 1만번째 구매자도 마찬가지다.

철원사랑상품권은 철원군 관내 금융기관(우체국·국민은행 제외)서 구매할 수 있다. 사용처는 철원군 내 사업자등록을 한 음식점, 슈퍼마켓, 이·미용업소, 세탁소, 주점, 노래방, 병·의원, 주유소, 카센터 등이다. 가맹점은 스티커를 부착해 사용이 불가한 곳과 구분된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다. 상품권이 훼손될 경우 발행자는 책임지지 않는다. 문의처는 철원군청 경제진흥과(033-450-5351).

무주사랑상품권

▲전라북도 무주군= 전북 무주군은 지난달부터 무주사랑상품권 발행 홍보에 적극적이다. 무주군은 지난 5월 관내 금융기관들과의 판매대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협은행과 전북은행, 지역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 13개 금융기관 대표들이 자리를 채웠다.

판매대행 업무 총괄은 농협은행에서 맡기로 했다. 나머지 판매대행점 23곳은 환전, 폐기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무주사랑상품권은 관내 24개 판매대행점(금융기관 각 지점)서 판매를 시작, 1차 발행규모를 총 10억원으로 결정했다. 무주군은 판매 규모에 따라 향후 발행을 늘릴 예정이다.
 

상품권은 5000원과 1만원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맹점은 음식점과 숙박업소, 이·미용실, 주유소, 학원, 병원 등이다. 무주군은 지난 4월부터 무주사랑상품권 홍보 마케터를 채용, 관내 업소를 대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이름뿐인 상품권이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키우고, 가계에도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홍보와 활성화를 위한 시책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처는 무주군청 산업경제과(063-320-2357).

가평사랑상품권

▲경기도 가평군= 경기 가평군이 발행하는 가평사랑상품권은 종이형과 카드형으로 나뉜다. 가평군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카드형을 선보였다. 카드형 상품권은 충전할 때마다 6%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전 한 달간은 10%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30만원을 충전하면 1만8000원에서 3만원까지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셈이다.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용금액의 30%, 전통시장의 경우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사용 전 소득공제 신청을 해야 한다.

카드발급은 경기지역화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회원가입을 거쳐 가평 내 6개 금융기관(농협·축협·임협·신협·새마을금고 등) 23개소에 비치된 공카드를 구입하고 등록하면 된다. 애플리케이션 설치 후 우편신청도 할 수 있다.

발급대상은 본인 명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만 14세 이상 누구나 가능하다. 계좌연결을 통해 카드금액을 충전하고, 가평 내 IC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유흥주점·사행성업소, 온라인 구매는 제한을 뒀다.

가평군은 올해 20억원 상당의 가평사랑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문의처는 가평군청 일자리경제과(031-580-2206).

충주사랑상품권

▲충청북도 충주시= 충북 충주시는 충주사랑상품권을 선보인다. 충주시는 지난달 27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판매대행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금융기관은 농협 20개소와 신한은행 3개소, 신협 4개소, 새마을금고 11개소, 원협과 축협 4개소 등이다. 이들은 충주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을 맡게 됐다.

충주사랑상품권은 5000원권과 1만원권 등으로 발행되는데 상품은 6%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1만원을 9400원에 구매하는 셈이다. 다만 1인당 구매액은 월 30만원까지다. 차액 6%는 국비와 시비로 보전될 방침이다.
 

환불의 경우 권면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하면 나머지 금액은 현금으로 돌려준다. 현금영수증 발행도 가능하다.

상품권은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구입 대상자는 전 국민이다. 상품권은 음식점, 병원, 주유소, 영화관, 택시, 마트 등 충주 소재 1700여개 가맹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유흥업소, 사행업소 등은 부적합 업종으로 분류된다. 가맹점에는 스티커가 부착돼있다.

절반 이상 쓰면 환불, 소득공제 혜택도
서서히 효과 검증…발행 시기 앞당겨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사랑상품권 유통이 활성화되면 지역자금의 외지유출을 막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역 내 금융기관서도 충주사랑상품권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확산·판매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의처는 충주시청 경제기업과(043-850-6015).

대덕e로움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전 대덕구는 대전 지역 최초로 지역화폐 ‘대덕e로움’을 내놨다. 대덕구는 자금역외유출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덕e로움은 충전식 IC카드로 발행된다.

대덕e로움은 대덕구 내 점포서만 사용 가능하다. 대덕구 내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편의점, 학원, 미용실, 커피숍, 식당, 노래방, 당구장, 주유소, 전통시장 등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점포나 준 대규모 점포, 유흥업소, 도박장, 본사 직영 프랜차이즈 점포는 제외된다.

대덕e로움은 기본 6% 할인가에 특판 1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9만원을 충전할 시 대덕구서 1만원을 지원, 모두 10만원을 충전해주는 것이다. 다만 1인당 구매액을 월 50만원,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했다.

충전 여부나 환불, 잔액 확인 등은 모두 전용 애플리케이션서 확인할 수 있다. 대덕구는 올해 지역화폐를 50억원 발행할 전망이다. 대덕구는 50억원 목표 달성 시 소상공인 점포 1만1000곳의 연간 매출이 약 45만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직접 거리서 홍보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필중 부구청장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유통활성화운동본부와 다양한 홍보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덕구는 대덕e로움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관계자들을 통해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문의처는 대덕구청 에너지경제과(042-608-6921).

순창사랑상품권

▲전라북도 순창군= 전북 순창군은 지역화폐 발행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순창군은 지난달 26일 금융기관과 순창사랑 상품권 판매·환전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황숙주 순창군수와 농협은행 순창군지부와 순정축협, 전북은행 순창지점, 순창군산림조합, 순창농협, 서순창농협, 동계농협, 구림농협, 순창새마을금고, 쌍치새마을금고, 순창신협, 동계신협 등 12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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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청사랑상품권의 발행규모는 10억원으로 오는 8월1일부터 판매된다. 판매대행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12개 금융기관이 도맡기로 했다. 지역화폐는 12개 금융기관 21개 지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평상시 7% 할인을 적용하고,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1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순창사랑상품권은 1만원권으로만 유통될 전망이다. 상품권은 전통시장, 순창 소재 음식점과 제과점, 카페, 학원, 의류소매점, 주유소, 이·미용업소, 약국, 의원 등에서 쓸 수 있다. 순창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지정된 업소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 신청은 순창군청 경제교통과 또는 읍면사무소에 하면 된다.

순창사랑상품권은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소상공인 경쟁력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이번 협약으로 상품권 판매, 당일 환전 등 상품권 운영 전반에 걸쳐 금융기관과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상품권 유통으로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소상공인 매출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처는 순창군청(063-65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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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