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

“카풀 찬반을 떠나 안전장치부터 구축”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카풀앱을 이용한 여성이 차 안에서 남성 운전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졌다는 여론이 크게 형성되면서 카풀앱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로부터 7개월 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은 국민 안전을 위해 카풀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 ▲ 최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현행법상 카풀 운전자는 택시나 버스 운송업자와 달리 범죄 경력이나 음주운전 이력 조회가 불가능하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서 동승자의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카풀 운전자의 성범죄나 음주운전 등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다음은 오의원과의 일문일답.

-오영훈 의원님.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민주당 제주시을 지역구를 담당하고 있는 국회의원 오영훈입니다. 반갑습니다.

-지난 12일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셨습니다. 어떤 법안인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는데요. 최근 언론을 통해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카풀을 하시는 분이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카풀을 이용하는 동승자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이 없었다는 측면서 준비하게 됐고요.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등 범죄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카풀 운행하는 것을 법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습니다.

-법안에는 어떤 부분이 새로 추가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자가용자동차의 유상운송 알선을 업으로 하는 자는 유상운송에 사용되는 자가용자동차의 운전자가 살인, 존속살해, 인신매매, 강간 및 추행 등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알선할 수 없고, 자가용자동차 알선업자는 이에 해당하는 자가용자동차 운전자의 현황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알려야 하는 법안이 추가됩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자가용자동차 운전자의 범죄 경력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청장에게 범죄 경력자료 조회를 요청할 수 있고, 경찰청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하고요. 아울러 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부분까지 신설됩니다.

-그럼 택시랑 마찬가지로 면허 자격을 취득할 때 범죄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건가요?
▲그렇죠. 어쨌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지금은 자동차 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기본적인 정보만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범죄 조회를 확인해주는 시스템이 추가적으로 마련된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카풀 범죄 예방 개정안 대표 발의
운전자 범죄 경력 조회 가능해야

-실제 지난 11월에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 여성이 강제추행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카풀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범죄 경력이 있는 분들이 카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문제 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단 한 명의 피해라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택시업계에선 카풀제와 관련된 대비안이라고 생각하셔서 걱정하실 수 있겠지만 단 한 분의 피해자도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게 중요합니다.

-법안 개정으로 예상되는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안전이 더욱 더 강화된다는 측면이죠. 우리가 자가용을 이용하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어떤 이동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함 없이 안전을 보장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측면에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안전을 더욱 더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법안을 개정함으로써 국민분들에게 조금 더 안전한 삶을 산다는 신뢰를 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운수종사자가 성범죄와 같은 중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자격을 취소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범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런 법적 장치가 중범죄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성범죄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건 당연하죠.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아동 및 성범죄 관련 특례법서 그 방법을 더 보완하는 측면이 고려돼야 하는 것이고, 제가 이번에 준비한 것은 범죄와 관련된 부분을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저는 약간 범주가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각각의 모든 영역서 안전과 관련된 의식이 더욱 더 높아져야 한다는 측면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동 수단이 중요한 제주도가 의원님의 지역구인 만큼 카풀서비스에 대한 고심도 깊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제주는 특히 관광지다 보니 렌터카 이용이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렌터카 이용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도 많고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안전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거죠. 관광지든 어디든 국민이 어디에 있든 간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대한민국이 돼야 합니다.

-개정 법률안 발표 후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글쎄요. 지금 카풀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민주당 차원서도 TF팀을 구성해서 택시업계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과 많은 논의를 해왔고 부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와 전 세계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신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데 발전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대에 부응하는 차원서 접근할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카풀과 관련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개정은 카풀의 어떤 제도적인 도입과는 별개로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서 이해하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법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으니까요.


-카풀에 대해서 찬반의 입장 표명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입장으로 보는 게 맞을까요.
▲그렇죠. 그게 이 법안 개정의 핵심입니다. 어쨌든 지금 카풀과 관련해 법적으로 제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규정을 만듦으로써 안전을 강화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요시사>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일요시사>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과 관련된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국민이 어디에 있든 안전이 보장되는 그런 건강한 나라, 따뜻한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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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