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지팡이’ 경찰, 체력시험 꼼수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5.27 11:21:57
  • 호수 1220호
  • 댓글 0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민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경찰이 최근 체력시험을 두고 입길에 올랐다. 경찰 공무원 준비생들은 체력시험 과정이 정당하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일요시사>가 경찰 준비생 카페에 들어가봤다. 
 

▲ 경찰공무원 체력 검정

최근 “경찰 체력시험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범죄자들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 외부에선 경찰 체력실기시험 규정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경찰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시험 과정이 허술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경찰공무원 관련 카페서 체력시험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각 지방청과 감독관마다 규정 자세가 어긋난다거나 탄산마그네슘가루(이하 탄마가루)를 사용해도 검사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지적이다. 

카페서 공유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 종목은 총 5가지다.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좌·우 악력 등으로 해당 개수에 맞춰 1점부터 10점까지 부여한다. 체력검사의 평가 종목 중 1종목 이상 1점을 받을 경우에는 불합격으로 처리하며 체력 검사의 평가 종목에 대한 구체적인 측정 방법은 경찰청장이 정한다고 명시돼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 A씨는 “자세한 규정은 각 청마다 다르고 학원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페서 시험 후기를 살펴보면 각 지방청과 감독관마다 미묘하게 다르단 점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서 시험을 본 닉네임 O***는 “윗몸일으키기 할 때 감독관님들이 뒤에서 (정자세로 하라고)압박을 주긴 하지만 노카운트(갯수를 체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가진 않았다. 팔굽혀펴기 할 때에도 팔치기 하지 말라고 지적하며 노카운트 경고를 했지만, 결국 개수를 다 세줬다”고 말했다.

이어 “탄산마그네슘가루(이하 탄마가루) 확인도 안한다. 손 세정제랑 수건을 두긴 했지만 (세정을)안 해도 (하지 말라고)말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규정상 체력 시험 시 장갑이나 손 미끄럼방지 가루(탄마가루)는 사용이 금지되며, 체력시험에 영향을 미치는 보조장구(기구)는 착용할 수 없다. 탄마가루는 손의 마찰력 증대를 위해 운동선수들이 많이 사용한다.

특히 체조선수나 라켓을 이용하는 선수들이 그립이 빠지지 않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손에 땀이 많은 사람의 경우 탄마가루를 바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찰시험 준비생들은 탄마가루 사용 여부에 따라 최대 5kg이나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공무원임용령시행규칙 제 34조 2에 따르면 10점(61점이상), 9점(60~59), 8점(58~56), 7점(55~54), 6점(53~31) 등 차이가 크지 않다. 악력 테스트를 할 때 5kg이 향상된다면 2점을 더 받을 수 있다. 응시자들에게는 1, 2점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점수다. 

탄마가루 안 바른 사람이 손해?
규정자세 어긋나도 경고로 끝나

경찰 응시자 관련 카페에서는 감독관 몰래 티나지 않게 탄마가루를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가령 손 세정제로 손을 씻어내는 척 하면서 탄마구를 일부 남겨 사용하거나, 손 세정제로 손을 씻은 후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하고 몰래 탄마가루를 바르라는 것이다. 다양한 편법이 공유되고 있는 것.


악력점수 6점을 받은 닉네임 프**는 “시험 당일에는 탄마가루를 썼다. 같은 시험 당일이라도 감독관들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어느 곳은 개별적으로 손 세정제를 짜주고 흰가루를 확인했다고 하는데, 또 다른 곳은 뒤에 세정제 있으니 확인을 안했다”며 “저는 하늘이 도와 후자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에는 (탄마가루를)절대 쓰면 안 된다고 써있지만 다들 쓰는 것 같았다. 안 챙겨 갔는데 다들 바르고 오길래 빌려서 썼다”고 덧붙였다. 

시험 응시생들은 탄마가루 사용 금지에 관한 규정을 알고 있지만 허술한 감독관 관리를 틈타 사용해온 것이다. 

반면 경찰청 관계자는 “손 세정제를 비치하기 때문에 탄마가루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경찰시험 응시생들은 탄마가루 사용여부 관리 감독 뿐 아니라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에 대한 기준 불분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팔굽혀펴기는 센서는 부착한 판에 신체가 터치되면 해당 기계에 개수가 측정된다. 감독관들은 응시생들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을 경우 측정된 개수를 차감시킨다. 그런데 감독관에 따라 응시생들의 꼼수가 통하기도 하기 때문에 응시생들은 다양한 꼼수 규정이 통일이 안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팔굽혀펴기는 웨이브(일직선이 아닌 신체를 물 흐르듯이 하는 행위)와 배치기(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하는 행위), 윗몸일으키기는 팔치기(팔의 반동으로 복근의 힘을 덜어 주며 속도를 올리는 것) 등 (다양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어느 한 누리꾼은 “모두 FM이면 FM, AM이면 AM 기준에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다. 경찰 체력시험이 복불복이기 때문에 운만 좋으면 점수가 잘나올 수 있다. 필기는 몰라도 실기부터 면접까지는 어디에 줄을 서고 어느 방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육 매뉴얼을 제공할 순 없지만 현직 경찰관들이 시험 감독관으로 투입돼 체력 시험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배치기 등 허용

한 시민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체력 시험 기준 관련해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철수(가명)씨는 “가슴으로 찍는 건지, 복근으로 찍는 건지 모르겠다. 감독관마다 다르며 탄마가루는 새가슴만 안 바른 것이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남녀 다른 체력 시험, 기준 같아지나?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으로 인해 여경의 체력 기준이 입방아에 올랐다. 유럽·영미권 국가에 비해 너무 낮은 기준으로 인해 현장에서 피의자를 제압하지 못했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체력 기준 상향과 동시에 물리력 사용기준을 마련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경찰청은 내년부터 경찰대학과 간부후보생 체력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개선방안은 남녀 체력기준을 높이고 남녀 격차를 줄임으로써 여성의 팔굽혀펴기 자세를 남자와 동일하게 정자세로 변경하는 등 여경 체력 기준을 높이는 데 목적을 뒀다. 이 기준은 2022년 채용 때부터 순경 공개채용 체력시험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경찰은 점차 기준을 선진국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서 “우리 체력 기준이 선진국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선진국 수준에 맞게 점점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이 경찰에게 우월감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기준도 있기 때문에 경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체력기준을 갖출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