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미당 창업주’ 안철수의 과제는?

또 철수 접고 등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선거법,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으로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이 내홍을 겪고있다. 이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자 반 손학규 진영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극심한 분란 상황서 지역위원장들이 창업주였던 바미당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근황과 입장, 돌아온다면 그에게 어떤 과제가 주어질 것인지 알아보자.
 

▲ ‘바른미래당 창업주’ 안철수 전 공동대표

손학규 지도부 체제가 당의 선순환을 위한 ‘혈류’를 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패스트트랙 과정서 보인 독선적인 행보로 ‘이해하기 힘든’ 일 처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바미당 소속 15명의 의원들이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손 대표는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른정당 출신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을 해임했다.

돌아올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손 대표 지도부가 계속해서 바미당을 제대로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당 내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로 인해 바미당의 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다.

안 전 대표은 지난 대선 실패 이후 국민의당을 창건했다. 국민의당 당 의원 출마 선언문을 통해 한 쪽에 치우지지 않는 중도를 내세우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 경험의 부재로 6·13 지방선거마저 참패하자 그는 지난 해 9월 독일 유학행을 선택했다. 지난 해 12월엔 지지자들에게 “유럽의 혁신현장을 다니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각국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는 편지를 전했다. 이후 그의 정치 복귀설이 돌기도 했지만 복귀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논란으로 인해 바미당의 존립이 위험해지자 또 다시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측근 인사에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 바미당 이태규 의원과 잘 상의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안철수계 인사로 꼽히는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당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매일 당이 어렵다는 연락이 쏟아지니 안 전 의원이 먼 독일서 당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당의 존립이 위험한 상황인 만큼 오는 9월 귀국 예정인 그가 6월에 조기 귀국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창업주의 귀국만으로도 바미당의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고 새롭게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전 대표 측은 조기 귀국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최근 측근이 국회 앞 사무실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여의도로 다시 돌아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안철수계’로 분류된 김성식 의원이 다음 원내대표 선거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안 전 대표의 6월 조기 귀국설에 힘을 보탠다. 다만 당 내홍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경우 직접 새로운 당을 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일각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안 전 대표와 함께 창당 주역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최근 공식활동을 재개한 것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타이밍과 위기관리 또는 위기대처 능력을 들 수 있다. 바미당 내부의 의견은 어떨까. 국민의당의 ‘창업주’로서, 무너져가는 창당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 손잡고 전면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당의 다수 의견이다.

9월→6월 조기 귀국설 솔솔∼
실패한 ‘새정치’ 이번에는?

당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면서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당시 통합을 반대하며 갈라섰던 민주평화당이 손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창당 주역들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우리 당 갈등 상황의 본질은 국민의당계 내부 분열이다. 국민의당 내 분열은 국민의당 대주주가 해결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바미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구심력은 계속 약해지는데 이를 다잡아줄 얼굴이 필요하다. 당 창업주가 풀어야 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창업주 안 전 의원이 다시 돌아온다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안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서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서 떨어져 나온 정치인들을 모아 새로운 당을 창당함으로써 통합의 정치를 보여줬다. 안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만 살려도 바미당의 분위기 전환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내세울 수 있는 통합 정신으로 바른미래당의 내부 분열을 다시 봉합하는 것이 급선무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 가운데)와 안철수 전 대표(왼쪽), 유승민 전 공동대표

약해진 바미당의 입지를 다시 세우는 것도 그의 과제다. 내년 총선을 앞둔 채 당 내 분열을 봉합하지 못한다면 바미당의 지속적인 존립은 어려워보인다.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취한다면 총선서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일단 ‘오월동주’의 심정으로 총선이라는 강을 건너고, 이후 다시 대선 국면서 페어플레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시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화학적 융합이 가장 필요할 때다. 그 속에서 안철수-유승민 두 전 대표의 지도력이 복원돼야 하며 그래야 외연 확장도 활발해지고 총선서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손 대표와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 안 전 대표의 당내 지분은 외부 평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뚜렷한 계파도 없고 지역적 기반도 마땅찮다. 한때 그를 맹주로 추대했던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의원들도 지금은 대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재 안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 3∼4명 정도라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전당대회서 안 전 대표 측이 손 대표를 지원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서 확실한 기반을 굳히지 못하다 보니 노련한 ‘관리인’으로서 손 대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당내 의원들과 손 전 대표의 관계 개선에 노력할 수 밖에 없을 거란 예상이다.

그냥?

유학길서 배운 것을 한국 정치에 벤치마킹하는 것도 안 전 의원에게 기대되는 과제다. 안 전 대표는 독일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유학길서 배운 기술 혁명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적용해 새 정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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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