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 모독’ 자유한국당 노림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3.18 10:25:20
  • 호수 12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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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제대로 몰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풀릴 것처럼 보였던 여의도의 날씨에 갑자기 한파가 몰아쳤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야의 대치 정국으로 3월 국회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선 의원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나 원내대표가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했을 리 없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려가고 있습니다. …힘겹게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이 나라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김정은 대변인?
묘수냐 악수냐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은 약 30분 동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평소 침착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까지 격분해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고성과 삿대질을 해댔다. 특히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민주당 의석에선 “어떻게 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그만해” “제발 표현 좀 가려하십시오” “취소해, 사과해” 등의 항의가 터져나왔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측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외신의 보도를 인용했을 뿐이라는 논리다.

지난해 9월26일 <블룸버그 통신>의 한국 주재기자가 쓴 기사(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남한의 문 대통령,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되다)를 일컫는다.


청와대는 즉각 입장을 내놨다. 지난 12일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나 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모독’을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본회의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연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해 발언 철회 및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전은 ‘윤리위 제소’로 확전됐다. 발언이 있은 다음 날 오전,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대표 발의했으며 민주당 국회의원 128명 전원이 찬성했다.

“문통은 김정은 대변인” 정국경색
실보단 득 ‘나다르크’로 급부상

나 원내대표는 격분했다. 그는 민주당의 제소 소식에 대해 “의회 헌정사상 없었던 일”이라며 “야당 원내대표 연설을 갖고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것은 국회를 같이하지 말자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징계안서 나 원내대표가 연설을 통해 국회법 제25조, 제146조 등을 비롯해 국회의원윤리강령과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국회법 제25조는 품위유지의 의무 조항, 제146조는 모욕 등의 발언 금지 조항이다. 

한국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맞제소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방해했다는 사유다. 이로써 두 달이 넘는 공전 끝에 열린 3월 국회는 개회 수일 만에 다시 파행 위기에 놓였다.
 

▲ 회색 만연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3월 국회가 안갯속에 휩싸이자 또 다른 갈등 요소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개혁입법을 패키지로 묶어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 구체적인 안들을 조속히 확정 지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쓰든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를 저지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제 개혁을 하면서 제1야당을 ‘패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의 목적이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용이라고 해석한다.

한국당은 의원 총사퇴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은 논의 구조서 빠진 채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법이 오는 12월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된다면 이 제도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차라리 의원직 총사퇴를 한 뒤 조기총선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헌정 초유의
쌍방향 제소

4선 의원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가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오히려 의도된 결과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한국당을 제외한 야권 내에서는 민주당의 과민반응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민주당이 ‘나경원 띄워주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정치 9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2일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모습을 보고 “민주당 전략은 나 원내대표를 잔다르크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령 3월 국회가 파국을 맞더라도 한국당 입장에서는 딱히 손해 볼 일은 없다. 국회가 문을 열지 않으면 부담은 여당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선거제 개혁안, 검경수사권 조정, 사법 적폐 청산 등 사법개혁, 5·18 왜곡 폄훼 처벌 내용이 담긴 5·18특별법 개정안, 유치원 3법,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변경 관련 법안 등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 이해찬·홍영표 징계안 제출하는 자유한국당

하나같이 한국당이 반대하는 현안들이다.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한국당 측은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정당이 알아서 정해주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직접 국민들께 물어보라”고 답한다. 사실상의 반대 의사다. 

시간은
한국당 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도입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공수처가 검찰·경찰의 ‘옥상옥’이 될 우려가 있으며, 상설특검법이나 특별감찰반 제도라는 대안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 외 5·18특별법 개정안, 유치원 3법,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법안 등도 한국당이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쪽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다. 국회 공백이 길어지면 대통령의 정책에도 제동이 걸린다. 당장 정부의 개각으로 개최돼야 할 7건의 인사청문회도 정상적인 진행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내각 공백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잇따라 열릴 인사청문회도 정쟁으로 파행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시간은 한국당의 편이다. 경제 악화와 미세먼지 등 최근 정부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여기에 민주당이 나 원내대표를 제소해 한국당은 여당으로부터 탄압받고 있다는 이미지까지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의 숙원과도 같은 ‘보수 단일대오’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적어도 한국당의 내부결집은 이뤄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한국당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나 원내대표에게로 달려가 그를 격려했다. 무엇보다 지난 2·27전당대회서 김진태 당시 당 대표 후보의 낙선으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태극기부대에게 큰 점수를 얻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가올 21대 총선서 이들의 지지를 표심으로 이어가려는 복안으로 읽힌다.

‘야당 탄압’ 프레임 성공
보수 단일대오 밑그림도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13일 BBS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많이 유입된 친박 성향의 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이 원하는 내용들로만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봐서는 다분히 전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대여투쟁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그는 당의 대여투쟁 목표로 ▲싸워서 이기는 정당 ▲대안을 가지고 일하는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 등을 제안했다.
 


‘싸워 이기는 정당’에 대한 세부 과제도 공개했다. 좌파독재 저지 투쟁, 문재인정권 경제실정백서위원회 출범,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이 그것이다. 이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 대북정책은 ‘가짜 평화정책’으로 규정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확실한 방향성을 보이면서 당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조사해 14일 공개한 3월2주 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포인트 오른 32.3%로 집계됐다. 4주 연속 상승이자 1개월 만에 7.1%포인트나 오른 가파른 상승세다.

지지율 1위인 민주당과의 격차도 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음 목표는
4·3재보선

한국당은 기세를 이어 4·3재보궐선거의 전승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13일 <일요시사>를 통해 “당원들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며 “격려 전화가 수시로 온다. 기세를 탔다는 느낌이다. 이대로 재보선서 좋은 성적을 내면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 당한 참패를 만회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가) 집토끼 몰이에 제대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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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