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이 겨냥한 역린 풀스토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21 10:39:40
  • 호수 1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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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만큼 참았다…내전 폭발전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비문(비 문재인)의 반격이 시작된 것일까.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계 의원들이 문재인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정권교체 이후 잠잠했던 친문(친 문재인) 대 비문의 계파갈등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비문이 겨냥한 역린(군주의 분노 또는 군주가 분개할 만한 그의 약점)은 무엇일까.
 

▲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작심하고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적했다. 지난 11일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탈원전 재검토
작심발언 토해

그는 이 자리서 “오래된 원자력과 화력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신한울 3·4호기 문제는 다시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원자력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다가올 원전 해체 시장서도 대한민국 원자력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관심을 가지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직접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원자력업계가 문정부 들어와서 탈원전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힘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권여당의 현역 의원이 정부의 핵심정책에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민주당 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전임 원내대표인 우원식 의원은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은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며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도 우 의원의 지적에 힘을 실어줬다. 사태가 자칫 여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으로 읽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이기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검토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했으며,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금 쉽게 정책을 전환하면 안 된다”고 거들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원전 문제는 사회적 공론화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정리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송 의원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5일 “화력발전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서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은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해찬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까지 나서 “석탄발전소의 대안으로 원전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는 마치 고속도로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는 것과 같다”고 송 의원을 비판했다. 여기에 여러 의원이 탈원전 논란에 가세하면서 당 내 갈등은 봉합이 아닌 확전 양상을 띠게 됐다.

문정부 상징 탈원전에 일침
당 지도부 합의사안도 지적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 15일 청와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도중에도 나왔다. 그러나 당시 문 대통령은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원전 신규 건설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때아닌 ‘순혈주의’ 논란이 불거졌다. 발단은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입당 불허 결정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두 사람에게 입당 불허가 결정된 이유는 '친문계의 반대'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 탈원전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비문(비 문재인)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의원이 나서 두 사람의 입당 불허가 민주당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과거 로마의 번영은 개방에 있었다”고 말한 박 의원은 “순혈주의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축적되면 때때로 발전을 저해할 때도 있다. 민주당은 순혈주의를 고수해야 할 것인지 개방과 포용을 해야 할 것인지 겸손하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의원도 “이용호, 손금주 의원의 입당을 불허한 근거가 순혈주의 때문인지 우려된다”며 거들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정성호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 정수를 360명까지 늘리자는 주장이 거세지만 지금 국회 현실을 보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며 “의원 250명 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홍 원내대표가 도입에 ‘원칙적 합의’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 민주당 지도부가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협상 중인 사안이다.

앞서 한마디씩 내놓은 박영선(4선)·송영길(4선)·우상호(3선)·정성호(3선) 의원은 민주당 중진 의원이자 비주류인 비문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당청 입장과 다른 목소리를 내자 문 대통령의 당선 이후 독주하던 친문계에 대한 비문계의 반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발언권 있는
중진 나섰다

문정부 3년 차에 비문계 중진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이에 정치권은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거론하고 있다. 집권 3년 차에 들어서면 당청 사이에 불협화음이 커진다는 속설이다.

역대 정권은 예외 없이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겪은 바 있어 속설이지만, 법칙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명박정부는 집권 3년 차였던 지난 2010년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가 세종시 수정안에 이견을 보이면서 극렬 대치했던 바 있다.

박근혜정부 3년 차였던 지난 2015년 최고의 키워드는 ‘배신의 정치’였다.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은 국회 대표연설에 나서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일침을 날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 대통령은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고 사실상 유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내놔 큰 파장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역대 정권서도 집권 3년 차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이에 따른 구심력 약화 현상은 반복돼왔다. 문정부 집권 3년 차인 올해도 상황이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서 “정부 정책이 수립되면 ‘원팀’이 돼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하루가 지난 뒤 송 의원은 문정부 탈원전 정책과 배치되는 발언을 내놨다. 
 

▲ 이용호·손금주 무소속 의원의 입당 불허에 대해 우려 입장을 나타냈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해찬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서 “인위적 이합집산은 없다”고 말하고 이틀이 지난 15일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순혈주의 논쟁에 불을 지폈다. 

즉 집권 3년 차에 원심력이 구심력을 앞서는 현상이 현 민주당 내부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은 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과 다가올 21대 총선의 상관관계를 언급한다.


3년 차 징크스
왜 이런 일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 1년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최근의 반등세도 1주 만에 하락세로 꺾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4∼16일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17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결과, 지지율은 49.4%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0.2%p 하락한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1대 총선은 2020년 4월에 열린다. 올해 농사가 사실상 선거 결과를 좌지한다고 보면 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비문계 입장서 공천 적신호이자 주류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명분이다. 

비주류는 총선서 언제나 ‘컷오프’ 대상에 오를 우려를 안고 있다. 대통령 입장서 집권 반환점을 넘긴 시점에 당정청의 합의된 메시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메시지에 혼선이 생길 경우 레임덕에 걸려 집권 후반부에 대통령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문도 이 같은 정치공학을 잘 알고 있다. 때마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2년 차 중반 때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50% 이하로 진입했다. 비문 입장에선 회생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역린은 ‘탈원전’이다. 탈원전은 정계·재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서명 참여자가 이미 3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13일 서명운동이 시작되고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비문계 입장에선 탈원전이 도박을 걸어볼 만한 ‘빅 카드’인 셈이다. 여기에 탈원전을 반대하는 야권의 든든한 지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관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론화와 탈원전 정책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추진한다.

목소리 높이는 비문, 왜?
계파 역학관계 뒤바뀌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 예쭝광 대만 칭화대 교수를 초청해 가진 조찬간담회서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공론화 과정 없이 중단돼 매몰 비용이 적게는 4000억서 많게는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졸속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 탈원전 반대 서명을 30만명에게 받았는데 이제는 바른미래당 등과 함께 국민 공론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정부의 국가 에너지 정책 철학·기조가 바로 서 있지 못하다”며 “공론화와 국민투표를 위한 범사회적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당은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전환할 시 그 내용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 하는 에너지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의 중점 법안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수 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뿌리가 같은 민주평화당도 탈원전 정책 재검토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평화당의 최대주주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 15일 송 의원의 발언을 지지한다며 “이러한 소신을 대통령 정책에 반하더라도 밝힐 수 있는 문정부가 돼야 성공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도 지난 17일 “송 의원의 발언을 지지한다”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형구 수석부대변인도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며 “송 의원의 발언에 당내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거들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내 비주류인 비문계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은 ‘친문 대 비문’의 계파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여러 차례 계파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선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정치권의 키워드는 ‘친문패권주의’였다. 그해 안철수 전 의원은 친문패권주의에 반대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안철수 신당을 창당했다. 박지원·주승용·김동철·문병호·황주홍·유성엽 의원 등 친문패권주의 반대에 뜻을 같이하는 호남 국회의원 다수가 안철수 신당으로 넘어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친문패권주의라는 단어는 올해 또다시 등장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지난 14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 “친문패권주의에 대한 경고”라며 “비핵화·일자리·탈원전 등 문정부의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김 이사의 말을 국민 대다수는 찬동할 것”라고 평가했다.

주류·비주류
바로 바뀔까?

반면 비문계 중진들의 목소리 내기를 친문 대 비문의 대립 구도로 보는 시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문이 문정부 집권 3년 차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는 해석은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비문계의 한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15일, 순혈주의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총선승리 단 하나뿐”이라며 “지금 논란도 고언을 하는 과정서 불거진 것이지 총선모드로 전환되면 원팀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탁금 1위 정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지난해 국민이 기탁한 정치자금 20억5000여만원을 여야 각 정당에 지급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가장 많은 기탁금을 받은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6억40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 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서 바른미래당이 4억6000만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각각 1억2000만원, 민중당이 4000만원, 대한애국당이 100만원을 지급받았다.

2017년에는 한국당이 1위였다. 당시 한국당은 12억9000만원을 받았다. 1년 새 기탁금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당시 2위였던 민주당은 12억6000만원을 지급받았다. 민주당 역시 1년 새 기탁금이 반 토막 났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탁금을 낸 국민은 총 2만2054명이었다. 이 중 99.8%에 해당하는 2만2013명이 10만원 이하의 소액 기탁자였다. 특히 4분기에 한 해 기탁금의 대부분인 20억700여만원이 모금됐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정치자금 기탁금도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탁금은 연말정산 시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된다. 10만원 초과 시 해당 금액의 15%, 3000만원 초과 시 2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탁금은 국민이 선관위에 기탁하는 정치자금이다. 국회의원후원회나 중앙당후원회 등에 기부하는 정치 후원금과 다르다.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 등 국민 누구나 기탁금을 낼 수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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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