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가상화폐·노정부 바다이야기’ 평행이론 내막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2.24 10:46:23
  • 호수 1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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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꼴이 묘하게 빼박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레임덕의 신호일까, 개인의 일탈일까. 문재인정부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검찰수사관) 사태로 신음하고 있다. 김 수사관의 폭로는 정부·여당의 핵심 인사들을 겨냥했다. 그중 올해 초 참여정부(노무현정부) 인사들의 가상화폐 투자 동향을 파악했다는 폭로가 눈에 띈다. 청와대는 해명 도중 ‘바다이야기’를 언급했다.
 

“제2의 바다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보내면서 한 말이다. 당시 가상화폐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할 필요성이 있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가상화폐 투기가 과열되며 범죄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심지어 참여정부 관련자들이 가상통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풍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BH가 직접
동향 파악

앞서 김 수사관은 <조선일보>를 통해 “지난해 말 비트코인(bitcoin) 등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여부를 두고 국민 여론이 들끓었을 때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참여정부 인사들의 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씨, 변양균 전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 동향 파악 대상자의 실명까지 공개됐다. 즉 참여정부 당시 고위 공직자 및 가족들까지 그 대상이었다는 뜻이다. 김 수사관은 이들의 가상화폐 투자 동향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의 지시로 동향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 비서관은 복수 언론사와의 인터뷰서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반부패비서관실은 가상화폐 보유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피해대책 수립에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입장이다.


가상화폐 투기 광풍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불었다. 이 기간 ‘일확천금’을 노리고 가상화폐 투자에 ‘올인’하는 사람도 있었다.

문정부는 가상화폐 규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28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서 상황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를 강제 폐쇄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정치권은 가상화폐 붕괴가 향후 문정부의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 예견했다. 가상화폐가 제2의 바다이야기라는 얘기는 이때부터 나왔다.

참여정부 인사 가상화폐 보유 조사
전 감찰반원 폭로에 청와대 화들짝

이렇듯 별개의 두 사건이 동시에 거론되는 이유는 서로 묘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는 지난 2004년 말 ‘파친코 머신’을 차용한 사행성 게임이다. 도심 유흥가는 물론 골목 안까지 점포가 들어왔다. 2006년까지 게임기 4만5000여대가 팔리는 등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회 전반에 한탕주의가 만연하자 2005년 말부터 게임의 사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은 물론 자살자도 속출했다. 여기에 당첨 내용을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혼란이 일었다. 보다 못한 참여정부는 점포를 없애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한탕주의의 만연으로 사회 불안이 발생해 정부가 규제에 나섰다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두 사건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정부 내부 인사가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참여정부 집권 4년 차에 정권 실세들이 바다이야기에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이를 집중 공격했다. 그러던 중 국세청 출신 권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모친이 경품용 상품권 업체의 지분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가·관가는 물론 폭력배까지 연결됐다는 의혹으로 번지면서 해당 사건은 정권을 흔드는 게이트로 비화됐다.

묘한 기시감
어디가 닮았나

나경원 당시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서 “‘오염된 바다’가 단순한 정책 오류를 넘어 ‘정(가)·관(가)·폭(력배)’ 세 축이 돈과 이권을 주고 받아온 권력형 도박 게이트란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을 최측근서 보좌하는 행정관의 경품용 상품권 업체 지분 보유와 발행업체 선정 개입 정황, 상품권 업체 대표의 남편이 막강 권력기관인 국세청 직원이란 점, 여권 실세들을 등에 업은 조직폭력배의 상품권 유통망 장악 등 검은 커넥션이 그런 상황을 예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역시 정부 내부 인사가 연루돼 이득을 챙긴 사건이 발생했다. 문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에 관여했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직원이 대책 발표 직전 가상화폐를 매매해 시세차익을 본 것이다. 금융 당국은 직원들에게 가상화폐 거래 금지령을 내렸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후였다.

문정부 인사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당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정부가 지난 (1월)15일 오전 9시에 가상화폐 관련 엠바고 보도자료를 공지하고 9시40분에 엠바고를 해제했다”며 “이 40분이 작전시간으로, 시간대별 시세 변동을 분석해보면 엠바고 해제까지 시세차익이 큰 폭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정부 인사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많이 참여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이런 가운데 금감원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자 이익을 챙기는 사건이 적발된 것을 보면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가 결코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 ▲발언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바다이야기는 참여정부를 모태로 한 현 정부의 트라우마다. 한명숙 당시 총리는 “사행성 오락을 바로잡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방송에 나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어수선한 BH
칼 빼들어

청와대는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강조한다. 반면 보수야권은 이를 현 정부의 민간인 사찰로 본다.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씨, 변양균 전 정책실장 등은 김 수사관이 동향을 수집할 당시 이들의 신분이 민간인이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박관천 사건’ 당시 비서실의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고, 후보 시절에는 불법사찰을 막겠다고 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적폐청산을 강도 높게 수사하겠다라고도 했다”며 “앞에서는 칼을 들이댔지만 뒤로는 청와대 감찰반원이 민간인 사찰을 하면서 새로운 적폐를 쌓아가는데 ‘내로남불’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박관천 사건과) 다르지 않다.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며 “한국당은 이 사건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조속히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이 부분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운영위는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한다.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미 인사검증 실패, 민정수석실 소속 직원들의 불법 행위, 특감반 관련 논란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진 조 수석을 반드시 경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김도읍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특감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한탕주의→사회혼란→정부규제
내부정보 이용해 부당이득 챙겨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미꾸라지’라느니,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느니,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요청하겠다’느니, 진실 규명의 성실한 노력보다도 내부고발자에 대한 모욕과 엄포에 총력을 쏟고 있다”며 “국민의 의문을 깔아뭉개거나 동문서답만 할 게 아니라, 앞뒤 맞는 설명이든 해명이든 제대로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수집을 사찰로 규정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런 것(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수집)을 민간인 사찰이라고 한다면 무엇으로 정책을 만들 수 있겠나”라고 야권의 공세에 즉각 반박했다.
 

▲ 청와대

김 대변인은 추후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통해 민간인 사찰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를 전달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8년 7월24일 판결서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공무원이 법령에 규정된 직무 범위를 벗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평소의 동향을 감시·파악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개인의 집회·결사에 관한 활동이나 사생활에 관한 정보를 미행·망원활용·탐문채집 등의 방법으로 비밀리에 수집·관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민간인 사찰?
“절대 아냐”

김 수사관의 폭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흔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하고 20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12월3주차 국정수행 평가’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내린 46.5%로 집계됐다. 이는 취임 후 최저치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참여정부 말기를 뒤흔들었던 바다이야기 사태가 재연되려는 조짐이다. 이에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김 수사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엄중 대처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특감반 비위 문제와 관련해 조국 민정수석에게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과기부 사무관 만취 추태 전말

국회 본관 앞에서 술에 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무관이 현금을 뿌리는 소동을 벌였다. 지난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께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 밑에서 과기부 내 서울 지역 전파관리소 소속 사무관 이모씨가 주취상태로 외투를 벗고 조끼만 입은 채 소리를 지르면서 현금 5만원권 20장가량을 뿌렸다.

이모씨는 1분 뒤인 9시46분께 국회경비대의 제지를 받고 9시54분께 외곽 3문으로 퇴장했다. 국회경비대 측은 현장에 떨어진 돈을 모두 회수해 A씨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씨는 폭력 등 범법행위는 저지르지 않아 경찰에 입건되지는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이모씨가 국회 내 마땅한 흡연 장소가 없어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지구대 관계자는 “신고 들어온 건이 없다”며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도로에 돈을 뿌려서 교통을 방해하는 등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서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와 관련 “해당 사무관은 본청 소속이 아닌 서울 지역 한 전파관리소 사무관으로 병가를 내고 질병치료를 받아 오던 중 소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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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