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노출의 계절’ 대학·직장 내 성추행 천태만상

"발기한 성기로 엉덩이 비비고 강제로 뽀뽀했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지난 19일 시아버지가 부엌에 있는 며느리를 격려 한답시고 엉덩이를 다독거려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분명 둘의 입장은 확연하게 달랐지만 며느리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해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A 교수가 10년 가까이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되는 사건도 잇따라 발생했다. 왜 자꾸 이런 성범죄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권위를 앞세워 약자에게 행하고 있는 다양하고 치졸한 성추행 실태를 낱낱이 들여다봤다.
 

최근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유모(28·여)씨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회사 측에 신고를 했지만 별 다른 방책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신고 이후에 자신의 입장이 더 난처해져 직장 다니기가 힘들다는 얘기였다. 그녀는 겨우 일반사원이었고 성희롱사건의 가해자는 차장급의 두 상사였다.

그들은 유씨에게 일을 가르쳐준다는 핑계로 허벅지에 손을 얹고 더듬는다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과도한 신체접촉을 일삼았다. 이에 그녀는 회사에 고발을 했고 두 상사의 성희롱 사건은 본부장·상무 등 임원들 귀에까지 들어가 확실한 경고와 대안을 기대했다. 그러나 회사는 업무의 스킬이 탄탄한 두 상사의 손을 들어줬고 유씨는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말 잘 들어야
사회생활 편해

직장 내 상사가 남용하는 성추행은 정말 빈번하다. 오히려 모범을 보여야 할 공기업의 행태가 더 가관이다. 공사에 다니는 조모(32·여)씨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있는 회식자리 때문에 골치가 썩는다고 호소한다.

그녀는 "상사들은 마치 회식자리가 기회라고 생각한다. 술에 조금만 취해도 성적인 발언이나 질문을 자주한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와는 어디까지 갔나?' '남편이랑 최근에 언제 관계를 맺었냐?' 등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질문들을 서슴없이 한다. 또한 허리를 감싸거나 등에 손을 얹어 더듬기도 하고 회식자리에 있는 여사원들의 외모에 '점수매기기'를 하며 자기네들끼리 히히덕거린다"며 치가 떨리는 그 현장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서울 내 정형외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모(26·여)씨는 의사들과의 회식자리마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신이 다니는 병원장의 행패에 치가 떨린다며 경험담을 알렸다. 내용은 이렇다.

"회식 때는 기본적으로 블루스는 춰야하고 원장은 술만 마시면 엉덩이 가슴, 허리 등을 떡 주무르듯이 만진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사랑한다'고 귀에 속삭이며 볼에 기습적으로 뽀뽀도 한다. 그리고 다른 남자의사는 성적 농담을 노골적으로 하는데, 심지어 과일안주를 먹을 때도 '왜 큰 걸 먹냐? 큰 게 좋냐?'면서 수치심을 준다. 병원생활은 좋은데 문란한 회식문화 때문에 그만 다녀야 할 것 같다"

 

"귀여워해주는 줄 알았는데 점점 수치감"
군대·공기업·병원·학교 등 장소도 다양해

이런 성추행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은 비단 직장 내 뿐만이 아니다. 오래 전 유방암 검사를 이유로 한 병원에 방문한 김모(33·여)씨는 담당 할아버지 의사에게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의 행동이 조금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 의사는 유방암 검사를 한다며 젤을 바르고 초음파 검사를 하기 이전에 무작정 김씨의 가슴을 더듬었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던 의사를 보며 그녀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지만 당시 어린 나이였던 탓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냥 나와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례로 20대의 임모씨는 물리치료와 스트레칭을 받기위해 정기적으로 정형외과를 방문했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어느 날 퇴근 후 스트레칭을 받을 때였다. 치료사는 그녀의 옷 속에 손을 넣어 가슴을 문질렀고 급기야 그녀의 손을 자신의 중요부위에 일부러 닿게 하는 등의 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병원 측은 도리어 그녀에게 "모르는 일"이라며 역정을 냈고 "신고하려면 신고하라"며 적반하장인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임씨는 항의문제로 다시 해당 병원을 방문했지만 자신에게 치욕을 줬던 치료사는 이미 병원을 그만둔 상태였다.

대학교도 예외로 볼 수는 없다. 현재까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는 교수의 제자 성추행사건과 선배가 후배에게 가한 강제추행사건 등은 말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가 됐으니 말이다.

여성환자 더듬는
'엉큼한 의사'

의대생 집단 성추행사건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고려대는 그 후 대학 내 교수까지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하며 '성추행 대학교'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워지게 됐다. 일명 'H교수 성추행사건'이라고 불렸던 이 사건은 H교수가 한 30대 대학원생을 상대로 허벅지를 쓰다듬고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는 등 노골적인 신체접촉을 가했고 술자리에서 역시 진한 스킨십을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논문을 검토해주겠다며 모텔로 유인하는 등의 희롱을 해 여제자에게 수치심을 안기기도 했다. 그 학생은 남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해당 교수를 고발했지만 아직까지 쌍방 간의 진실공방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학점을 잘 주겠다는 이유로 수년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연구실이나 술집에서 강제추행을 저지른 중앙대 교수가 적발?해임됐다. 그는 약 10여 년 동안 제자들을 은밀히 불러 강제 입맞춤, 치마 안에 손을 집어넣거나 가슴을 만지는 등의 악랄한 추행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점들이 사실로 드러나자 그 교수는 곧 해임됐다.

부산의 모 대학에서도 학교 대자보를 통해 C교수를 고발하는 내용을 낱낱이 공개했다. 거기엔 "C교수가 지난달 8일 술집에서 한 여학생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몸을 더듬고 입을 맞추려 하는 등 성추행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는 수업시간에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많이 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대학 내 성추행은 MT나 동아리, 술자리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신입생 이씨는 MT에 갔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임을 시켜 곤욕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녀선배 할 것 없이 무작정 술을 마시게 한 뒤 게임에서 지면 남녀 신입생들끼리 뽀뽀를 시킨다. 일명 '전화번호 키스'라고 해서 상대 얼굴을 키패드라고 생각한 후 자기 전화번호를 입술로 찍는 형식인데, 남자친구 있다고 거절했다가 부당하게 기합까지 받게 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권위 남용해
입 맞추고 더듬고

한편 대학교 내에서 교수와 제자 사이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자신의 권위를 악용한 사례도 있었다. 작년 12월 서울의 모 시립대에서 청소를 하는 60대 여성 A씨가 휴게실에서 청소관리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씨가 잠깐 잠든 사이 관리자는 몰래 휴게실로 들어와 가슴을 만졌다고 한다. 하지만 관리자는 곧바로 “단지 깨우기 위한 제스처였다”고 둘러대며 상황을 종료시켰다는 후문이다.

지난 15일 부산에서는 어학원 강사가 여중생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해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어강사로 근무하는 40대 남성 김모씨는 낮 12시 한 공원에서 학원제자인 D양에게 술을 마시게 한 후 인근 화장실로 끌고 가서 강제 추행했다. 그는 D양에게 영어 과외를 시켜주겠다며 자연스럽게 유인한 다음 범행을 저질렀다.

권위를 성적으로 남용하는 행위는 군대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엄격한 규율로 이뤄진 조직 내에서는 더더욱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지만, 성비율이 크게 차이나는 군 조직은 어쩌면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 데도 쉬쉬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육군 모 부대에서는 현역 준장 K씨가 부하 직원들과 회식 이후 노래방에 갔다. 그 자리에 여군 A 하사도 동석했는데 술에 취한 K 준장이 그녀를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시도했다. 이에 A 하사는 K 준장을 성추행혐의로 고소했다가 곧바로 검찰에 소취하의 뜻을 밝혔다. 이후 이 사건은 군의 개입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추행으로 시작해 강간으로 번지는 성범죄
회식=술 문화에 찌든 대한민국, 해결책은?

일명 '수방사 여군 성폭행'이라고 불리며 부하 여군을 찜질방에서 성추행한 이모 소령이 구속된 사건도 있었다. 이 소령은 부대행사를 마친 뒤 부하 직원들과 경기도의 모 찜질방으로 놀러갔고 한모 하사를 따로 불러내 성추행했다. 그는 잠을 자다 자신 옆에서 누워있던 한 하사의 가슴을 더듬고 다른 신체의 일부를 더 만지는 등의 추행을 범했다. 또 이튿날 업무차 자신의 방을 찾아온 한 하사를 상대로 강제추행을 시도했던 혐의도 받았다.

대부분의 성추행은 지위가 더 높은 남성이 권위를 앞세워 힘없는 부녀자를 상대로 저지르는 사건이 많았다. 그런데 군대라는 조직세계에는 남성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동성 간의 성추행과 성폭행도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 내 남성 간 성범죄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지속적인 범죄가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서열을 중시하는 군대의 보수적인 형태의 조직사회에서는 성범죄의 피해를 입는다 해도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다.

같은 부대 동기의 성추행 사례를 얼핏 들었다는 장모씨는 "동기 중 예쁘장한 애가 있었다. '사회 나가면 여자한테 인기 좀 많겠구나' 했는데 어느새 고참이 걔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자신의 직위가 더 높다는 것을 이용해 수시로 동기한테 다가가 ‘만지고 껴안고 뽀뽀하면서 애정을 표현했는데 나중에 성기까지 만지더라'고 말하며 수치심에 몸서리를 쳤다"고 말했다.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까지 넘보는

이같이 성범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회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특히 권위의식에 젖어있는 고위층의 성추행 사례는 지금 언급했던 것보다 더 추악하고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성범죄에 관련된 처벌은 매우 미약하고 가해자가 고위층일수록 처벌도 솜방망이 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류구조가 남녀로 나뉘어져 있는 한 성범죄는 어쩌면 불가피한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범죄는 살인만큼 악독하고 피해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에 범죄수위에 맞는 강력한 처벌법이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loxloxlox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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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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