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돈기업’ 한국타이어, 특별한 세무조사 막전막후

의혹 백화점 제대로 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특별 세무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조사기간이 부족했던지 국세청은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했다. 제대로 털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벌써부터 재계에선 검찰의 고발 전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 배경을 확인했다.
 

▲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

 

업계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실시한 특별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조세범칙조사의 성격에 비춰 검찰 조사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전선 확대
관심 집중

검찰 고발을 전제로 하는 조세범칙조사는 일반세무조사(특별세무조사 포함)와 성격이 다르다. 조세범칙조사는 조사 대상의 명백한 세금탈루 혐의가 포착됐을 때 실시한다. 이른바 ‘세무사찰’로 불리는 조세범칙조사는 이중장부, 허위계약 등 부정한 방법을 통해 조세탈루가 의심되는 자에게 조세범처벌법에 의거·처벌하기 위해 실시한다. 조세범칙조사로 전환됐다는 소식만으로도 재계가 수군거릴만하다.  

한국타이어 측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인데 답변을 한다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면서도 “국세청 측으로부터 조세범칙조사 전환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의혹이 해소될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경우 이명박(이하 MB) 전 대통령과의 사돈기업으로 유명한 터라 더욱 관심이 높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MB의 셋째 딸 이수연씨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과 2001년 혼인하면서 MB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타이어그룹에는 ‘MB 사돈 기업’이라는 별칭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공교롭게도 한국타이어와 MB 측은 최근 비슷한 시기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MB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이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장 처음 있는 일이다. 사돈기업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나란히 받게 된 것.

국세청이 국제거래조사국 요원을 투입한 것을 두고 MB의 역외탈세 혐의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슷한 시기 미국 연방국세청(IRS)이 MB와 그의 아들 이시형씨에게 소환장을 발부한 바 있어 역외탈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MB와 관련된 기업들이 하나둘씩 국세청 세무조사에 들어가자 그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기업들은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7월부터 시작한 특별조사 기간 연장
제대로 마무리?…‘비자금’ 판 키우나

그중 ‘MB 사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한국타이어 역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특별세무조사에서 한 차례 조사기간이 연장되자 조사 범위가 전 계열사로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역외탈세 관련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MB와 마찬가지로 역외탈세와 관련해 국세청과 악연이 있는 기업이다. 문재인정부는 역외탈세에 대한 강력한 감시를 예고한 터라 한국타이어 역시 세무당국의 강한 검증은 불가피하다.


한국타이어는 2003년 국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운용해 국세청에 80억원가량의 탈루세금을 납부했다. 
 

<한겨레>의 ‘한국타이어도 역외탈세…형제그룹 효성과 ‘닮은꼴’ 제하 기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1996년 조세 회피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역외펀드를 통해 4100만달러(당시 환율로 3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은 뒤 일본계인 요코하마가 내놓은 자사 주식 76만주(13.2%)를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해 매입했다. 

역외펀드가 1998년 말 기존 채권 상환을 위해 신규 채권을 발행했는데 계열사들이 은행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해 채권을 사들이도록 했다.

한국타이어는 1998년 하반기 이후 100억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 10분의 1 액면분할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사이 역외펀드는 주식을 되팔아 12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한국타이어는 주식 차익을 회사 장부에 반영하지 않고 3년간 자금을 운용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비자금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2002년 2월까지 기업들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모든 역외펀드를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는데도, 시한이 5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신고했다. 

“진행 중”
통보 없어

한국타이어는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으며 2003년에는 국세청에 80여억원의 탈루세금을 납부했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서 “역외펀드는 요코하마가 내놓은 회사 주식을 자사주 규제 때문에 사들일 수 없어 불가피하게 만든 것이고, 조양래 회장이 사익을 취한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기술제휴를 맺고 있던 요코하마가 보유한 자사주가 두 회사가 갈라서면서 매물로 나와 매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자사주 관련 규제로 직접 매입할 수 없어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했다는 취지였다. 역외펀드 신고 시한이 지난 뒤 신고한 점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라며 금융당국의 지도를 받아 한국타이어의 자산으로 계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해외 부동산이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의문이 드는 대목이 있다. <선데이저널> 편집인 안치용씨에 따르면 MB의 사위 조현범 사장은 ‘브라이언 현 조’라는 영어 이름으로 1990년 8월30일 하와이 마우이 콘도를 36만5000달러에 매입했다. 주소지는 하와이 마우이의 와이리아 아라누이드라이브 3300번지, 21C호였다.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은 조 사장이 이 곳을 매입한 시기가 해외부동산 취득이 전면 금지된 시기라는 점이다. 조 사장의 친형이자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총괄부회장 역시 같은 해 9월4일 하와이주 마우이의 하라마스트릿 1794번지에 위치한 단독주택 1채를 매입했다. 

매입가는 121만달러였다. 당시 조 사장과 조 부회장의 나이가 각각 18세, 20세인 점을 감안하면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3개월 뒤엔 조 회장의 부인 홍문자씨가 영어 이름인 ‘낸시 문 조’ 명의로 콘도 1채를 매입했다. 조 회장은 1990년 12월18일 80만달러에 40평 규모의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베이빌라 24B 1-2호를 매입했다.

안씨가 매입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매입자인 홍씨의 이름은 ‘낸시 문 조’로 기재됐으며, 조 회장은 ‘챨리 조’로 나왔다. 또 매입계약서상 낸시 문 조의 주소지는 조 사장이 그해 말 8월에 구입한 콘도로 돼있었다. 홍씨는 이 콘도의 지분 50%를 1990년 12월31일 조 사장에게 0달러에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 한국타이어 사옥

안씨는 “80만달러에 매입한 콘도의 지분 절반인 40만달러 상당을 차남에게 무상증여했다. 한국 정부 몰래 불법 매입한 콘도 지분을 무상증여했으니 정부에 증여세를 내려야 낼 수 없었다”며 당시 증여는 명백한 불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해외부동산 매입은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5월20일 하와이 마우이의 라히이나 카팔루아 아이언우드레인 64호를 216만5000달러에 사들였다. 

안씨는 “이 당시도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전면 금지된 시절”이라며 불법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전방위 압박
각종 논란 해소?


조 회장의 큰딸 희경씨도 해외부동산 매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소지는 5611 카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 호놀룰루였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씨는 2009년 5월19일 472만5000달러에 이곳 부동산을 매입했다. 안씨는 “조씨가 매입한 시기는 투자용 해외부동산 매입이 허용된 시기지만 조 회장 일가의 불법매입 사례를 볼 때, 국민정서상 용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안씨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 회장은 64아이언우드레인 주택의 재산세 청구 주소를 56 밀브룩서클 놀우드 뉴저지, 담당자를 조희경으로 기재했다. 이곳은 2004년 7월28일 125만달러에 매입했으며 건평이 약 130평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도 부동산 매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750만달러 상당의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콘도는 지난해 11월 완공된 하와이 호놀룰루 1108 아우아 히스트릿 소재 38층 규모다. 조 회장은 지난 4월11일 해당 콘도 3700호를 749만9000달러에 매입하고 닷새 뒤(4월16일) 소유권 등기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해외 부동산 매입을 두고 불법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하지만 국내 자금이 외국으로 반출되기 때문에 더욱 강도 높은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정부들어 관심이 높아진 일감 몰아주기 이슈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타이어에는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뒷말이 나올 법한 계열사가 다수 있다. 대표적인 계열사가 시스템관리 및 시스템통합 서비스 제공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엠프론티어다. 2000년 8월 설립된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 

이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24%,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24%, 조 회장 장녀 조희경씨 12%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이 100%에 달하는 셈. 

MB와 나란히 조사 왜?
역외탈세 악연 재조명

엠프론티어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지난해 653억541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506억2300만원이 일감 몰아주기로 올린 매출이다. 전체 매출의 77.45%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엠프론티어가 조현식·현범 대표이사의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신양관광개발 역시 공정위의 사정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양관광개발은 1982년 12월18일 설립돼 건물 및 시설관리용역과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양관광개발 지분은 조현식 대표이사가 44.12%, 조현범 대표이사가 32.65%를 가지고 있다.

이외 조희경씨와 조희원씨가 각각 17.35%, 5.8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의 자녀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오너 일가 개인회사로 봐도 무방하다. 신양관광개발은 지난해 153억7656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계열사와의 거래는 23억8157만원 수준, 내부거래 비중은 15.4% 수준이었다.

오너 일가 사익편취와 관련된 부분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검증 대상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은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아 상표권 수익료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상표권 수익 비중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 903억원 가운데 479억원을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수익을 올렸다. 매출 비중은 5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하림(58%·22억원), 코오롱(58%·306억원), 한솔홀딩스(53%·13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비중이지만 절대적인 액수는 이들을 웃돌았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 가운데 0.75%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이는 20개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저 수준인 세아홀딩스(0.06%)에 견줘도 0.69%포인트 높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다.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73.92%에 달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정했고 브랜드 가치가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고발 
가능성 고조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의 경우 MB 사돈기업이라 MB와의 세무조사와 함께 눈길이 모아지는 것”이라며 “일각에선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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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