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문 지지율 반등책 관전포인트

거품 빼면 30%…이마저도 무너질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초기와 다른 모양새다. 취임 초기 80%를 웃돌던 지지율은 50%선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곧 국정 동력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새해를 목전에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 지지율이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가시적이지 않다. 지지율은 50%선 아래로 추락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 역시 함께 하락했다. 정부와 여당을 둘러싼 악재는 결정적이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토론회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내려갔다. 거품 지지율을 빼면 사실상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창대
돌파구 어디?

문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있다. 5년 단임제서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로 역대 모든 정부가 이 시기에 흔들리면서 정국 주도권을 지키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동력 상실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지율 반등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외교로 특히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이벤트는 지지율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남북은 지난 4·27판문점회담를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중간에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당시 진행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남북관계 개선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이틀 간(4월30일, 5월2일) 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5월3일 발표한 주중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8.3%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8.3%p 상승한 수치다.

지난 5월26일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5월28∼30일)를 실시해 지난 5월31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1.8%였다. 전주 대비 0.7%p 하락했다. 당시 2차 남북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선언 이후 비밀리에 진행, 깜짝 발표됐다. 또한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던 때였다.

취임 초 압도적 지지율 갈수록 휘청
남북 관계 회복민심 소방수 역할

이후 6·12북미정상회담이 재개 됐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했다. 동일한 기관이 tbs 의뢰로 이틀 간(6월11∼12일) 조사해 지난 6월14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5.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2.8%p 상승한 수치다. 1차 북미정상회담의 기대와 성사 결과가 빚은 결과였다.

평양정상회담(9월18∼20일) 역시 지지율에 기여했다. 같은 기관이 tbs 의뢰로 조사(9월17∼19일)를 실시해 지난 9월20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9.4%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6.3%p 상승했다. 8월 1주차부터 9월 2주차까지 내리 하향세를 그리다 급반등한 것이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비밀리에 진행된 2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외하고, 남북관계의 진전과 이벤트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호재로 작용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효과’를 톡톡히 봤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앞으로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벤트가 예정돼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내년 1∼2월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평양정상회담서 연내 서울 답방을 공식화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은 건 전무하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시기와 장소 등이 여러 곳에서 점쳐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기자회견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방남을 내다봤다. 홍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남북 개선
효과 톡톡

그러나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은 현재 힘을 잃고 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올 연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서도 연내 답방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부가 줄타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결정된다면 향후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일정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동시에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그간 대북 이벤트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를 놓치려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요인도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인사 논란과 맞닥뜨리고 있다.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코레일 오영식 전 사장이다. 

오 전 사장은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전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초기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 전 시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 캠프서 활동하기도 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lt;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gt;

주목되는 점은 오 전 시장의 철도 분야 경력이다. 오 전 시장은 관련 경험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다. 당시 야당은 오 전 시장의 전문성 결여를 지적했다.

논란의 결정타를 날린 건 오 전 사장의 사고 이후 첫 브리핑이었다. 오 전 사장은 사고 직후인 지난 8일 탈선 원인을 ‘기온 급강하에 따른 선로 상 문제’로 추정했다. 그러나 당시 기온은 선로 이상을 야기할 만큼 낮지 않았다. 또 KTX 선로는 영하 20도를 견딜 수 있는 소재로 시공된다.

탈선 사고를 비롯해 오 전 사장 취임 이후 크고 작은 철도 사고와 운행 장애가 발생했다. 오 전 사장에 대한 비판과 공분이 거세진 까닭이다.


이번 사고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소집됐다. 오 전 시장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실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회의 직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책임회피라는 지적과 비판이 이어졌다.

오 전 사장을 시작으로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 논란에 불이 붙었다. 캠코더란 문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권, 운동권 인사들이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요직을 차지하는 것을 두고 만들어진 신조어다. 

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내각 전반에 제대로 된 사람을 앉혔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연말 청와대·각료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코더 인사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은 공공기관으로 뻗쳐 나갔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정권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장을 ‘보은 인사’로 임명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익성과 공공성이 강조되는 공공기관에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들이 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공공기관에선 크고 작은 사고와 잡음 등이 발생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 전 사장을 비롯해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모두 문 대통령과의 인연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치권 출신이다.

캠코더 논란
낙하산 참사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오 전 사장의 사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능력도 부재, 양심도 불량인 낙하산 인사의 최후”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문 대통령께 요구한다. 국가 곳곳에 산재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당 내에서도 낙하산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12일 KBS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 낙하산 인사 지적에 대해 “정말 잘못된 낙하산이라면 현 정부라도 빨리 바로잡고, 사퇴하고, 문제를 삼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의 지속성과 인사 문제 수습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경제성과를 빼놓고는 말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서 “거시적 측면서 지표들이 견고할 수 있다”면서도 “양극화와 소상공인, 자영업의 어려움은 해결되지 않았다. 조선·자동차·철강 등 전통적인 산업이 위기를 맞은 지역은 더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

문 대통령 스스로 최근 민생 경제 악화에 대해 진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용노동부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묻기도 했다. 그간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상승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부작용이 곳곳서 제기됐지만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두 차례 인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저임금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현장서 체감해 보니 어떤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른가”라고 물었다. 사실상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게 되면서 최저임금 결정이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서 “고용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의 평가는 아주 엄중하다”며 “정부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내년부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적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기존 정책에 대한 수정 가능성도 과감하게 내비쳤다. 

캠코더·낙하산 인사쇄신 여론 높아
‘문제는 경제’ 회복에 사활 걸까

김수현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으로 구성된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홍 부총리는 지난 1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서 “임명장을 받을 때 대통령 말씀 중 하나는 경제팀이 ‘원팀’이 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당부였다”고 밝혔다.

이어 홍 부총리는 비공식 협의체를 적극 활용, 소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비공식 협의체는 청와대와 정부 내각 경제 참모들이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주요 장소로 청와대 집현실이 거론됐다. ‘집현실 회의’라는 이름이 붙여진 까닭이다. 다만 장소는 집현실에 국한되지 않고 청와대 인근 식당 등 상황에 맞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강릉선 KTX 탈선 사고 현장

문 대통령에게 경제는 아킬레스건으로 통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경제구조 개혁을 외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3대 경제정책(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을 바탕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상승을 비롯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추진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문재인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폭 급감에 따른 고용참사와 소득분배 악화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6∼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24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 국민 인식 진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서 살림살이 형편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46.9%를 기록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19.3%를 기록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연구원은 4개월 전 1차 조사(좋아졌다 20.8%, 나빠졌다 43.7%)에 비해 간격이 더욱 벌어졌다고 해석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42.8%로 ‘좋아질 것’이란 응답 27.4%보다 높았다. 

응답자들은 가장 큰 고민거리로 생계비 부담(24.6%)을 꼽았다. 이어 일자리 불안이 21.9%, 건강 16.0%, 주택·주거불안정 15.1%, 교육·육아 11.1% 순이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제팀의 최근 행보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내년도 최우선 과제는 경제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성과가 가시적일 경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반등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북정책, 인적쇄신의 결과보다 효과적인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 성과
우선 과제

경북대학교 배한동 명예교수는 “문재인정부의 지지율 상승은 경제문제와 민생회복에 달려있다”며 “우선 국민이 공감 할 수 있는 청사진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남북문제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사회기강 문제, 전문성 없는 코드인사, 안일한 청와대의 인사혁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정부의 지지층 이탈 방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지지율 보니…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8.1%를 기록하며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8.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4%p 하락한 결과다. 

리얼미터는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강릉KTX 탈선사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투신사망, 택시기사 분신사망, 이재명 경기지사 검찰기소 등 각종 크고 작은 악재가 집중돼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도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정당지지도서 37.7%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0.5%p 하락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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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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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