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따뜻하고 밝은 그림’ 김경아

발로 그린 아름다운 세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경아 작가의 말은 느리고 어눌했다. 답변에 어울리는 단어를 고르느라 한동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김 작가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그림을 통해 오랜 시간 세상에 말을 건네 온 그녀의 삶이 녹아있었다.

▲ ▲김경아 작가가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보여주고 싶은 서양화가 김경아입니다.”

김경아 작가는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11시면 출근 도장을 찍는다. 지난달 30일 김 작가를 만나기 위해 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잠실창작스튜디오를 찾았다. 김 작가는 동료 작가들과 떡볶이를 나눠먹고 있었다.

테리우스 모사

4평 남짓의 작업공간에 들어서자 최근 김 작가가 작업 중인 그림 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각기 다른 크기의 그림은 한쪽 벽면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신체 중 유일하게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왼발로 명함을 받은 김 작가는 그것을 노트북이 놓인 작은 책상 위에 조심스레 올려놨다. 침대 밑은 그동안 진행한 전시 관련 자료로 빼곡했다.

1세에 열병을 앓아 장애가 생긴 김 작가는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왼발을 제외한 팔과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그림 역시 왼발로 그린다. 9세에 왼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김 작가는 15세 모사를 시작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누구나 다 그 나이 때는 감정이 풍부하잖아요? 연예인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때 <캔디캔디>라는 만화책이 있었는데 주인공 테리우스가 너무 멋있어서 똑같이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모사하다가 나도 이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라고 느꼈지요. 그 후로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세 번째 개인전 ‘베테랑’
두드려 칠하는 기법으로

그렇게 그림을 시작한 김 작가는 벌써 세 번의 개인전을 연 베테랑 작가로 성장했다. 지난달에도 세 번째 개인전 계절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진행했다. 11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엠에서 진행된 개인전에서 김 작가는 따뜻하고 포근함을 주는 풍경화를 콘셉트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다들 작품이 밝고 깨끗하고 아름답다고 해요. 저도 그걸 생각해서 그렸고요. 미흡한 부분을 지적해주셨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전부 다 발로 그렸다니까 놀라시더라고요. 어떤 아이는 관람을 하다가 그림을 발로 그렸다고 했더니 어떻게 저렇게 큰 작품을 발로 그려? 발가락이 그림 끝까지 닿아요?’ 하고 물어보기도 하더라구요.”

김 작가는 대형 작품을 완성할 때 캔버스를 90, 180도 돌려가면서 그림을 그린다. 물감을 칠하는 과정에서 발뒤꿈치가 캔버스에 닿아 색이 뭉개지는 일이 왕왕 있어 물감을 찍는 방식을 사용한다. 붓에 물감을 많이 찍은 다음에 캔버스에 두드려 색을 입힌다. 그렇게 하면 색이 탁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몽환적인 느낌도 낼 수 있다.
 

▲ 겨울이 선물로 놓고 간 길

김 작가는 소재나 제목을 모두 즉흥적으로 선택한다. 연습해 본 적도 없고 따로 무엇을 그리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다. 캔버스 앞에 앉아 있다가 그냥 떠오르는 걸 작품으로 옮기는 식이다. 캔버스 바탕부터 색을 칠해두고 기다리다 보면 즉흥적으로 영감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자신은 캔버스에 떠오른 영상을 따라 그리기만 할 뿐이라고.

중점을 두는 부분은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겨울이 선물로 놓고 간 길’ ‘가을바람이 스쳐간 길등을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아이들과 강아지를 그린 등나무 밑에서 행복이도 김 작가가 사랑하는 작품이다. ‘해피데이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작품이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 적 한 번도 빠짐없이 성탄절 이브 때마다 남산타워 주변을 드라이브 시켜주셨어요. 그때 정말 행복했거든요. 저는 당시 밤에 바깥을 나가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날만큼은 네온사인이 반짝반짝한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어요. 해피데이는 그걸 생각하면서 그린 작품이에요.”

5년간 서울문화재단 입주작가
내년에는 송파구로 자리 옮겨

김 작가는 내년부터 잠실창작스튜디오를 떠나 서울 송파구 구민회관에 있는 화사랑에 자리를 잡는다. 서울문화재단 입주작가로 들어온 지 5년 만이다.

잠실창작스튜디오는 5년 동안 제 스타일을 찾고 매일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공간이었어요. 이런 공간은 우리나라에 서울문화재단밖에 없거든요. 보통 작가들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저 같은 사람이 이렇게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은 여기밖에 없어요. 개인 작업실을 얻기에는 형편이 어렵고요. 사실 조금 막막해요.”

그럼에도 김 작가는 내후년 네 번째 개인전을 목표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주제는 성화’(성스러운 그림)로 정했다. 가톨릭 신자인 김 작가는 오래전부터 성화 위주로 작품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 봄청산

지금까지는 제 스타일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제 같은 건 약간 배제한 상태로 완성하고 그랬거든요. 제가 그림을 어느 정도 잘 그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싶을 때 (성화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네 번째 개인전

가수 신승훈의 20년지기 팬이라고 밝힌 김 작가는 자신을 장애인 화가로 국한해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수줍게 전해왔다.

보통 처음에 인사드릴 때 구족화가라고 인사를 드리는데, 이번에는 그걸 말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제 작품은 장애인 구족화가가 아닌 김경아라는 작가가 그려서 완성한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제 앞에 장애인 구족화가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첫 인사를 그렇게 드렸어요.”


<jsjang@ilyosisa.co.kr>

 

[김경아는?]

학력


세한대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나의 작은 뜰에서(2013)
옛날 옛적에(2016)
계절이 들려주는 이야기(2018)

수상

국제 장애인미술대전 입선(2016)
37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입선(2016)
대한민국 명인 미술대전 입선(2015~2016)
대한민국 장애인미술대전 수상(2009~2016)

현재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
화사랑 회원
선사랑 회원
장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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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