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재벌 금수저들의 ‘엘리베이터 승진’ 현주소

천방지축 황태자 설익은 주인 행세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제약업계의 3·4세가 대거 경영에 참여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른바 금수저라는 시각을 극복하고 경영성과를 도출해낼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들의 경영 성적표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을까.
 

▲ (사진 왼쪽부터)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윤인호 동화약품 상무,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

국내서 금수저 출신들이 가족 기업에 입사해 임원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근무 중인 77개 그룹 185명의 승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입사 후 임원에 오르기까지 평균 4.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2세 저물고
3·4세 시대

이들의 입사 평균은 29.7세, 임원 승진은 33.9세로 집계됐다. 일반 직원의 경우 임원 승진 평균 나이가 51.4세인 점을 감안하면 금수저 출신들의 경영인 승진은 일반 사원에 비해 17.5년이나 단축되는 셈이다.

제약업계서도 엘리베이터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제약업계는 다른 업권에 비해 연혁이 길다. 따라서 2세 시대가 저물고 3·4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현대약품은 이상준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3세 경영체제를 맞았다. 이한구 대표이사 회장이 대표직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주 고 이규석 회장의 손자로 3세 경영인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동국대 독어독문과를 나와 미국 샌디에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약품에 입사한 것은 2003년이었다. 그가 임원직에 오른 것은 2008년 상무에 오르면서다. 입사 5년 만에 ‘별’이 됐다. 2012년 미래전략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7년 신규 사업 및 R&D 부문의 성과를 근거로 신규 사업 및 R&D부문 총괄 사장직에 올랐다. 현재 그는 김영학 사장과 공동 대표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의 성적표는 어떨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1010억2046만원의 매출액을 시현했다. 전년도 978억4228만원 대비 31억7817만원 상승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6075만원인 전년 동기에 대비 6억5489만원이 감소했다. 경영 수장 1년차의 성적표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오너 일가 4년 만에 임원 승진
제약업계는 지금 세대교체 중

이 대표에 대한 승계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회사를 장악할 만큼 확실한 지분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약품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이한구 회장이 17.88%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이 대표는 2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이 4.92%에 불과해 아직 회사에 대한 장악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이번 현대약품 성적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일 수 있다.

일성신약의 경우 가족 세습경영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성신약은 현재 2.5세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는 모양새다. 일성신약은 1954년에 설립돼 1985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윤병강 창업주 시대서 ‘윤석근’ 시대로 넘어간 뒤 그의 딸 윤형진 상무이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윤석근 대표이사의 경우 3분기 기준 8.44%로 최대주주 신분이지만 윤 상무(1980년생)가 8.03%로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표의 동생은 윤덕근 상무이사로 재직 중이다. 특히 지난해 윤 대표의 두 아들 종호·종욱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가족 경영체제를 공고히 했다. 가족 경영의 결과는 어떨까. 지난 3분기까지의 성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당 기간 매출액은 453억6083만원으로 전년 511억8434만원 대비 58억2350만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6억1663만원으로 전년 22억7334만원보다 6억5671만원이 줄었다.

무리한 승계 한계?
불황 따른 결과?


국제약품도 남태훈 대표의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남 대표는 1980년생으로 창업주 고 남상옥 회장의 손자이자 남영우 국제약품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메사추제츠 주립대 보스턴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국제약품 계열사 효림산업을 거쳐 2009년 국제약품 마케팅부 과장으로 부친 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기획관리부 차장, 영업관리부 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영업관리실 이사대우를 거쳐 2013년 판매총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4년 만의 부사장 진급은 동종업계서도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한다는 평가다.
 

그의 체제 아래서 국제약품은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3개년 매출을 살펴보면 2015년 1176억원, 2016년 1206억원, 2017년 1233억원의 매출을 시현한 것.

그러나 국제약품이 리베이트 논란에 휘말리면서 이 같은 호성적은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월 국제약품은 2013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4년간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남 대표를 비롯해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등 관련자 총 127명을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영업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이나 지원금, 출장비 등을 예산으로 처리해 영업부서에서 실비를 제외한 지급금을 회수하는 수법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 조성된 자금은 의사 등에게 리베이트 형식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올해 매출마저 감소하면서 그의 경영능력에 의문부호가 찍힐 전망이다.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75억5955만원, 27억192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억1462만원, 2억1944만원 감소했다. 향후 그의 경영자로서의 능력에 의심이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수장되자 적자 행진
리베이트 사건 빵빵

동화약품은 올해 4세 경영 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동화약품은 지난 신년인사를 통해 윤인호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윤 이사가 입사한 지 4년 만에 상무로 진급한 것이다. 윤 이사는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에 동화약품에 합류했다. 재경·IT실 과장을 거쳐 이듬해 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등으로 입사 후 매년 진급했다.

이로써 동화약품은 4세 경영인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윤 이사는 기업 내 오너 체제를 처음 갖춘 윤창식 명예회장의 증손자다.

다만 승계를 위한 지분 정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화지앤피는 지주사격으로 동화약품을 지배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주요주주 지분율을 살펴보면 동화지앤피가 지분 15.22%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윤 회장은 5.18%를 가지고 있으며,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가송재단은 6.39%를 쥐고 있다. 윤 이사는 0.88%로 장악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이사가 가지고 있는 동화지앤피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없다. 따라서 승계작업을 위해 경영능력 검증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이사가 상무에 오르고 매출은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수익성은 다소 아쉽다는 평이다. 지난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매출은 2312억1644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920억2866만원 대비 391억8777만원 증가한 것. 다만 영업이익은 78억884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11억3055만원보다 33억2170만원 뒷걸음질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판관비 증가 영향이 컸다. 지난해 654억897만원의 판관비를 지출해 전년도 598억1625만원보다 55억9271만원이 증가했다. 따라서 영업과 마케팅 파트를 맡고 있는 윤 이사의 능력에 눈길이 쏠린다. 윤 이사는 향후 판관비 효용성 제고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신제약은 2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신신제약은 신년인사에서 이병기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는데 그는 창업주 이여수 회장의 아들이다.

오너 일가의 승진치고는 1957년생인 이 대표의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다. 이 대표가 전자공학 관련 진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미시간대학교서 컴퓨터공학 석사, 산업공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이후 명지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한국학술진흥재단 책임전문위원과 대한산업공학회 이사 등을 맡았다.

이 대표의 회사 장악을 위한 지분율은 낮다. 오히려 이 회장의 사위인 김한기 부회장이 이 대표의 지분을 웃도는 상황이다. 신신제약의 지난 3분기 기준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이 회장이 25.6%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뒤이어 김 부회장이 12.6%의 지분으로 2대주주 신분이다. 이 대표는 3.6%로 김 부회장보다 9%p 적다. 재계에선 이 대표가 회사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추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사진 왼쪽)와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

신신제약의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487억9140만원으로 전년 동기 476억4537만원 대비 11억4603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악화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억8247만원, 22억7466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억4065만원, 6억8609만원 감소했다.

삼일제약은 허승범 삼일 부회장 체제로 굳혔다. 지난 7월 삼일제약은 최대주주가 허강 회장 외 8명에서 허승범 부회장 외 8명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허승범 부회장의 보유 주식수가 62만2926주(11.33%)서 72만8758주(11.21%)로 증가하면서 허강 회장의 지분율 9.95%(64만7052주)를 넘어섰다.


후계구도 
뒤바뀔 수도

허 부회장은 허 회장의 아들이자 고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로 3세 경영인이다. 1981년생으로 미국 트리니티대학을 졸업, 지난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해 회사에 합류했다. 이후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 등을 거쳤다. 2013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얼굴을 비쳤다. 이는 제약업계서도 최연소 수준의 대표이사 진급이다.

지난 2014년 3월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영향력을 넓혔고 같은 해 9월, 사장직을 꿰차면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올해 부회장직으로 승진하면서 회장직 진급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인으로서 허 부회장은 지난해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920억3781만원으로 전년도 967억5806만원보다 47억2025만원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13억701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 38억5328만원 대비 25억4627만원 감소했다. 그 여파로 2016년 8억866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12억6656만원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무리한 투자 수익악화
욕설 파문으로 아웃도

올해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712억483만원으로 전년 663억690만원 대비 48억4414만원 증가하는 데 성공했지만 당기손익뿐 아니라 영업이익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손실 37억6777만원, 당기순손실 55억8009만원 수준으로 집계된 것. 이에 따라 허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심의 시각이 불가피해진 상황으로 그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재승 대웅제약 전 회장은 구설에 휘말리면서 회장직서 물러나야 했다.

지난 9월 윤 전 회장의 욕설이 담긴 녹취록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자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이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 되고를 왜 네가 XX이야”라는 말을 쏟아냈다.

직원의 설명에도 “정신병자 X의 XX. 난 네가 그러는 거 보면 미친X랑 일하는 거 같아. 아, 이 XX. 미친X이야. 가끔 보면 미친X 같아. 나 정말 너 정신병자랑 일하는 거 같아서”라며 욕설 섞인 말을 했다.
 

당시 그의 형과 경영 후계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뒤 올라선 회장직이라 더욱 허무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대웅제약의 창업자인 윤영환 명예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뒀다. 윤 회장 위로는 첫째 형 재룡, 둘째 형 재훈 전 부회장이 있다.

지난 2009년 윤 명예회장은 1997년부터 12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아 대웅제약을 이끈 윤재승 회장 대신 차남 윤재훈 전 부회장에게 회사 경영 전반을 넘기면서 차기 후계자로 낙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3년 후인 2012년 윤 명예회장은 윤 회장을 다시 대표로 앉히면서 후계자 자리는 윤 회장에게 돌아왔다. 재계에선 윤 전 부회장이 회사를 이끄는 동안 대웅그룹의 전체적인 실적이 부진한 것이 후계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후 2년 뒤 2014년 9월 윤 회장이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오르면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5년 만에 욕설 논란으로 회장직서 물러나게 되면서 경영인으로서 아쉬움을 남겼다.

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업계에는 최근 2세 경영인 시대를 넘어 3·4세 경영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업계 전반의 부진으로 이들 경영인들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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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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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