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스맥스 2세들 의혹의 승계발판 실체

후계 작업에 드리운 ‘편법’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의 두 아들 개인회사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에 눈길이 쏠린다. 특수관계자인 믹스앤매치는 코스맥스그룹과 거래를 했지만 사업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레시피는 업황 악화 속에서도 압도적인 성장과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승계의 발판으로 믹스앤매치와 레시피가 거론되는 상황이라 향후 관심이 고조될 전망이다. <일요시사>가 이들 회사를 추적했다.

▲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국내 최대 화장품 ODM(생산자개발생산) 업체 코스맥스그룹은 현재 이경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코스맥스는 1992년 한국미로토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이후 2년 뒤 코스맥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코스맥스는 K-뷰티 바람을 타고 현재 세계 1위 화장품 ODM업체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업계 위기 속
홀로 폭풍성장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코스맥스그룹은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지배구조 최상단에 두고 코스맥스, 쓰리애플즈코스매틱스, 코스맥스바이오, 뉴트리바이오텍, 생명의나무F&B, 코스맥스파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정리하면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코스맥스, 쓰리애플즈코스매틱스, 코스맥스바이오, 뉴트리바이오텍, 생명의나무F&B, 코스맥스파마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그룹 핵심 계열사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8839억5001만원의 매출을 시현하며 전년 7569억6356만원 대비 16.77% 성장했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화장품 업계의 외연 성장이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수 회장은 회사를 이끄는 경영인이자 오너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지분 28.13%를 쥐고 있다. 이외에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치면 우호지분은 60.56%까지 올라간다.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쥐고 코스맥스 그룹 전체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이 회장의 두 아들인 병만, 병주씨에 대한 승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2013년 코스맥스를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사업회사 코스맥스로 분할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지주사 전환 과정서 사업회사인 코스맥스 지분을 넘기고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분할 전 이경수 회장은 코스맥스의 지분 13.14%를 가지고 있었다.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하면 23.52% 수준이었다.

회장 두 아들 개인회사 믹스앤매치·레시피
그룹과 거래 정황…감춰진 흔적 ‘이유는?’

분할 이후인 2014년 말 사업보고서기준 이 회장과 특수관계자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은 60.56%까지 늘어났다. 병만씨와 병주씨는 각각 1.10%, 1.08%서 2.85%, 2.75%로 지분률이 상승했다.

합병 이후 병만, 병주씨의 승계 행보가 감지된 것은 이들의 개인회사 믹스앤매치와 레시피가 코스맥스비티아이 특수관계자 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다. 믹스앤매치는 2016년 7월29일 병만, 병주씨가 가지고 있던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각각 8000주, 2000주를 받으면서 특수관계자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 회장이 지난해 7월14일 자신의 주식 15만6700주를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에 7만8350주씩 넘기면서 레시피도 이름을 올렸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두 회사에 지분을 넘기면서부터 승계작업을 본격화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17일에는 이 회장은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에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40만8260주를 절반으로 나눠 증여하면서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의 지분율은 각각 3.05%, 2.94%로 올랐다. 지분 2.77%씩 가지고 있는 병만, 병주씨의 지분율을 넘어선 것이다.


재계에서는 믹스앤매치와 레시피가 병만, 병주씨의 개인회사라는 점 때문에 승계발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다. 눈길을 끄는 점도 감지되고 있다. 우선 특수관계자인 믹스앤매치와 레시피가 코스맥스그룹과의 거래를 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물론 실제 거래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일요시사>는 ‘화장품 ODM 1위 코스맥스 편법승계 의혹’ 제하의 기사를 통해 레시피가 코스맥스그룹과 거래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보고서상 내부거래를 확인할 수 없는 점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사업보고서 
석연치 않아

특히 레시피의 경우 코스맥스와의 거래 정황이 발견됐다. 레시피는 화장품 브랜드 회사다. 주로 ODM업체 제품을 받아 레시피 등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데 코스맥스가 제조한 제품에 레시피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비중이 90%를 훌쩍 넘길만큼 높다. 

실제 당시 <일요시사>가 레시피의 판매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엔코스서 제조한 로즈 페탈 클렌징 오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맥스서 제조된 제품들로 구성돼있었다.

하지만 레시피와 코스맥스 간 거래는 사업보고서 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두 회사는 특수관계다. 따라서 둘 간에 거래가 있다면 사업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실제 둘 간에 거래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드러난 정황서 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코스맥스와 레시피 간 거래 중간에 회사 관련 지분과 친족관계서 자유로운 인물을 통해 중간 법인을 세우고 이를 통해 제품을 유통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회계사 B씨는 “레시피와 코스맥스간 드러난 거래 정황과 사업보고서 내용이 석연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중간에 일종의 위장 계열사를 세워 ‘쿠션형식’으로 제품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코스맥스 측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의구심은 남아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서 믹스앤매치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거래 내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취재 결과 두 법인이 서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 자금 거래가 있음에도 사업보고서에서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믹스앤매치가 공장부지로 사용하는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73번길 14는 코스맥스비티아이 소유의 부지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믹스앤매치는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임대차 계약을 맺어 통상적인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코스맥스비티아이와 믹스앤매치 간 부동산 임대차 관련 임대료 지불 내용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믹스앤매치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사업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시해야 한다. 하지만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경우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믹스앤매치 사업보고서에도 코스맥스비티아이와의 거래 흔적을 파악할 수 없었다. 


활용방안 관심
자금으로 활용?

한국회계기준원 기업회계기준서(1024호)에 따르면 기업회계기준서 제1110호 ‘연결재무제표’ 또는 제1027호 ‘별도재무제표’에 따라 작성된 지배기업 또는 피투자자에 대한 공동 지배력이나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는 투자자의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에 특수관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및 약정을 포함한 채권·채무 잔액을 공시하도록 규정한다. 이 기준서는 개별재무제표에도 적용한다.

A회계사는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경우처럼 특수관계자 간 거래가 있는 경우 주석을 통해 관련 내용을 밝혀야 한다”며 “만약 밝히지 않을 경우 공시 누락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강제 사항으로 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병만, 병주씨의 승계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큰 믹스앤매치의 특수관계자 거래를 노출하고 싶지 않아서 숨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특수관계자간 거래는 일감몰아주기 이슈와 맞물려 거래 규모에 따라 감시의 강도가 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믹스앤매치가 코스맥스그룹과의 거래를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한편 레시피는 화장품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레시피의 경우 코스맥스그룹과의 사업보고서상 매출이 없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성장 비결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보고서상 레시피의 매출을 처음 확인할 수 있는 사업연도는 2015년(감사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부터인데 이때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보고서 매출액 기준 2015년 165억4751만원, 2016년 200억4581만원, 2017년 387억787만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눈길을 끄는 것은 레시피가 지난해 기록한 387억787만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93.09% 성장률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화장품 업계가 힘든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일종의 위장계열사 세워 
쿠션형식으로 제품 거래?

특히 레시피가 주목받는 것은 높은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X100) 때문이다. 레시피의 영업이익 규모는 매출 신장에 따라 동반 상승했다. 2015년 9억7956만원서 이듬해 26억455만원으로 165.89%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5억2199만원으로 전년대비 150.40% 증가했다. 중국발 사드 영향이 레시피에는 미치지 않은 채 150%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중국발 위기가 불어닥친 상황서도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16.8%를 기록하며 전년(12.9%)대비 3.9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는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악몽의 해를 보냈다. 많은 화장품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스킨푸드는 중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의 주력 계열사 코스맥스의 지난해 매출은 8839억5001만원으로 전년(7569억6356만원)대비 16.77% 성장하면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영업이익은 351억4012만원으로 전년(526억1599만원)대비 33.21% 감소했다. 코스맥스 역시 사드의 영향권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따라서 업계에선 레시피의 폭풍성장 배경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병만, 병주씨의 개인회사인 레시피는 승계작업에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것.

실제 가파르게 늘어난 영업이익은 당기순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현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레시피의 이익잉여금은 2015년 -20억5918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1억9222만원으로 곳간에 잉여금이 쌓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43억1181만원으로 잉여금이 급증했다.

재계에서는 쌓이는 잉여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눈길이 쏠리는 상황. 재원 활용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높은 수익성에 따라 쌓이는 현금은 병만, 병주씨의 향후 행보에 힘이 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코스맥스그룹 측에 믹스앤매치와 레시피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회사 측 묵묵부답
답변 내놓지 않아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맥스그룹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경수 회장 두 아들에 대한 승계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핵심은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로 향후 이들 기업의 역할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코스맥스의 해명은?

기사가 지면을 통해 나간 뒤 코스맥스 측에서 답변이 왔다.

코스맥스의 한 관계자는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공시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레시피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그룹사 차원의 지원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레시피는 중국시장을 타켓으로 마케팅을 하는 화장품 회사”라며 “일례로 레시피의 대표적인 크리스탈선스프레이 제품은 16, 17, 18년도까지 꾸준히 판매 증가세에 있으며 중국 내 인지도는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알리바바그룹내 티몰 등에서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위 제품은 레시피가 직접 개발한 제품이며 2012~2014년도까지 국내 홈쇼핑 런칭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부터 중국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현재까지 레시피의 주요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사 속 기사>레시피와 믹스앤매치는?

레시피는 2007년 5월 설립됐다. 본사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25에 위치했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사업보고서를 처음 공시한 2015년 병주, 병만씨가 각각 38.5%, 이경수 회장의 부인 서성석씨가 23.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듬해 서씨의 모든 지분과 병만씨의 일부 지분이 병주씨에게 넘어가면서 병주씨가 80%, 병만씨가 20% 지분을 나눠갖게 됐다.

믹스액매치는 2001년 11월 설립됐으며 본사 및 공장 소재지는 인천시 부평구 평천로 73번길 14다. 화장품 개발 및 주문 화장품 생산을 주요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분구조는 2016년 병만, 병주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이듬해 신주 발행을 통한 증자 과정서 병만씨가 80%, 병주씨가 20%의 지분율로 변동됐다.

병만씨는 1978년생으로 1979년생인 병주씨보다 한 살 많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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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