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③병역

기름만 부으면 타오를 휘발성 잠재된 주자 누구?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 주자들이 치열한 대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정몽준)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검증하기로 했다. 그 세 번째로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병역에 대해 살펴봤다.

병역은 국민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국가에 대한 군사적 의무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의 현실에 따라 군복무가 법으로 정해진 의무사항이다. 때문에 병역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특별한 이유를 제외하고 누구나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징집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서상 군 복무는 국가안보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특히 사회통합과 국민단합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하지만 특권층의 병역비리가 사회적 고질병으로 자리 잡으며 병역은 민감한 사안이 되었다.

과거 대선정국에서 막강한 대세론의 주역이던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의혹이 불거지며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했다. 병역기피 딱지가 붙으면 연예인들도 하루아침에 퇴출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병역문제는 계기만 제공되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폭발력이 강한 사안이다. 때문에 고위공직자나 지도자가 되려면 병역검증은 필수다. <일요시사>의 현미경 검증시간 그 세 번째로 잠룡들의 병역과정을 들여다봤다.

#일본장교로 활동한 아버지 전력에 비판받는 박근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여자이기 때문에 병역에 관해 해당사항이 없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 전력은 항상 도마 위에 올라 박 전 위원장의 발목을 붙잡는다.


박 전 대통령은 교사로 근무하다 그만둔 뒤 지난 1940년 만주의 초급장교 양성학교인 신경군관학교를 지원하여 합격하였다. 이때 그는 나이 제한에 걸려 1차에서 낙방하였으나 장교가 되겠다는 자신의 간곡한 편지를 보내 합격하게 된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2년간의 군사교육을 마치고 우등생으로 선발되어 일본육군사관학교 3학년으로 편입했고, 2년 뒤 제57기로 졸업했다. 박 전 대통령은 8·15광복 이전까지 주로 관동군에 배속되어 일본군 중위로 복무했다. 하지만 일본이 패망하자 박 전 대통령은 부산항으로 귀국했다.

이후 그는 1946년 9월 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전신)에 입학하여 3개월간 교육을 마치고 조선국방경비대 육군 소위가 되었다. 형 박상희의 영향을 받았던 그는 군부 내에서 비밀리에 조직된 남로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다 1948년 국군 내부 남로당원 색출 시 발각되어 체포되었으며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만주군 선배들의 구명운동과 군부 내 남로당원 존재를 실토한 대가로 무기징역을 언도 받았다. 이후 15년으로 감형되어 군에서 파면되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중에 현역으로 복적 되었다.

박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동안 주로 육군본부 정보국에서 근무하다 1953년 장군이 되었다. 1954년 제2군단 포병사령관, 1955년 제1군참모장, 1960년 육군군수기지사령관, 제1관구사령관,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1년 제2군부사령관으로 재직 중에 군부쿠데타를 주도하여 정권을 장악하였다.

이에 대해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은 “만주에서 광복군을 토벌한 일본군 오카모도 미노루 중위(박정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 젊음을 조국 광복에 바쳤던 광복군 장준하는 박정희 독재권력에 죽임을 당했다”며 “독재자의 딸이 집권여당 총수로 대통령을 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이여”라고 성토했다.

#재벌가임에도 당당하게 ROTC로 병역 이행한 정몽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ROTC 13기로 병역을 이행하였다. 정 의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재학 중에 학군후보생을 자원했다. 정 의원은 학생 신분으로 학도 군사 훈련을 받고 지난 1975년 졸업과 동시에 육군소위로 임관한 것.


재벌가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부분이 꺼려하고 힘들어했던 학군후보생을 자원하여 2년간 군사훈련을 받고 졸업과 동시 육군장교로 임관한 사실은 정 의원이 내세우는 자랑스러운 이력이기도 하다.

특히 1970년대 초 서울 상대 ROTC 13기 후보생 교육을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다. 때문에 두 사람은 당시에 깊은 인연을 맺었다. 정 의원의 큰아들 역시 학군 43기로 임관하여 장교 신분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다. 정 의원은 또 막내아들 역시 ROTC를 보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국가안보관은 적어도 ROTC 후보생 시절 심득했던 투철한 군인정신의 학습효과로부터 근원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핵에는 핵’이라는 ‘공포의 균형’이 없이는 평화를 얻을 수 없다”며 북핵 보유 선언에 맞서 핵보유 맞불론을 폈다. 정 의원은 “안보정책에 대핸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때이며, 핵무기 보유능력을 갖춰서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핵보유론을 주장했다.

이는 정 의원이 김문수 지사 등 군 미필 후보나 여성인 박 전 위원장보다 분단된 현실에서 자신이 안보와 보수를 책임질 대안이라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핵에 핵으로 맞서면 상호 간에 핵무기 개발에 더 치중하게 될 것이고 생물·화학무기 등 군사비용의 확대를 초래하고 복지비용등을 군사비용으로 대체하게 될 수도 있어 논란이 분분한 상태다.

#중이염으로 면제받자 틈만 나면 의혹 제기된 김문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김 지사는 지난 1971년 대학에서 제적당한 뒤 장티푸스에 걸려 고향집으로 내려가 요양을 했다. 그 와중에 그는 보안사에 끌려가 강제징집 직전 신체검사에서 과거 중이염 수술 후유증이 발견됐다. 때문에 중이근치술 후유증으로 면제 판정을 받은 것.

하지만 김 지사의 병역면제를 두고 계속해서 의혹이 제기돼왔다. 중이염은 군대를 면제 받을 정도의 질병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중이염은 귀 가운데 고막이 일시적으로 터져 자연 치유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5~6개월 이후에 재검을 받아 최종적으로 면제여부가 결정되는데 김 지사는 재검을 받지 않고 곧바로 면제를 받았다는 것.

특히 중이염으로 군대를 면제받을 정도라면 그 후유증으로 상당한 청력 장애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데 김 지사는 청력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끊임없이 공격받아 온 사안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장티푸스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 국군보안대 요원에 끌려 강제징집된 뒤 국군 통합병원에서 중3 때 걸렸던 중이염이 악화돼 징집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배경이 좋아 병역을 면제받았는지 몰라도 김 지사는 너무 기본이 없어 면제받았다”며 “복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건강마저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강제징집으로 특전사 갔다 최우수 표창까지 받은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은 앞서 특수전사령부(특전사) 공수부대 군복을 입은 복무시절 사진이 인터넷상에 널리 유포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문 의원은 1975년 8월 육군에 입대해 1978년 2월 육군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당시 문 의원이 군대 내에서도 생소한 공수부대에 차출된 것은 박정희 정권의 ‘강제징집’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 의원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과거에는 데모하다 끌려온 학생들을 보안사 같은 곳에 배치해 활용했는데 요즘은 고생시키는 쪽으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알렸다.


박정희 정권은 강제징집을 통해 자신의 반대 세력을 힘든 곳 즉 학생운동자들을 전방부대로 보내거나 특전사와 같이 힘든 곳으로 보내 아예 학생운동을 근절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문 의원은 실제로 경희대 재학시절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한 전력이 있다. 당시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되며 문 의원 역시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고 동시에 학교에서도 제적됐다. 문 의원은 저서에서 “석방된 지 얼마 안 돼 입영영장이 나왔다. 신체검사도 안 받은 상태였다. 신체검사 통지서와 입영통지서가 함께 날아왔다. 입영 전날 신체검사를 받고 다음 날 입영하는 강제징집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강제징집으로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젊은이들도 있었다. 문 의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특전사에서 가장 힘든 훈련 중의 하나였던 공수훈련을 비롯한 폭파, 침투 등 각종 훈련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에 전두환 전 대통령(당시 여단장)에 화생방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한편 문 의원의 장남 역시 2001년 12월 육군에 입대해 2004년 1월 육군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군대 입대 이전과 이후 삶이 180도 변한 김두관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난 1982년 육군에 입대해 1985년 병장 만기 제대했다. 김 지사의 아들 역시 육군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상태다.

특히 김 지사에게 군대는 가치관의 변화가 오던 시기로 요약할 수 있다. 김 지사 스스로도 군대에서 겪은 경험과 운동권이던 친동생의 영향으로 운동권으로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학을 늦게 들어갔던 나는 4학년 때 군대를 가게 되었다”면서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은 이때 더 분명해졌다”고 회고했다. 김 지사는 군대가 가장 비민주적인 조직으로 불합리와 비효율의 천국이라고 바라봤다.

아무 잘못도 없이 집합과 그 뒤를 이어 얼차례를 받았고, 내무반 안과 밖에서 수많은 독재자들이 거닐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한 사회의 운영원리로써 민주주의의 제도화만큼은 분명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김 지사의 생각이다.

특히 김 지사의 부대는 서울에서 가까운 의정부에 위치했다. 덕분에 김 지사는 외출기회가 생기면 고려대에 재학 중인 동생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대학캠퍼스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와 집회를 목격했고 학생운동의 지도부였던 동생으로 인해 학생들의 투쟁의 대의나 계획을 서로 토론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부터 김 지사는 대학과 군대에서 느꼈던 비민주적인 상황을 변화시키는 사회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심을 굳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지사에게 군 입대는 180도 다른 가치관을 심은 계기가 된 셈이다.

#군대서 낮은 사람에게 승복하는 법을 배운 손학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역시 지난 1969년 육군에 입대해 1972년에 병장 만기 제대했다. 손 고문은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학생운동을 한 탓에 징계를 받아 졸업이 안 됐다. 때문에 그 역시도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군대에 끌려간 셈이다.

그는 한 책을 통해 군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손 고문은 그의 군 생활 3년간의 경험이 현재 삶의 밑바탕이 됐다고 할 만큼 소중한 경험으로 간주하는 양상이다. 그는 군대를 통해 평소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고개 숙이고 마음으로 승복하는 걸 배웠다고 회고했다.

손 고문은 “그들에게 고개 숙이고 바짝 엎드려야 했다. 그것은 군대생활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손 고문은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그는 서강대 교수와 3선의원·장관·도지사 등 화려한 경력에 정점을 찍는 수준이다. 때문에 손 고문이 귀족적일 것이라고 편견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의 서민적인 태도에 놀란 적이 있는데 이러한 나의 모습은 군대생활을 통해 체득한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젊은 시절 그 어려웠던 군대생활을 통해 익혔던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그 마음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다”며 “그것이 바로 그 시절 신이 내게 준 선물이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하다 가족에게 군대 간다는 말 못한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군의관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안 원장은 백신바이러스로 이름을 떨치기 전 의대를 나와 의사의 길을 걷고 있었다.

군의관은 바로 의대에 진학하여 6년을 수료한 의대생 및 의대졸업생 등이 복무하게 되는 직책이다. 때문에 안 원장은 군대 내 환자의 치료를 담당했던 셈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09년 <무릎팍도사>에 출현해 “군대에 갈 무렵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렸는데, 이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두지 않으면 3개월 동안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면서 “군의관(대위)으로 군대 가는 날 1991년 2월6일에 만들어서 PC통신으로 전송하고, 입대를 했다”는 일화를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내무반에서 다른 사람들이 입대 전날 가족들과 헤어진 얘기를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가족들한테 군대 간다는 말을 안하고 나왔다”고 밝혀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의 아내 김미경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군대 가는 날 아침까지 백신 프로그램 업데이트하더니 허둥지둥 지하철 타고 서울역으로 달려가더라. 기차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무지 섭섭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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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