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3>‘엑스포 호재’들뜬 여수 분위기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6.04 10: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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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도시로 부활 ‘돈 자랑 마쇼잉∼’

이제 진짜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2 여수 엑스포’가 개최되면서 전남 여수 부동산 분양시장에도 본격적인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을 비롯한 외부 수요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대 여수 아파트 분양시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박람회 개최로 교통망 등 기반시설 확충
지역 부동산 시장 훈풍…땅·집값 고공 행진

여수 지역은 엑스포 행사 자체가 큰 호재일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교통망, 편의시설 확충 등 기반시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가 임시 개통됐고 KTX 전라선(익산∼여수) 고속화 작업도 완료되는 등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돼 눈길을 끈다.

전국 최고 상승률
분양시장도 활기

 
실제 여수시 여서동의 현대아파트(전용면적 74㎡)의 가격은 1억2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올초 2억원에 거래되던 웅천동 웅천지웰 아파트1차(84㎡)도 최근 2억2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6월 분양한 웅천지웰2차는 614가구 모집에 1385명이 몰려 최고 24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집값과 땅값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여수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1%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6.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가 역시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2.21%)을 보였던 여수시 땅값은 지난 3월 한달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0.32%)을 기록했다.


여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여수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대거 확충되고 각종 관광시설이 개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수에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용산∼여수 KTX가 운행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달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까지 3시간대에 닿게 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끊겼던 것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기존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아 입지와 주거환경이 좋으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수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은 2008년 이후 뚝 끊겨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인근에 펜션을 지을 수 있는 돌산읍 도로변 땅값은 3.3㎡당 45만원인데 3년 전보다 15만원이나 올랐다. 엑스포를 핑계 삼아 서울에서 땅 좀 보겠다고 내려온다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여수엑스포 호재 외에도 최근 5년여간 지속된 통일교재단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근 토지 매입으로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고공 점프’ 중이다.

교통 여건 개선도 여수 지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해 10월 KTX역이 생기고 최근에는 여수∼순천 자동차전용도로까지 뚫려 이래저래 수도권과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2007년 엑스포 유치 확정 이후 전반적으로 땅값이 40% 올랐고 아쿠아리움 등 엑스포 폐막 이후에도 계속 운영되는 시설이 많아 숙박용 토지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웅천지구에는 280만㎡ 땅에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웅천지웰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3차 단지(672가구) 견본주택에는 지난 5∼6일 1만5000여 명이나 다녀갔다.

지난해 6월 분양했던 웅천지웰2차는 당시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 전 주택형을 순위 내 마감했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620만원으로 2008년 분양한 웅천지웰1차보다 50만원 비쌌지만 614가구 공급에 모두 1385명이 청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용 112㎡ 가구에는 최고 24대 1의 청약률(3순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시공사 부도로 사업이 중단됐던 여수 스타힐스 등 인근 지역 재건축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음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여수 분양 단지들이다.

▲웅천지웰3차 = (주)신영이 전남 여수 웅천택지지구에 최근 공급한 총 672가구 규모의 여수 웅천지웰3차가 최고 16.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순위내 마감됐다. 여수 웅천지웰 3차는 이달 지난 11일 3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1299명이 청약해 평균 1.9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침체된 부동산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성공적인 청약경쟁률로 평가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무엇보다 여수시 최초의 대형 택지지구라는 점과 국내최고로 평가받는 바다 조망권을 갖춘 점, 그리고 인근에 종합 문화예술공원인 예울마루·인공해수욕장·마리나 등이 들어서는 여수 엑스포 최대 수혜단지라는 장점 등 때문에 성공적인 청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면서 계약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파트 매매가 11%↑
빌라 매물도 인기

▲엑스포 힐스테이트 =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박람회 개최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수 세계박람회장 출입구(제4문)와 직접 연결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마래산을 뒤로하고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내년 3월 입주예정으로 현재 잔여세대에 대해 동·호를 지정하여 계약 중이다. 총 2개블록으로 조성된 단지는 24동, 1442세대로 이루어진 대규모 단지로서 입주가 10개월 남은 현재 공급 형별 분양률은 60%를 육박한다. 101형 테라스하우스 및 150형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여수 최초의 주민복합커뮤니티센터를 갖추고 있다. 5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에는 휘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스파시설, 멀티미디어실, 독서실, 노인정 등의 시설이 마련돼 단지 내에서 고품격의 여가문화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지 내 중앙광장을 비롯한 배드민턴장, 퍼팅그린, 테마별 휴게소(5곳) 및 친수공간으로 조성된 어린이놀이터(3곳), 단지 외곽을 둘러싼 순환 산책로를 통해 건강과 여유를 찾는 웰빙라이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용지 및 주상복합용지에 설치될 생활편익시설도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편익을 높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단지내 중학교와 반경 1km 이내에 초등학교(2개), 중학교(2개), 고등학교(3개) 총 8개의 학교가 위치하여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갖췄다. 단지에 연접한 박람회장의 관광 및 생활 인프라는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품격을 높여줄 전망이다.

단지 외부로는 북측으로 마래산(385m), 남측으로 자산공원(108m), 동측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췄다. 박람회장 내 위치한 크루즈터미널과 아쿠아리움, 수산체험장, 이동식 바다숲 등으로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해양 관광·레저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 휴양 단지가 될 예정이다.

산업 약화에 신도시-구도심 양극화 심각
이건희·통일교 땅 매입하면서 뜨기 시작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0년대 ‘돈 자랑하면 안 되는’지역으로 통했던 여수는 인근 어획량이 줄어들고 관련 산업이 약화되면서 불황이 닥쳤다. 외환위기와 여수시·여천시·연천군의 통합 등을 거치며 신도시와 구도심의 양극화도 심각했다.

여수 부활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시작됐다. 2006년 말 이건희 회장이 여수 궁항마을로 불리는 사곡4구의 섬 모개도를 매입하면서 인근 땅값이 뜨기 시작한 것. 당시 사곡리 일대 땅값은 1년새 6배가 치솟았다. 이후 2007년 엑스포 유치까지 확정되며 여수는 지방 부동산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이후 통일교재단까지 여수 부동산 매입에 가세했다. 이 재단의 계열 기업인 일상은 2007년 이후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와 남면 금오도, 화정면 낭도 등 섬 지역 땅을 집중 매입했다. 일상은 기존에 확보한 여수시 화양면과 소호동 일대에 해양리조트와 72홀 규모 골프장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재건축 아파트와 빌라 매물도 인기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덕충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대표적인 아파트는 ‘엑스포 힐스테이트’ 뒤편에 있는 ‘여수덕충주공’아파트.
덕충주공아파트는 인근 장미 빌라 대광빌라와 함께 재건축 구역지정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이르면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 한려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 사는 어떤 사모님이 여유자금을 투자한다면서 덕충주공아파트 10채를 사갔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수 지역은 급하게 오른 만큼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바다 조망과 대단지는 투자가치가 있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거품은 없는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엑스포 자체가 일회성 행사인 데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을 볼 때 여수 엑스포 호재가 현 시점에서 대부분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여수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엑스포를 유치했을 때인 4년 전만 해도 여수지역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00만원에 불과했다”며 “최근 2배 넘는 650만∼700만원 수준으로 오른 것이 비이성적으로 느껴지긴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주의
거품 푹 꺼질수도

W공인중개사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어 신규분양아파트가 관심을 끌 순 있지만, 웃돈을 받고 거래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나 빌라는 오를 만큼 올랐다”며 “인구 유입 효과나 관광객 수요를 노려 숙박업소를 짓는 것이 그나마 낫지만, 이것도 지금은 많이 늦은 감이 있다”고 조언했다.


여수엑스포기획단도 행사가 끝나고 여수를 찾는 방문객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해 숙박시설을 최소한으로 정했다. 일회성 행사 때문에 주거를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분양권 웃돈이나 재건축 아파트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가는 자칫 자금이 묶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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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