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3>‘엑스포 호재’들뜬 여수 분위기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6.04 10: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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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도시로 부활 ‘돈 자랑 마쇼잉∼’

이제 진짜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2 여수 엑스포’가 개최되면서 전남 여수 부동산 분양시장에도 본격적인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을 비롯한 외부 수요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대 여수 아파트 분양시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박람회 개최로 교통망 등 기반시설 확충
지역 부동산 시장 훈풍…땅·집값 고공 행진

여수 지역은 엑스포 행사 자체가 큰 호재일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교통망, 편의시설 확충 등 기반시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가 임시 개통됐고 KTX 전라선(익산∼여수) 고속화 작업도 완료되는 등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돼 눈길을 끈다.

전국 최고 상승률
분양시장도 활기

 
실제 여수시 여서동의 현대아파트(전용면적 74㎡)의 가격은 1억2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올초 2억원에 거래되던 웅천동 웅천지웰 아파트1차(84㎡)도 최근 2억2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6월 분양한 웅천지웰2차는 614가구 모집에 1385명이 몰려 최고 24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집값과 땅값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여수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1%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6.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가 역시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2.21%)을 보였던 여수시 땅값은 지난 3월 한달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0.32%)을 기록했다.


여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여수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대거 확충되고 각종 관광시설이 개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수에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용산∼여수 KTX가 운행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달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까지 3시간대에 닿게 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끊겼던 것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기존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아 입지와 주거환경이 좋으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수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은 2008년 이후 뚝 끊겨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인근에 펜션을 지을 수 있는 돌산읍 도로변 땅값은 3.3㎡당 45만원인데 3년 전보다 15만원이나 올랐다. 엑스포를 핑계 삼아 서울에서 땅 좀 보겠다고 내려온다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여수엑스포 호재 외에도 최근 5년여간 지속된 통일교재단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근 토지 매입으로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고공 점프’ 중이다.

교통 여건 개선도 여수 지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해 10월 KTX역이 생기고 최근에는 여수∼순천 자동차전용도로까지 뚫려 이래저래 수도권과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2007년 엑스포 유치 확정 이후 전반적으로 땅값이 40% 올랐고 아쿠아리움 등 엑스포 폐막 이후에도 계속 운영되는 시설이 많아 숙박용 토지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웅천지구에는 280만㎡ 땅에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웅천지웰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3차 단지(672가구) 견본주택에는 지난 5∼6일 1만5000여 명이나 다녀갔다.

지난해 6월 분양했던 웅천지웰2차는 당시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 전 주택형을 순위 내 마감했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620만원으로 2008년 분양한 웅천지웰1차보다 50만원 비쌌지만 614가구 공급에 모두 1385명이 청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용 112㎡ 가구에는 최고 24대 1의 청약률(3순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시공사 부도로 사업이 중단됐던 여수 스타힐스 등 인근 지역 재건축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음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여수 분양 단지들이다.

▲웅천지웰3차 = (주)신영이 전남 여수 웅천택지지구에 최근 공급한 총 672가구 규모의 여수 웅천지웰3차가 최고 16.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순위내 마감됐다. 여수 웅천지웰 3차는 이달 지난 11일 3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1299명이 청약해 평균 1.9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침체된 부동산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성공적인 청약경쟁률로 평가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무엇보다 여수시 최초의 대형 택지지구라는 점과 국내최고로 평가받는 바다 조망권을 갖춘 점, 그리고 인근에 종합 문화예술공원인 예울마루·인공해수욕장·마리나 등이 들어서는 여수 엑스포 최대 수혜단지라는 장점 등 때문에 성공적인 청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면서 계약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파트 매매가 11%↑
빌라 매물도 인기

▲엑스포 힐스테이트 =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박람회 개최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수 세계박람회장 출입구(제4문)와 직접 연결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마래산을 뒤로하고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내년 3월 입주예정으로 현재 잔여세대에 대해 동·호를 지정하여 계약 중이다. 총 2개블록으로 조성된 단지는 24동, 1442세대로 이루어진 대규모 단지로서 입주가 10개월 남은 현재 공급 형별 분양률은 60%를 육박한다. 101형 테라스하우스 및 150형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여수 최초의 주민복합커뮤니티센터를 갖추고 있다. 5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에는 휘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스파시설, 멀티미디어실, 독서실, 노인정 등의 시설이 마련돼 단지 내에서 고품격의 여가문화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지 내 중앙광장을 비롯한 배드민턴장, 퍼팅그린, 테마별 휴게소(5곳) 및 친수공간으로 조성된 어린이놀이터(3곳), 단지 외곽을 둘러싼 순환 산책로를 통해 건강과 여유를 찾는 웰빙라이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용지 및 주상복합용지에 설치될 생활편익시설도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편익을 높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단지내 중학교와 반경 1km 이내에 초등학교(2개), 중학교(2개), 고등학교(3개) 총 8개의 학교가 위치하여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갖췄다. 단지에 연접한 박람회장의 관광 및 생활 인프라는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품격을 높여줄 전망이다.

단지 외부로는 북측으로 마래산(385m), 남측으로 자산공원(108m), 동측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췄다. 박람회장 내 위치한 크루즈터미널과 아쿠아리움, 수산체험장, 이동식 바다숲 등으로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해양 관광·레저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 휴양 단지가 될 예정이다.

산업 약화에 신도시-구도심 양극화 심각
이건희·통일교 땅 매입하면서 뜨기 시작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0년대 ‘돈 자랑하면 안 되는’지역으로 통했던 여수는 인근 어획량이 줄어들고 관련 산업이 약화되면서 불황이 닥쳤다. 외환위기와 여수시·여천시·연천군의 통합 등을 거치며 신도시와 구도심의 양극화도 심각했다.

여수 부활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시작됐다. 2006년 말 이건희 회장이 여수 궁항마을로 불리는 사곡4구의 섬 모개도를 매입하면서 인근 땅값이 뜨기 시작한 것. 당시 사곡리 일대 땅값은 1년새 6배가 치솟았다. 이후 2007년 엑스포 유치까지 확정되며 여수는 지방 부동산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이후 통일교재단까지 여수 부동산 매입에 가세했다. 이 재단의 계열 기업인 일상은 2007년 이후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와 남면 금오도, 화정면 낭도 등 섬 지역 땅을 집중 매입했다. 일상은 기존에 확보한 여수시 화양면과 소호동 일대에 해양리조트와 72홀 규모 골프장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재건축 아파트와 빌라 매물도 인기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덕충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대표적인 아파트는 ‘엑스포 힐스테이트’ 뒤편에 있는 ‘여수덕충주공’아파트.
덕충주공아파트는 인근 장미 빌라 대광빌라와 함께 재건축 구역지정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이르면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 한려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 사는 어떤 사모님이 여유자금을 투자한다면서 덕충주공아파트 10채를 사갔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수 지역은 급하게 오른 만큼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바다 조망과 대단지는 투자가치가 있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거품은 없는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엑스포 자체가 일회성 행사인 데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을 볼 때 여수 엑스포 호재가 현 시점에서 대부분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여수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엑스포를 유치했을 때인 4년 전만 해도 여수지역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00만원에 불과했다”며 “최근 2배 넘는 650만∼700만원 수준으로 오른 것이 비이성적으로 느껴지긴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주의
거품 푹 꺼질수도

W공인중개사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어 신규분양아파트가 관심을 끌 순 있지만, 웃돈을 받고 거래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나 빌라는 오를 만큼 올랐다”며 “인구 유입 효과나 관광객 수요를 노려 숙박업소를 짓는 것이 그나마 낫지만, 이것도 지금은 많이 늦은 감이 있다”고 조언했다.


여수엑스포기획단도 행사가 끝나고 여수를 찾는 방문객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해 숙박시설을 최소한으로 정했다. 일회성 행사 때문에 주거를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분양권 웃돈이나 재건축 아파트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가는 자칫 자금이 묶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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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