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0>불꽃 튀는 마천루 경쟁

‘하늘로 하늘로’코리아 스카이라인이 바뀐다

“높이, 더 높이”
하늘에 맞닿을 정도로 까마득한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민국의 스카이라인을 완전히 바꿔놓을 초고층 빌딩들이 전국에 속속 자리 잡고 있다.

‘구름 맞닿을’초고층 빌딩들 전국 속속 자리 잡아
305m 동북아타워 최고…620m 용산트리플원 주목

'마천루’는 매우 높고 많은 층을 가진 건물을 말한다. 초고층 건물이라고도 한다. 1931년 세워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이 유명하다. 어느 정도 높이 이상의 건물을 마천루로 분류할지에 대한 공식적이거나 세계 공통인 기준은 없다.

‘삼일빌딩…63빌딩…
 동북아무역타워…’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150m 이상의 고층 건물들을 마천루로 분류한다.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가 828m로 가장 높다.

국내에선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삼일빌딩’(31층·114m)을 최초의 마천루로 본다. 이후 완공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지어진 ‘63빌딩’(63층· 249m)이 한동안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러나 2003년 ‘목동 하이페리온’1차(69층·256m), 2004년 ‘타워팰리스’3차 G동(73층·264m),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등의 아파트가 완공되면서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동북아무역타워’다. 동북아무역타워(Northeast Asia Trade Tower, NEATT)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마천루다. 305m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 전망대는 2010년 2월 개장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송도유시티 옆에 있다.

최근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게 될 초고층 건물의 설계안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설계의 총괄 책임자인 다니엘 리베스킨트, 파리의 ‘퐁피두 센터’로 유명한 렌초 피아노 등 세계적인 건축거장이 다수 참여해 용산 일대를 수놓을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트리플 원’이란 빌딩은 총 층수 111층, 높이 620m에 이르는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단군 이래 최대 도심 개발사업’이라고 평가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화물·차량센터가 있는 철도정비창과 한강철교에서 원효대교 사이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m² 땅에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해 쇼핑몰·호텔·백화점·아파트 등 60여 개 동을 짓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를 말한다.

총 사업비만 31조원 이상 들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 개발사업으로, 이 사업은 당초 2006년 8월 추진 계획이 확정됐다. 하지만 각종 난관에 부닥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최근 들어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용산역일대는 입지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황금입지’란 평가가 많다. 지하철과 철도만 15개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부인 데다 KTX로 인천공항까지 31분이면 가고 전국 어디든 2시간대에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강 접근도가 높고 국내 최초의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으로 조성될 미8군 용지도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보니 토지의 주인인 코레일이 2007년 사업자 공모를 시작하자 코레일과 SH공사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금융회사와 건설사가 대거 사업자로 참여했다. 개발 시공을 맡게 되는 건설투자자로는 컨소시엄을 주도한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7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었다. 지급됐어야 할 땅값이 계속 연체되자 2010년경 코레일은 건설사들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투자자 컨소시엄을 이끌었던 삼성물산이 코레일 측과 심각하게 대립하다 사업 주도권을 내놓고 철수하는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현지 주민들의 반발,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성 악화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었다.

좌초되는 듯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후 새로운 투자해법들이 제시되며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삼성물산이 사업운영권을 내놓은 뒤 LG CNS, LG전자 등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 7월엔 사업 참여자들이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늘리는 한편 땅 주인인 코레일이 4조원이 넘는 랜드마크 빌딩의 사전매입, 토지대금 분납에 따른 이자 대폭 인하 등에 합의하면서 전기를 맞게 됐다.

도심에 100층짜리
업무용 빌딩도 늘어

이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은 자금 압박을 상당 부분 덜어내게 된 것이다.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최근 이곳에 들어서게 될 23개 초고층 빌딩의 최종 디자인을 완성해 공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이 설계안을 바탕으로 오는 9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6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에 100층짜리 업무용 빌딩 신축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거용 건축물의 마천루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입주민들이 생활하는 터전이라는 점에서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각종 첨단기술 및 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도심지역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주거용 건축물도 초고층으로 지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첨단기술이나 공법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랜드마크 빌딩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 초고층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청라지구에 5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더 레이크파크’를 짓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A28블록에 들어서는 이 건물은 766가구 규모다.

주거용 건물도 “높이, 더 높이”
건설사들 최첨단 공법 적용

서울 용산지역에 들어서는 용산랜드마크 빌딩은 동부건설 작품이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35층짜리 주상복합건물로, 이미 골조공사 등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용산공원과 남산까지 볼 수 있는 최적의 단지라는 평가다.

풍림산업은 인천 남구 학익동에 53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용현학익 엑슬루타워’를 공사 중에 있다. 지상 53층으로 아파트 중에서는 삼성동 아이파크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층이다.

금호건설은 경기도 부천시 중동신도시에 ‘리첸시아중동’을 분양 중이다. 최고 66층 238m 높이로 ‘부천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며 부천 스카이라인을 바꿀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인 주거 중에서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한다.


업무용 빌딩과는 달리 주거용 건축물은 입주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법이 적용된다. 입주민들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철저하게 보장해야 되는 과제가 있다.

포스코건설은 창호근접추종공법을 개발, 인천 청라지구에 5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더 레이크파크’에 적용하고 있다. 이 공법은 건축물의 창호공사를 골조공사 후 최단기간 내에 시공하는 것이다.

일반건축물의 경우 골조가 10층 올라가면 1층부터 창호공사를 시작하는데, 창호근접추종공법은 골조가 3층 올라가면 1층부터 창호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럴 경우 공기가 크게 단축되는 효과가 있고, 당첨자들도 여유 있게 이사를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 좁아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것”

동부건설은 내년 입주를 앞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에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기반으로 통합설계관리를 적용했다. BIM은 3차원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설계하는 기법으로, 기존의 2차원 설계방식에 비해 설계 오류 및 시공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현대산업개발의 지상 72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해운대 아이파크’도 새로운 공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은 해운대 아이파크를 건설하면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 칼럼쇼트닝 보정 설계 등을 적용했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초고층 건축에서 필수적인 사항으로 현대산업개발은 장시간 화재에 노출됐을 때에도 견딜 수 있는 내화성능까지 갖춘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또 초고층빌딩의 기둥축소 현상을 보정하는 칼럼쇼트닝 보정 설계를 적용해 지진 및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초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계나 공법 등도 새로워졌다”며 “국토가 좁고, 도심 개발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초고층 주거용 건축물은 앞으로도 크게 각광을 받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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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