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0>불꽃 튀는 마천루 경쟁

‘하늘로 하늘로’코리아 스카이라인이 바뀐다

“높이, 더 높이”
하늘에 맞닿을 정도로 까마득한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민국의 스카이라인을 완전히 바꿔놓을 초고층 빌딩들이 전국에 속속 자리 잡고 있다.

‘구름 맞닿을’초고층 빌딩들 전국 속속 자리 잡아
305m 동북아타워 최고…620m 용산트리플원 주목

'마천루’는 매우 높고 많은 층을 가진 건물을 말한다. 초고층 건물이라고도 한다. 1931년 세워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이 유명하다. 어느 정도 높이 이상의 건물을 마천루로 분류할지에 대한 공식적이거나 세계 공통인 기준은 없다.

‘삼일빌딩…63빌딩…
 동북아무역타워…’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150m 이상의 고층 건물들을 마천루로 분류한다.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가 828m로 가장 높다.

국내에선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삼일빌딩’(31층·114m)을 최초의 마천루로 본다. 이후 완공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지어진 ‘63빌딩’(63층· 249m)이 한동안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러나 2003년 ‘목동 하이페리온’1차(69층·256m), 2004년 ‘타워팰리스’3차 G동(73층·264m),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등의 아파트가 완공되면서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동북아무역타워’다. 동북아무역타워(Northeast Asia Trade Tower, NEATT)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마천루다. 305m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 전망대는 2010년 2월 개장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송도유시티 옆에 있다.

최근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게 될 초고층 건물의 설계안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설계의 총괄 책임자인 다니엘 리베스킨트, 파리의 ‘퐁피두 센터’로 유명한 렌초 피아노 등 세계적인 건축거장이 다수 참여해 용산 일대를 수놓을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트리플 원’이란 빌딩은 총 층수 111층, 높이 620m에 이르는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단군 이래 최대 도심 개발사업’이라고 평가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화물·차량센터가 있는 철도정비창과 한강철교에서 원효대교 사이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m² 땅에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해 쇼핑몰·호텔·백화점·아파트 등 60여 개 동을 짓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를 말한다.

총 사업비만 31조원 이상 들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 개발사업으로, 이 사업은 당초 2006년 8월 추진 계획이 확정됐다. 하지만 각종 난관에 부닥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최근 들어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용산역일대는 입지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황금입지’란 평가가 많다. 지하철과 철도만 15개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부인 데다 KTX로 인천공항까지 31분이면 가고 전국 어디든 2시간대에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강 접근도가 높고 국내 최초의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으로 조성될 미8군 용지도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보니 토지의 주인인 코레일이 2007년 사업자 공모를 시작하자 코레일과 SH공사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금융회사와 건설사가 대거 사업자로 참여했다. 개발 시공을 맡게 되는 건설투자자로는 컨소시엄을 주도한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7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었다. 지급됐어야 할 땅값이 계속 연체되자 2010년경 코레일은 건설사들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투자자 컨소시엄을 이끌었던 삼성물산이 코레일 측과 심각하게 대립하다 사업 주도권을 내놓고 철수하는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현지 주민들의 반발,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성 악화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었다.

좌초되는 듯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후 새로운 투자해법들이 제시되며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삼성물산이 사업운영권을 내놓은 뒤 LG CNS, LG전자 등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 7월엔 사업 참여자들이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늘리는 한편 땅 주인인 코레일이 4조원이 넘는 랜드마크 빌딩의 사전매입, 토지대금 분납에 따른 이자 대폭 인하 등에 합의하면서 전기를 맞게 됐다.

도심에 100층짜리
업무용 빌딩도 늘어

이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은 자금 압박을 상당 부분 덜어내게 된 것이다.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최근 이곳에 들어서게 될 23개 초고층 빌딩의 최종 디자인을 완성해 공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이 설계안을 바탕으로 오는 9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6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에 100층짜리 업무용 빌딩 신축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거용 건축물의 마천루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입주민들이 생활하는 터전이라는 점에서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각종 첨단기술 및 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도심지역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주거용 건축물도 초고층으로 지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첨단기술이나 공법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랜드마크 빌딩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 초고층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청라지구에 5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더 레이크파크’를 짓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A28블록에 들어서는 이 건물은 766가구 규모다.

주거용 건물도 “높이, 더 높이”
건설사들 최첨단 공법 적용

서울 용산지역에 들어서는 용산랜드마크 빌딩은 동부건설 작품이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35층짜리 주상복합건물로, 이미 골조공사 등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용산공원과 남산까지 볼 수 있는 최적의 단지라는 평가다.

풍림산업은 인천 남구 학익동에 53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용현학익 엑슬루타워’를 공사 중에 있다. 지상 53층으로 아파트 중에서는 삼성동 아이파크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층이다.

금호건설은 경기도 부천시 중동신도시에 ‘리첸시아중동’을 분양 중이다. 최고 66층 238m 높이로 ‘부천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며 부천 스카이라인을 바꿀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인 주거 중에서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한다.


업무용 빌딩과는 달리 주거용 건축물은 입주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법이 적용된다. 입주민들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철저하게 보장해야 되는 과제가 있다.

포스코건설은 창호근접추종공법을 개발, 인천 청라지구에 5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더 레이크파크’에 적용하고 있다. 이 공법은 건축물의 창호공사를 골조공사 후 최단기간 내에 시공하는 것이다.

일반건축물의 경우 골조가 10층 올라가면 1층부터 창호공사를 시작하는데, 창호근접추종공법은 골조가 3층 올라가면 1층부터 창호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럴 경우 공기가 크게 단축되는 효과가 있고, 당첨자들도 여유 있게 이사를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 좁아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것”

동부건설은 내년 입주를 앞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에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기반으로 통합설계관리를 적용했다. BIM은 3차원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설계하는 기법으로, 기존의 2차원 설계방식에 비해 설계 오류 및 시공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현대산업개발의 지상 72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해운대 아이파크’도 새로운 공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은 해운대 아이파크를 건설하면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 칼럼쇼트닝 보정 설계 등을 적용했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초고층 건축에서 필수적인 사항으로 현대산업개발은 장시간 화재에 노출됐을 때에도 견딜 수 있는 내화성능까지 갖춘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또 초고층빌딩의 기둥축소 현상을 보정하는 칼럼쇼트닝 보정 설계를 적용해 지진 및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초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계나 공법 등도 새로워졌다”며 “국토가 좁고, 도심 개발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초고층 주거용 건축물은 앞으로도 크게 각광을 받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