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5>기업도시 재발견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4.09 11: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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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따라 투자하면 ‘대박’보인다

대기업이 있는 기업도시나 산업단지 인근 사업장은 집값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과 교육수준, 여기에 기업의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집값 역시 주변부를 압도하면서 인기 주거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 등 대규모 사업장 인근 집값 높은 수준
인기 주거지로 인식…평균 30∼40% 비싸게 거래

기업도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30∼4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포항·울산·구미·수원 등 대표적 기업도시의 대기업 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의 아파트 가격은 해당 시 평균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울산·광양 등
지방 공업도시 급성장

대기업 직원들은 높은 소득수준만큼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대표적 고급 수요층으로 꼽힌다. 거기에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대기업의 지원도 뒷받침된다. 공장 등 생산설비가 함께 이전하는 곳은 고용 유발효과도 커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집값도 오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수도권과 지방에 신규 공장을 짓거나 이전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포스코가 위치한 포항 지곡동이 3.3㎡당 580만원으로 포항시 전체(433만원)보다 150만원 가량, LG와 삼성이 위치한 구미 관평동(569만원)이 구미시 전체(406만원)보다 160만원 가량 높다. 현대가 자리 잡은 울산 양정동 역시 757만원으로 울산시 전체(621만원)보다 130만원이 넘는 가격대를 형성했다.


대기업 직원들의 대거 입주로 수요층이 공급량을 웃돌면서 나온 현상이다. 삼성전자 인근인 수원 매탄동도 아파트 가격이 수원시 평균보다 100만원 가량 높다.

기업도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포항과 울산이다. 1970∼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포항, 울산, 구미, 광양 등 지방 공업도시들이 급성장했다. 대기업에 입사한 인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서울 못지않은 지역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포스코가 위치한 포항 지곡단지는 990만㎡ 면적에 6000여 가구가 넘는 대규모 주택단지로 발전했다. 지곡 주택단지는 포스코 지원하에 조경시설과 잘 갖춰진 도로망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공장이 인접한 양정동과 염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주거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울산 시민의 4명 중 1명은 현대와 관계를 맺고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대그룹이 울산에서 미치는 영향은 크다. 현대그룹이라는 지역 경제기반 덕분에 2010년 기준 1인당 소득은 1627만원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파주, 화성 등이 대기업 이전 효과를 봤다. 수원 삼성전자, 파주 LG LCD 산업단지, 화성 삼성 반도체 및 협력업체 등이 이전하면서 성장이 두드러졌다. 주택시장은 물론 임대시장과 상권까지 활성화됐다. 수원, 화성은 대기업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월세 등의 임대 가격도 최근 2∼3년간 치솟았다.

올해 역시 대기업 이전으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화성동탄신도시, 하나금융의 인천청라국제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전선은 오는 2015년까지 본사와 계열사 10여 곳을 안양으로 옮긴다. 안양공장이 있던 관양동에 첨단 R&D센터, 업무시설, 아파트, 복지시설 등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산업단지 브랜드는 첨단과학과 환경이 조화된 지역 이미지를 살려 ‘평촌 스마트스퀘어’로 정해졌다. 해당부지는 지하철 4호선 평촌역과 가깝고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쉽게 연결돼 향후 지역 주택시장에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계열사 및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가장 적극적이다. 평택고덕신도시에 2016년까지 기존 수원사업장의 2배가 넘는 신수종사업단지를 조성한다. 또한 동탄신도시에 2014년까지 총 34조원을 투입해 100만평 부지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립한다.

이로써 삼성반도체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 총 10만여 명이 이주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올해 4월 서울 상일동에 8000여 명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본사가 이전을 앞두고 있어 주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및 상권에 열기를 넣고 있다.

LG전자는 2014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및 수처리 생산라인을 평택에 짓는다. 평택은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했지만 경기도 타 지역에 비해 공장부지가 많은데다 2시간 이내에 서울 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길목이고 평택항이 있어 운송 여건도 뛰어나다. 현재 평택 아파트 시장은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신규물량도 기대된다.

지난 2월 하나금융그룹은 인천 청라자유구역에 하나금융드림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총 34만㎡ 규모로 본사와 금융 R&D센터, 금융전문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연수시설, IT센터 등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장, 체육관과 같은 각종 문화체육시설도 건립한다. 하나금융드림타운은 내년 상반기에 1단계 공사를 시작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전계획이 발표되면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기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전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 등을 고려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양·고덕·청라 등
수혜 지역으로 떠올라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의 대안으로 산업단지 등 배후 수요가 풍부한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 근처는 직장이 가까워 실주거 목적으로 선호되는데 고용수요가 풍부해 젊은층 비율이 높아 전·월세 수요가 많은 특징이 있다.

인구 유입이 꾸준하게 늘어 거래가 활발해 환금성도 좋은 편이고 교통망과 편의시설 등도 기업 수요에 맞게 잘 갖춰져 있다. 소득 기반이 탄탄해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서울 강동 길동, 강서 염창동 등 경기 파주 파주리, 하남 신장동, 화성 동탄신도시 등이 있다.

지속적인 인구 유입 기대
환경 개선에 기업 지원도

실제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시흥이나 안산과 같이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8%대까지 나오는 등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가 밀집한 산업단지 지역의 배후 주거지는 기본적인 수요층이 탄탄한 데다 상주·유동 인구가 증가해 교육, 교통, 생활편의시설 등 주거환경 개선 여지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혁춘 상가114 팀장은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수익형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배후 수요가 풍부하여 물건이 나오면 거래가 바로 이뤄져 공실위험이 적다”며 “분양가도 대부분 1억 내외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수도권 산업단지 인근에서 분양(예정) 중인 수익형 부동산 현황이다.

▲강동 와이시티 = 요진건설산업은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결합된 ‘강동 와이시티’를 3월 말 분양 예정에 있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414-4번지 일원에 조성되는 와이시티는 지하 2층∼지상 18층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216가구, 오피스텔 72실 등 총 288가구로 구성된다.


와이시티는 강동역과 길동역의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 탁월한 교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강일 첨단업무단지 개발, 천호뉴타운 개발, 제2롯데월드 신축 등 다양한 개발 호재들을 보유하고 있어 배후 수요도 풍부하다. 단지 내에는 다양한 휴게공간과 피트니스센터 등 커뮤니티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쌈지공원과 옥상 미니정원 등 녹지공간까지 마련돼 있다. 특히 2.9m의 높은 층고 설계로 내부 수납공간을 극대화시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염창역 팔레시움 = 중앙종합건설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오피스텔 ‘염창역 팔레시움’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8층, 총 103실 규모로 전용 18.14㎡ 단일 타입이 모두 풀옵션 빌트인 형식으로 제공된다. 서울지하철 9호선 염창역에서 도보 2분 거리로 여의도, 강남은 물론 김포공항 등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주변에는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공항로가 인접해 있다. 2015년에는 월드컵대교가 개통될 예정이다.

9호선 라인에 주요 개발단지가 있다는 것 또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첨단산업단지, 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될 마곡지구, 발산지구, 방화뉴타운 등 강서구 6대 개발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하남 신장 하이렉스 = (주)도시플랜은 하남시 신장동 427-373번지 일대에 총 291실 규모의 풀옵션 ‘하남 하이렉스’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하이렉스 오피스텔이 위치한 이곳은 올해 4월 삼성엔지니어링 본사가 입주할 예정이며, 명품아울렛 매장인 하남 유니온스퀘어어도 2014년 오픈 예정이다. 첨단기술을 갖춘 회사들은 올 4월 입주(예정)하고 엔지니어링 복합단지가 2016년 입주(예정)하면서 3만5000명이 상주하는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배후 수요가 풍부한
수익형 부동산 주목”

▲파주 우린 = (주)유콘은 경기도 파주시 파주리 452-2외 8필지에 도시형 생활주택인 ‘ooreen(우린)’을 분양 중이다. 지상 1층∼4층, 7개동, 연면적 3698.01㎡ 규모 167세대로 이뤄진다. 세대별 평균 공급면적은 20∼24㎡로 전세대가 소형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7000만원(실투자금 1600만)으로 인근시세보다 저렴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돼 있다. 임대는 2년간 보장한다.


현재 인근산업단지의 100% 임차인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교육, 산업, 출판단지와 LG(LCD, 이노텍, 화학)가 인접해 지속적인 대규모 인구유입 및 도로개설, 확장(공사 중)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2번째인 파주페라리월드 부지선정이 검토 중이다. 파주 LG산업단지는 상주직원만 5만여 명에 달한다. 앞으로 5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확정, 곳곳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까지 추가로 3만여 명의 직원이 유입시 임대사업의 요충지로 급부상 할 전망이다.

▲동탄 마에스트로 = (주)한미글로벌은 동탄신도시에 ‘마에스트로’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전용면적 18.93㎡ 총 102실로 구성된 동탄신도시 최초의 초소형 오피스텔이다. 분양가는 9000만원대로 주변에 비슷한 전용면적을 가진 오피스텔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최근 투자자의 트렌드를 반영한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완벽한 풀옵션을 제공하며, 특히 체계적인 설계로 넓은 수납공간을 만들어 공간 활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거래 바로 이뤄져
공실위험 적어

삼성전자 반도체 신규 16라인 근무인력이 투입, 추가로 신규 17라인 증설, 한림대 종합병원이 오는 2012년 하반기 개원할 예정이어서 입주시기가 맞물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 등 1300여 개의 기업체로 조성되는 IT단지(45% 입주)도 조성 중이어서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배후수요가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입주는 2012년 11월 예정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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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