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직원들, KT발 숙청바람에 치떠는 사연

무차별 피바람 “일이고 나발이고 재테크나”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BC카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KT에 인수된 이후부터다. 통상 M&A 이후엔 크고 작은 불만이 나오게 마련. 하지만 BC카드는 그 정도가 다르다. 직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를 기세라는 후문이다. 대체 KT와 BC카드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막무가내 조직개편·구조조정에 직원 불만 급증
‘모바일 결제 플렛폼’ 목표에도 차질 불가피

KT는 지난해 11월1일 BC카드를 전격 인수했다. 향후 삶의 지형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하려는 통신사로서 카드업계의 여러 현안에 주목해 금융과 통신 융합으로 국민 경제와 생활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게 KT가 밝힌 인수 배경이다. KT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모든 플라스틱 카드를 없애고 사용자와 가맹점이 스마트폰만 있다면 카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수 직후 사장 교체

그런데 이런 야심찬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KT와 BC카드 직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M&A 이후엔 크고 작은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게 마련이지만 이번엔 그 정도가 심하다. 폭발 직전까지 쌓였다는 게 다수의 BC카드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BC카드 직원들이 KT의 목표를 위해 수족처럼 움직여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상 징후가 감지된 건 지난해 3월 KT가 보고펀드와 BC카드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당시 KT는 우리은행과 신한카드가 보유했던 BC카드 지분을 인수해 총 38.86%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BC카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시에 당시 KT캐피탈 사장이던 이종호씨가 BC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어서 직원들의 동요는 크지 않았다. 새로운 ‘보스’의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낮추고 분위기를 살피는 정도가 전부였다.

문제가 가시화 된 건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KT캐피탈이 신청한 BC카드 대주주 승인요청을 최종적으로 의결한 직후다. 당시 대대적인 조직개편 작업이 단행됐다. 이 사장이 본격적으로 색깔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이사보 직위를 폐지했다. 이를 통해 임원급 대우를 받던 기존 이사보급 직원 상당수가 다시 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임원이 줄어들었다. 임원이 평직원급으로 돌아가는 다소 파격적인 조치다. BC카드는 지난 2010년 부장급 직원의 열정적인 업무 독려 등을 위해 이사보를 신설한 바 있다.

임원이 줄어들면서 상당수 임원이 업무를 겸직하는가 하면 일부 부장급 직원은 일반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BC카드 직원들의 불만과 분노가 극에 달한 건 지난해 12월이다. BC카드는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였다. 내부 인사 적체를 해소라는 명목에서였다. 퇴직자에게는 28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구조조정을 통해 임원급을 중심으로 8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희망퇴직 형태였지만 사실상 퇴출이라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개편된 조직에 이제 막 적응한 직원들은 인력감축에 따른 노동 강도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고위간부들은 전의를 상실한 상태다. 앞으로 2~3년을 넘기지 못하리란 얘기가 돌고 있어서다. 따라서 다수의 고위간부들은 회사일은 뒷전에 두고 재테크나 사업구상 등 퇴직 후 일에 골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업무가 원활히 돌아갈리 없다.

이런 상황이지만 직원들은 마른 가슴만 쾅쾅 칠뿐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 KT에서 파견된 부서가 BC카드 관리를 전담하고 있어서다. 과거 KT 내부에서 명맥만 이어오던 이 부서는 BC카드 인수 이후 조직을 보강, 인사고과는 물론 정책방향 설정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윗선은 이미 KT 측 인사가 접수한 상태다.


직원들 전의 상실

상황은 좋지 않다. 직원들의 불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특히 BC카드에 비자카드와의 수수료 문제, 차세대 시스템 중단에 따른 처리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나아가 KT가 추진 중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 글로벌화’라는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 KT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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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