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라이벌 인터뷰④> ‘FTA대전지’ 강남을 김종훈 vs 정동영

외나무다리서 사생결단 벌이는 ‘FTA 맞수’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여야 모두 19대 총선에 나설 ‘옥석’이 가려짐에 따라 대진표가 확정됐다. 링 위에 오른 선수들은 벌써부터 불꽃을 뿜어대며 그야말로 총선정국은 뜨겁다. 특히 서울 강남을은 ‘한미FTA 대전지’로 변모하며 전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바로 ‘한미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미FTA 저격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면서다. 그간 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을은 해보나마나한 지역구였다. 하지만 야권의 거물급 인사인 정 후보가 적진의 심장부에 뛰어들며 단숨에 강남을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수년째 FTA 설전으로 날선 공방을 펼쳐왔던 두 후보는 이제 강남을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사생결단을 낼 전망이다. 바닥민심 사로잡기에 고군분투 중인 김 후보와 정 후보. 과연 강남을 주민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

 

‘FTA 전도사’ 김종훈 후보(새누리당)

“극단적 대립 일삼고 말 바꾸는 태도, 강남이 심판할 것”

“공천 늦어 출발 늦었다

토론보다 지역민 만나는 것이 급선무”

-강남을을 선택한 이유는. 

▲(현장을 둘러보니) 그늘지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한국은20~30년 전과 비교하면 보호와 지원시설이 늘어났다. 이런 것들이 더 늘어나야 하며 내용이 알차게 개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강남을은 서울의 외곽지역으로 빈땅도 많고 임대주택도 많아 강남갑과는 다르다. (저는) 그동안 국가의 성장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성장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를 좀 더 어둡고 힘든 쪽에 지원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면 점차 조화를 이뤄 모범이 될 수 있는 지역이 강남을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에서는 잔뼈가 굵었지만 정치로는 신인이다. 어떤 각오인지?

▲경제통상 분야에서만 일을 하다 정치나 선거 분야는 처음 하는 것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더구나 정동영 후보는 선거에 관한 베테랑이고 9단급 정치인이라 긴장도 많이 된다. 하지만 거리로 나가서 만나는 택시기사들?주부들?어른신들께서 반갑게 맞아 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나랏일 하느라 욕봤다"며 손을 꼭 잡아 주시는 분들을 접하면서 한미FTA를 하면서 불면의 밤을 지샜던 것이 보람으로 다가왔다. 더욱 더 분발해서 대한민국 경제영토를 넓히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상태다.

-강남을이 FTA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민들의 반응은?

▲여기서 만난 분들이 적극 찬성한다고 밝히셨다. 체제 내용을 잘 알고 계시진 않을 것이다. 다만 수출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부분이기에 그런 생각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국가전체의 정책에 관심보다는 자신 삶에 (와 닿는) 변화에 더 관심이 있다. 때문에 (국가정책과 지역정책 사이의) 거리를 좁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정치를 할 생각한다.

-FTA와 관련, 정동영 후보와의 토론을 피해 비판이 일고 있는데?

▲6년째 토론하고 있다. 하지만 저는 공천이 늦어져 출발이 늦었다. 때문에 하루ㆍ1시간ㆍ1분을 아껴서 지역주민들 더 많이 만나고 싶다. 토론이야 시간만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루일정을 짤 때 급선무는 주민들, 지역민들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FTA가 국가적인 의제다 보니 필요하면 (토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상대편은 반대만하고 있어 제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쟁점화하는 것이 곤란하다. 이미 한미FTA는 발효됐고 잘 활용하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

-정동영 후보 측의 한미FTA 폐기주장에 대한 생각은?


▲과거에도 개혁개방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 할 때마다 야권 정치인들과 좌파진보 세력들은 금방이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주장했다. 90년대 쌀 개방 때도 그랬고 WTO체제 출범 때도 그랬다. 그러나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난 뒤 모두가 거짓허위 주장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아직까지 반성하고 사과하는 정치인은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은 이밖에도 경부고속도로를 반대했고, 월남 파병을 반대했고,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했지만 모두 엉터리였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한미FTA는 말할 것도 없고 제주해군기지마저 반대하고 있다. 강남유권자는 이 같은 낡고 시대에 뒤진 정치인을 반드시 심판하리라 믿는다.

-개포동의 재건축이 지역구 주요 이슈인데 어떤 입장인지?

▲개포지구 아파트는 수도에선 녹물이 나고, 빗물이 새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열악하고 노후화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 등을 감안해 재건축사업은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해당주민들의 의사가 최우선으로 존중되어야 하는데 그간 주민들의 뜻이 일치점을 보여 최근 원활하게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었으나 서울시의 규제로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와 같은 일관성 없는 행정은 하루속히 없어져야 한다. 저는 지역구 후보로서 뿐만 아니라 차후 당선이 되면 국회의원 자격으로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현재 이러한 저의 입장을 강남구청에 서면으로 제시한 바 있고, 서울시장과 면담도 요청한 상태다.

-강남을의 김종훈표 정책은?

▲37년의 공직생활을 뒤로하고 신뢰와 열정, 희망이라는 좌표를 가지고 더 큰 강남과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새로운 장정에 들어가겠다. 이를 위해 먼저 주거?교육?환경?문화공간에 대한 갈증 해소를 위한 도시재생, 그리고 청년 일자리를 위해 교역국과 매칭 등을 통한 해외 일자리 창출과 안전한 학교, 수준 높은 교육을 공약으로 준비 중이다. 

-강남을이 새누리당 텃밭인데 총선을 스스로 전망한다면?

▲여권의 텃밭이라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잘못할 경우 민심은 언제든지 회초리를 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더구나 상대 후보는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치거물 아닌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의 여론조사를 보니 내가 조금 앞서 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안 된다. 더욱더 열심히 주민들 만나고 해서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동영 후보를 평가하자면?

▲말을 바꾸는 것이 가장 안 좋다. 동작에 뼈를 묻겠다고 했는데 강남을에 왔고, FTA에 대한 입장도 바뀌었다. 해군기지도 야당이 되니 반대한다. 한쪽으로만 가고 극단적 대립과 반대를 일삼고 말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 그런 지도자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김종훈 프로필>

▲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 제8회 외무고시 합격


▲ 주미 대사관 경제참사관

▲ 주제네바 공사

▲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

▲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

▲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 UN 아시아태평양 총회 의장

 

‘FTA 저격수’ 정동영 후보(민주통합당)

“FTA 말고 내세울 것 없는 후보에 미래 맡겨서야…”

“죽을 각오로 현장을 이 잡듯 발로 뛰어

강남혁명 일으킬 것”

-노동현장에서 발로 뛰다 부촌으로 불리는 강남을을 선택한 이유는?

▲강남을은 강남갑과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곳은 고층아파트와 판자촌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양극화의 축소판이다. 즉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강남을도 같이 안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강남 주민들이 변화를 선택한다면 한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지형을 바꾸게 될 것이다. 제가 강남에 왔기 때문에 지난 수십년동안 (민주통합당이) 포기했던 지역이 격전지로 떠오른 것만 해도 큰 변화다. 이제부터 격전지를 극적인 역전의 터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정동영표 전략이나 정책은?

▲출세ㆍ탐욕ㆍ경쟁ㆍ돈 이런 것 말고 나눔ㆍ돌봄ㆍ협동ㆍ공동체를 중요시 할 것이다. 이번 선거 구호도 ‘함께’로 외치고 있다. ‘돈돈돈’이 아닌 ‘사람사람사람’ 중심의 의제가 강남의 그리고 한국 사회의 운영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강남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재건축문제와 교육문제도 무조건 사람 중심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이 구호가 강남 주민들에게 스며들게 되면 저를 선택해주시리라 믿는다.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데 이미 발효됐다.

▲국민적 반대가 심한 한미FTA는 재협상을 거친 폐기가 민주통합당의 최고당론이다. 먼저 폐기를 말하기 전에 이번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소야대가 되면 정부에 재협상을 촉구하고 FTA가 날치기될 때 같이 통과된 약사법ㆍ우체국법ㆍ지적재산권법 등 14개 법률안을 원상회복시킬 것이다. 이 법률안들의 폐기는 FTA 이행에 제동을 걸게 돼 자연스레 재협상 테이블이 마련된다. 재협상이 아예 안 열렸다면 한미FTA 협정문 24조 5항에 의거해 폐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어느 일방이 이 협정에 대해서 종료를 희망할 경우에 문서를 통보하면 180일 뒤에 협정은 종료된다고 절차가 친절하게 명시되어 있다.

-상대 후보의 참여정부와 MB정부에서 한미FTA 관련 입장번복이라는 비판에 대해?

▲참여정부 당시 한미FTA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참회한 것이다. 하지만 한미FTA는 명백한 불평등 협정이며 우리의 경제ㆍ정책ㆍ사법 주권을 빼앗기는 협정이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는 것은 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다. 반성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개포동의 재건축이 지역구 주요 이슈인데 어떤 입장인지?

▲솔직해져야 한다. 제가 재건축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은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 권한은 서울시장 있다. 그래서 저는 재건축문제를 위해 박원순 시장과 주민들 사이에 열심히 다리를 놓고 있다. 실제로 박 시장을 지난주에 만나 주민과 협의 없는 강행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이에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도 취소했고, (재건축 불만을 담은)플래카드도 곧 걷어질 것이다. 이 문제를 풀 권한은 없지만 다리를 놓는 일은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대치동은 사교육의 메카로 위장전입 등의 교육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는 지역이다. 

▲내 아이에게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려는 부모의 간절함이 처절하고 아프게 느껴진다. 지난 몇십 년간 줄곧 외쳐왔던 경제성장 중심의 사회 운영이 결국은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도 승자독식ㆍ무한경쟁ㆍ탐욕의 사회를 만든 것이다. 또 비교과영역의 경우 부모들의 부와 지위가 교과과정에 비해 더 크게 반영되어 양극화의 대물림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됐다. 입학사정관제 역시 그 취지는 의미가 있으나 실제 우리 교육 현실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 또한 사교육 부담의 핵심이 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치유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비교과영역을 대폭 축소할 것이며 이 연장선상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하는데 일조할 생각이다.

-현장에서 느낀 민심은?

▲강남에 사는 분들 모두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제가 활동하면서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으면 다 힘들다고 하신다. 사교육비ㆍ경기 불황ㆍ고용 불안 때문에 힘들어하시는데 강남도 예외는 아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대한민국의 문제는 강남의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것으로부터 여유로운 분들도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중산층 동네로 근면성실하게 일해 자수성가 한 분들. 또 어려운 서민들도 많이 계신 지역이다. 강남에 계신 분들이 지금 대한민국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답답해하신다. 또 "과거와 다를 것이다, 무조건 새누리당 되는 선거 아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강남 주민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느낀다.

-총선을 스스로 전망한다면?

▲지난 25년간 강남은 새누리당이 깃발만 꼽으면 무조건 되는 곳으로 민주당에게는 불모지였다. 그런 강남을이 최고의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는 자체가 강남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또 한 달 사이에 10% 이상 격차도 좁혀져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상태다. 얼음덩어리는 망치로는 못 깨지만 바늘로는 덩어리가 깨진다고 하였다.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예상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좁혀질 것이며,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 확신한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승자독식 탐욕의 사회를 인정한다면 김종훈 후보를 찍어야 할 것이지만, 협력과 배려 그리고 연대의 사회를 원한다면 정동영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종훈 후보를 평가하자면?

▲김종훈 후보가 FTA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나름’의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측 후보가 FTA 말고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지 주민들이 아주 궁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백분토론에 같이 출연하기를 희망했는데 안타깝게도 (사실상 거부의사로)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할 국회의원 후보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FTA 협상을 하면서 국제적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의 주권 일부는 자를 수 있다고 말한 후보에게 강남과 대한민국의 미래 운영을 맡길 수 없다.

<정동영 프로필>

▲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 영국 웨일즈대학원 저널리즘 석사

▲ MBC 뉴스데스크 앵커

▲ 제15대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

▲ 제16대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 통일부 장관

▲ 열린우리당 당의장

▲ 제17대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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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