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2>‘한파 없는’세종시 완전 해부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3.19 11: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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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행정수도로…불패신화 ‘바통터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세종시 분양 열기를 등에 업고 충청권 주변 지역의 집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작년 한 해 20% 이상 올랐다고 한다. 세종시의 투자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전망은 어떨까.

투자 가치·전망 밝아…충청권 주변까지 ‘들썩’
아파트 가격 크게 올라 “올해 분양물량 쏟아져”

2012년 정부청사 1단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는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였던 사업으로 순차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2012년 4월 1단계로 국무총리실, 12월까지 2단계로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10개 기관이 이주한다. 2014년까지 모두 36개 기관이 이동하며, 총 1만452명의 공무원이 움직이게 된다.

1만 공무원 대이주
미분양 수요도 늘어

여기에 16개 국책연구기관과 종사자 3353명도 2013년까지 이전하게 된다. 이는 4대강 사업과 함께 MB정부가 가장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입해 추진하는 것이다. 전체 사업은 2030년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있어 지방 주택시장과 연계한다면 2012년 세종시의 파급효과는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분양 열기를 등에 업고 충청권 주변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 정부부처 이전을 앞두고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일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시세를 분석해본 결과 세종시가 포함된 충남 연기군의 기존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5.3% 올랐다. 이런 가운데 충북 청주는 22.9%가 올랐고, 충주는 19.8%가 올랐다. 충남 지역은 논산이 21.1%로 연기군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그 밖에 천안 12.7%, 아산 12.9%, 공주 7.5% 등 다른 지역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정부부처가 본격적으로 이전되는 올해에는 가격 상승률이 더 커지고 있다. 충남 천안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 1%에서 2월에는 0.8% 올라 무려 1.8%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0.7% 오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상승률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 활황의 진원지였던 부산은 같은 기간 동안 0.6% 올랐다. 아산 역시 작년 1∼2월에는 1.1% 올랐지만, 올해에는 1.4% 올랐고, 논산의 경우도 작년 0.5%에서 올해는 0.7%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상승률이 커지고 있다.

전셋값은 더 올랐다. 천안은 올 1∼2월 2.1% 올랐고, 아산은 1.8%, 논산은 1.2%, 충북 청주는 1.4%, 충주는 0.6% 등으로 전셋값 상승세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커지고 있는 것은 세종시 정부부처가 올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전함으로써 그 기대감이 인근 지역에까지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 천안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물량 부족으로 최근 중소형 아파트 매매에 눈을 돌리는 사람도 늘어난데다가 올해 들어 세종시 분위기가 더 뜨거워지면서 그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하려는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일에는 아직까지 입주한 아파트 물량도 적은데다 기반시설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다. 세종시 인근 지역은 세종시 후광효과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개발호재도 많아 이미 외부 투자 수요가 많이 들어온 상태다.

신축 5000만원 웃돈 붙어 거래
오름세 지속…중소형 위주 매매


우선 충북 충주는 충주기업도시, 충주산업단지 등으로 기업유치가 많아지면서 꾸준히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충주기업도시는 전국 6개의 기업도시 중 유일하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9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지난 1월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맥주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등 충주 내 개발들이 속속 탄력을 받으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의 경우 충남 천안∼충북 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 오송산업단지 등의 호재 영향을 받고 있다. 청주지역은 이런 호재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청주권에만 1만3000여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미분양 적체현상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던 천안과 아산지역은 세종시와 불과 30km 거리이어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며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세종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충북·충남의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 2010년 1월 각각 4918가구, 1만3950가구였지만 올 1월에는 1077가구, 7159가구로 줄어들었다.

세종시 인근 지역은 지가상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논산은 지난 한 해 동안 1.1%가 올랐고, 공주와 아산은 0.9%, 충주는 0.7%, 천안은 0.6%, 청주는 0.4% 등의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세종시가 포함된 연기군은 2010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2008년에는 3.8%가 떨어졌고, 2009년 1.3%가 하락했다가 2010년에는 0.7%로 반등했고, 작년에는 1.1%가 올랐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세종시가 중앙 정부부처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이전기관 공무원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부처 이전 기대감은 앞으로도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력소 구실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얼어 있지만 한파에서 유일하게 비켜간 곳이 세종시다. 7월 세종시가 공식 출범하고 하반기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6개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예정이라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분양 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최근 현대엠코와 한양이 분양한 ‘세종 엠코타운’아파트 일반청약 결과, 576채 모집에 1순위에서만 7211명이 신청해 평균 1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84㎡는 115채 신청에 3861명이 몰리면서 33.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세종시 분양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말 첫마을(2-3생활권) 1단계를 시작으로 이미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퍼스트프라임 1, 2단지와 공공임대 아파트(A-2, D블록) 등 총 2242채에서 입주가 진행 중이다. 아직 입주 초기라 생활편의 시설은 부족하지만 편의점과 음식점, 미용실, 세탁소가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다. 첫마을 1, 2단계 아파트 주민(1만7000명) 입주가 본격화하고 정부부처가 이전하면 현재 9만6000명 정도인 인구가 올해 말에는 약 13만500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도 꿈틀대는 추세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첫마을 1단계 149㎡ 규모 로열층의 경우, 2년 전 분양가가 3억50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5000여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1만700채 분양 예정
수익형 부동산도 관심

연내 청약을 계획한 수요자라면 세종시 분양 물량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에 분양 예정인 물량은 1만700여 채로 그중 8300여 채가 상반기에 몰렸다. 분양 물량 대부분이 수요층이 두꺼운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이고, 1000채가 넘는 대단지도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최초 주택공급 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로부터 1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청약 자격은 전용 85㎡ 이하의 경우 서울과 부산은 청약통장 예치금액 300만원, 기타 광역시는 250만원, 일반 시군 지역은 2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앞으로는 세종시 안에서도 입지 조건에 따라 투자 가치가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분양 물량은 1생활권에서 주로 나온다. 1생활권은 중앙행정타운, 업무 및 상업시설을 남쪽에 두고 북쪽으로 주거지가 배치된다.

1-1생활권은 세종시 외곽순환도로 바깥에 자리하고, 이주자택지와 단독주택지, 저층아파트로 이뤄진다. 중앙에 도시공원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호반건설은 오는 11월 L8블록에서 445채, 유승종합건설은 하반기 M9블록에서 713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1-2생활권은 중앙행정타운 배후지로 고층 아파트가 밀집했다.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들어설 예정이라 학군 프리미엄이 가장 높다. 호반건설은 3월, L2블록에서 전용 84㎡ 470채를 내놓는다. 근린공원을 끼고 있어 녹지공간도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도 3월, M7블록에서 84㎡ 520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1-3생활권은 5000여 채로 이뤄진 초대형 단지다. 방축천이 흐르고 중앙행정기관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단지 중앙에 복합커뮤니티가 있는 타원 형태다. 한신공영과 현대엠코는 이미 분양을 마쳤다. 중흥건설이 이달 말부터 모델하우스를 열고 M3블록에 866채를 분양한다. 3월에는 M4블록에 1375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상업시설과 중앙행정기관이 있어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지만, M4블록의 경우 폐기물처리 시설이 가까운 게 약점이다.

1-4생활권은 뒤로 원수산이 있고 앞으로는 방축천이 흘러 도심 친수공간이 마련되는 등 생활권 가운데 가장 쾌적하다는 평가다. 간선급행버스(BRT)가 지나는 곳이라 교통도 편리하다. 그중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입지조건도 좋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눈길을 끈다. 5월 M7블록에 84㎡ 876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전유성 연결도로 개통으로 대전과 세종시 간 이동이 편리할 뿐 아니라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국립수목원이 인접해 자연환경도 좋은 편이다.


“감언이설 속지 마세요”
‘묻지마 투자’유의해야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공무원 특별공급도 없어 수요층도 두껍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세종시 1-5생활권 C24블록에 오피스텔 1886실을 공급할 계획이다. 먼저 1036실을 1차 분양하고 850실을 추가 분양한다. 계룡건설도 1-5생활권 C-3-2블록 2000㎡ 용지에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결합형 상품 240채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1-5생활권에는 중앙행정타운이 있어 공무원 수요를 겨냥한 수익형 상품 공급을 집중적으로 한다”며 “첫마을 건너편 2-4블록 상업용지에서도 추가 공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분양권 불법전매 등 
비정상 거래 단속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세종시의 투자 가치는 높은 편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정부기관 이전이 이뤄져 유입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이주인구 특성이 단기 거주보다 장기 거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반 수요를 확보했다. 이주수요뿐 아니라, 관련 회사나 업체가 지사 등을 설립할 가능성이 있으며, 인근 지역 수요자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도안신도시 등 주변에 더 나은 주거지를 조성하면 인구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주인구가 선호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프리미엄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 위주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에도 유의해야 한다. 세종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최근 분양권 전매 및 토지 분양 광고가 쏟아진다. 인근 부동산은 외지에서 온 투자자로 가득하고 공인중개사의 감언이설이 난무한다.

이에 따라 당국에서는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비정상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거주 기능이 미비한 상황에서 형성된 웃돈은 거품일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세종시는 분양권 전매를 1년간 할 수 없으며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은 오직 퍼스트프라임뿐”이라면서 “투자에 나서기에 앞서 물건의 거래 가능성과 프리미엄의 적정성을 따져보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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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