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혁명가'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

“MB정권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최악의 정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사회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구도 속에서 이를 적극 정치개혁에 녹여낸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이다. 그는 ‘모바일투표’를 고안해 지난 민주통합당의 1·15 전당대회 당시 50만 선거인단 참여라는 대박흥행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지난 20년간 IT계를 주름잡았던 내공을 정치문화개혁에 도입해 대국민 정치참여를 이끌어낸 ‘엄지 혁명가’ 문용식 위원장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민주투사에서 IT계의 대부로…이제 정치개혁 선봉장으로 
모바일 투표로 민주당 ‘혁신·흥행’ 두 마리 토끼 잡은 장본인 
 
지난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1·15 전당대회는 50만명에 육박하는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민주당은 당시 ‘모바일투표’라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았고, 유권자들은 투표방식의 편리함에 자발적 참여가 줄을 이었다. 
 
이를 처음 기획한 사람은 바로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이다.  
 
가진 것이 없던 젊은 시절 머리하나로 승부를 봐야했던 문 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IT계로 뛰어들었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춘 ‘선견지명’ 탓에 IT업계에서 20년간 주름잡을 수 있었던 그는 안철수·이찬진 등과 함께 벤처 1세대로 분류된다. 
 
PC통신에서 인터넷세대로 진화하는 동안 나우누리, 피비박스, 아프리카TV 등 변화에 발맞추어 업계를 선도해왔던 것. 이제 정치권에 진입한 문 위원장은 IT업계에서 쌓았던 내공을 정치권에 녹여내는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유권자들의 투표참여 기폭제가 된 모바일 투표였던 것. 
 

그는 앞서 촛불집회의 기폭제가 된 아프리카TV의 대표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소고기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생중계하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는 문 위원장의 구속으로 귀결되었고, MB정부 출범 이후 첫 희생자로 꼽히게 되었다.
 
이처럼 옥고를 감내하기도 했지만 그의 움직임엔 항상 국민들의 참여가 뒤따르며 세간의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참여는 낯선 것이 아닌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게다가 그는 20대 시절 민주화 투사로 활약했고,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막후활동으로 원외에서 쌓은 정치적 내공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제 문 위원장은 본격적인 정치개혁과 대국민 봉사를 위해 19대 국회입성을 노리며 고군분투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모바일투표 도입을 최초로 제안했다. 도입배경은? 
 
▲현장에서만 투표가 가능하다면 시간에 쫓기는 유권자들에게 와서 투표하라는 부탁은 염치없고 미안한 일이다. 때문에 유권자들의 참여의 열망을 담아내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간편한 모바일투표를 제안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모바일투표를 처음 실시하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다. 선거인단 신청은 80만명에 육박했고 실제 5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중 93%가 모바일투표를 7%가 현장투표를 선택했다. 유권자들이 모바일투표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후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안정적으로 앞서게 되었다. 모바일투표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도입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전 지도부가 새로운 것에 대해 너무 보수적이었다. 새로운 변수에 대해 자신 없어 한 것이다. 그래서 지도부를 설득하며 계속해서 모바일투표를 주장했다. 이에 모바일투표 TF팀이 꾸려졌고, 위원장이 되었다. 두 달 동안 솔루션을 개발하며 준비해왔다. 때문에 바로 지난 전대(1·15전당대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 경선에서도 모바일투표를 하자고 주장한 상태다. 많은 유권자들이 총선 경선 선거인단에 적극 참여해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공천을 하는 공천혁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100%로 돌려드렸으니 국민들이 엄지 손가락으로 적극 동참 해주십사하는 바람이다. 

“트윗심 잡으려면 꾸준함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

-총선 경선 시 유권자의 지역구 주소지 거주 사실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바일투표에는 3가지 인증이 필요하다. 첫 번째가 실명인증(이름, 주민번호)이고 두 번째가 휴대폰(특정번호) 본인인증이며 세 번째가 지역인증이다. 첫 번째, 두 번째는 전대에서 검증을 거쳤다. 세 번째 지역인증만 남았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당이 공직선거 후보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할 경우 지역인증을 요청하면 선관위는 협조해야 한다’는 단 한 문장만 넣으면 된다. 최선책은 방대하고 정확한 행안부 DB와 선거인단으로 등록된 유권자의 정보를 매칭시켜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려울 경우 비교적 정확한 금융기관의 DB에 바탕한 주소지 인증이라는 차선책을 세워둔 상태다. 

-새누리당에서 모바일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총선 경선 도입에 바로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인데?
 
▲새누리당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4년 후인 20대 총선부터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에 비대위가 구성된 것은 돈 봉투 사건 때문이며 이러한 악습을 끊고 국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투표다. 왜 4년이나 걸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4년 후면 새누리당이 계속 있을지 없어질지도 모른다. 모바일투표라는 획기적인 무기는 과거 경선이 조직 동원이라는 부정소지를 원천봉쇄할 수 있고 자발적 참여의 폭도 넓힐 수 있다. 게다가 능력 있는 정치신예들이 경선의 관문을 뚫는데 강력한 무기가 돼 이것이 실질적 공천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오로지 당리당략 차원에서 거부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헌재가 SNS 선거운동 금지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결해 SNS 선거운동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소통위원장으로서 이른바 ‘트윗심’으로 여론몰이하는 SNS족들을 사로잡을 전략은?
 
▲소셜네트워크는 사람 간의 사회적 네트워크이기에 결국 총선출마자 본인의 싸움이다. 때문에 후보자 각자가 잘 활용해야 한다. 이에 당 차원에서는 트윗심에 부합하는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총선 후보자가 SNS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유용한 팁 정도를 알려준다. 특히 과거에는 신문·방송·잡지라는 매스미디어 시대였고, 지금은 소셜미디어 시대다. 매스미디어는 언론을 통해 자기주장이 전달되므로 자기PR 전략이 중요했다. 소셜시대에는 ‘친구맺기’ 전략이 핵심이다. 때문에 꾸준함·진정성·수평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설마’ 라는 최소의 선까지
넘어버리는 최악의 MB정부

-SNS시대 총선 관전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후보자들이 SNS에서 얼마나 많이 활동하고 소통하느냐에 따른 지표가 득표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아마도 SNS 활동지수가 실제 득표율로 이어질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디도스 공격이 결국 특검으로 넘어갔다. 부정선거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최구식 의원이 나경원 후보 홍보기획본부장으로 활동했음에도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이는 마치 87년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경찰이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던 수사발표와 똑같다. 디도스를 시도한 업체 사장과 직원들은 국가기관에 대한 테러에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 최소 억대의 보상을 받지 않고서는 움직이기 힘들다. 게다가 억대 자금거래도 드러났지만 대가성이 없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특검수사의 초점은 두 가지다. 배후를 밝혀내는 것과 사건을 모의할 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은폐작업을 어떻게 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또 선관위는 왜 투표소를 옮겼으며 2시간 동안 왜 서투르고 느슨하게 대응했는지도 반드시 파헤쳐 봐야 될 문제다. 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특검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길 바란다. 만약 특검에서도 안 밝혀지면 4·11 총선 이후 국정조사로 밝혀내야 할 중대 사안이다. 

-그간 ‘이마트 피자’ 등 대기업을 강하게 비판해왔는데. 
 
▲대기업만큼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집단이 없다. 오죽하면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했을 정도였다. 선출 받지 않은 자본권력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가권력을 압도한다는 얘기다. 재벌들은 법도 자기들 입맛대로 바꾼다. 검은돈으로 재판부·검경·공정위·금감위·국세청 등 사정기관을 매수해 유착관계를 맺고 편법으로 다 빠져나간다. 일례로 일반인들은 몇십만원만 훔쳐도 1-2년 실형 사는데, 삼성은 수조원의 비자금이 발견됐어도 집행유예로 나왔다. 잘못돼도 터무니없이 잘못된 것이다. 특히 삼성·LG·현대·SK 등 대한민국 4대 재벌 혈족가문 경제규모가 GDP 50%를 차지한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다. 

“무소불위 대기업 재벌에 90% 서민들의 삶 무너질 것” 경고
“디도스 배후, 특검에서도 안 밝혀지면 총선 이후 국조로 가야”


-대기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대기업의 고용률은 10% 안팎이고 중소기업이 고용률의 88%를 차지한다. 이런 중소기업이 말라비틀어져 가니 고용의 안전과 복지후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90%의 국민을 고난에 빠뜨리는 길이다. 현재 마련된 하도급법, 공정거래법과 배임횡령에 대해 지금의 법만 엄정하게 집행해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상속세 정확하게 물리고, 일감 몰아주기만 막아도 경제적 집중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한 편법으로 경제력이 집중돼 공동체가 붕괴될 지경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이대로 5-10년 가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후퇴해 더 불행한 사회가 된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 재벌들은 무장경관이 호위하면서 출근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반드시 지금 바로 잡아야 한다. 

-취임 4주년을 맞은 MB정부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세간에는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라는 선이 있다. 하지만 MB정부는 ‘설마’라는 국민들의 최소한의 기준마저 깨버린다. ‘설마 나랏돈으로 아들 땅을 사 주겠어’ ‘경제력 10대국에 민주주의, 언론의 보는 눈이 있는데 설마 그러겠어’라는 꼭 그 설마까지 넘어서는 최악의 정권이다. 태어나서는 안 될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권력을 가지고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사용해 금수강산 파헤치는 4대강 사업으로 포항출신 건설회사 배불리는 등 피붙이·동창·주변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를 이용하고 있다. 그 와중에 민주주의는 엉망이고, 중산층·서민은 허덕이고, 남북관계는 파탄 나 평화통일 비전은 오간데 없어졌다. 

-IT계에 몸담았다 정치권으로 진입했는데 직접적인 계기는? 
 
▲20대 때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을 했다. 가진 것이 없어 머리로 할 수 있는 IT사업인 나우콤을 창업하고 20년 세월이 지났다. PC통신, 인터넷, 모바일 등 혁명 변화를 헤치느라 사력을 다하며 달려왔다. 이제 (나우콤이) 코스닥에 등록되고 사옥도 내 나름 역할을 다해 중간 매듭을 지을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20년은 공익을 위해 봉사하러 왔다.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시대의 마지막 양심인
김근태 지도자 만들고 싶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지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크고, 특히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려고 한다. 

-2012년 총·대선을 전망한다면? 
 
▲아직 민주당은 혁신과 통합의 과정에 있다. 이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할 때이고 정책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콘크리트의 굳건한 지지가 있기에 진보개혁세력이 연대해야만 승산이 있다. 통합진보당과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 1:1구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은 지난 2년간의 표로 확인했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하면 앞서갈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혁신을 통한 당 운영과 좋은 후보 공천, 야권단일화를 충족하면 총선에서 압승하고 그 힘으로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때문에 모든 당력을 총선에 기울이고 있다. 

-문용식에게 김근태란? 
 
▲고 김근태 고문은 평생을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을 고민하신 분이다. 한 번도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살아본 바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에 이어 이 시대의 양심이고 거인이다. 과거 김 고문은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실에서 모진고문을 받았다. 그 때 맞은편 방에서 20일동안 김 고문이 고문당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모진 고문을 견뎌냈다. 보통사람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초인이라고까지 생각된다. 때문에 그러한 분을 이 나라 지도자로 만들어 보려고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며 성심성의껏 모셨던 것이다.  

<문용식 위원장 프로필>
 
▲1979  전주고등학교 졸업
▲1990  서울대학교 국사학 학사
▲1992  나우콤 전략기획팀 팀장 
▲2001  나우콤 대표이사
▲2004  한반도재단 사무총장 
▲2011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회 인터넷소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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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