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說說) 피어나는 ‘김두관 대망론’ 실체 대해부

문재인 ‘바람몰이’ 안철수 ‘킹메이커’ 김두관 ‘대권후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친정’ 민주통합당에 돌아왔다.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지 꼭 4년만이다. 친노의 부활과 동시에 김 지사의 귀환으로 ‘김두관 대망론’이 본격 꿈틀거리기 시작한 양상이다. 여권에서조차 단단한 내공을 갖춘 김 지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야권에서는 본격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이 떠오르며 대선판도 변화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제 김 지사의 의지가 관건인 모양새다. ‘김두관의 입’은 초미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4년 만에 친정 복귀한 김두관…여권도 긴장하며 예의주시 
야권 일각서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 목소리 나와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김 지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맞이해 민주진보 진영의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입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민주당이 출범했지만 시대적 과제인 혁신과 통합은 미완의 목표다”며 “오직 야권연대와 정당혁신만이 총·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성공하는 서민정부를 만들어내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4년만에 친정 복당
김두관에 관심집중
 

한명숙 대표는 “그의 입당은 부산·경남 지역에 변화와 승리를 희망하는 도민들의 민심과 함께 들어오는 것이다. 총선승리를 위한 정략적 요충지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입당으로 민주당은 더 큰 통합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김 지사의 입당을 반겼다.
 
민주당에 복당하자 김 지사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친노의 부활 속에 김 지사는 이제 단순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야권의 대선 지형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김 지사는 동네 이장·군수부터 장관·도지사까지 구석구석을 경험한 ‘행정의 달인’이다. 여기에 그는 열린우리당 최고위원과 경남도당위원장이라는 정치경험이 더해져 공공연히 대선판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력 잠룡으로 꼽혀왔던 터였다. 이런 그가 민주당에 입당하며 중앙정치인으로 보폭을 넓힌 것. 
 
때문에 정계 안팎에서는 그의 입당 등 최근 행보로 미루어 차차기가 아닌 차기 대선 레이스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 쪽의 거센 반발에도 입당을 감행함으로써 대선직행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지사도 입당 기자회견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남의) 현안을 잘 챙기는 것도 총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도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빠져나가는 화법을 사용했다. 
 
특히 기자회견 당시 ‘야권연대’를 첫 번째로 강조한 것도 본인의 입지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공천과정에서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이후 총선 결과에서도 야권이 PK지역에서 약진할 경우 야권 잠룡으로서의 그의 위상은 한층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자연대 가동하고

노무현 향수 자극하고 
 
게다가 김 지사는 같은 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라든지 시민사회 동지들이 총선 이후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나름대로 준비를 하라는 요청들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11일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에 대해) 주변에서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말한다.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근래 사석에서도 “한국의 룰라(전 브라질 대통령)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지사의 측근인사도 “대선 출마(여부)는 국민적 요구가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무등산 산행을 포함한 최근의 행보와 야권연대를 강조하는 모습 등을 볼 때 12월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김 지사 지지그룹이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김 지사는 특히 여권에서조차 경계하는 대상이다. 사실상 김 지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경남 지역에서 당선되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승리를 일궈내며 여권의 경계를 받는 유력 차기 주자로 발돋움했다. 
 
그래서일까. 여권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지지율 정체에 빠진다면 김 지사가 ‘대체제’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김 지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전격 입당하자 이른바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각편대설’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문 고문이 김 지사에게 바람을 몰아다 주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시나리오다. 
 
일면 터무니없는 시나리오처럼 보이지만 대선을 10개월여 앞둔 현 정치지형도를 놓고 볼 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철수 혹독한 검증과정과 문재인 4·11 결과에 대권 판도변화
먼지 없는 ‘행정의 달인’ 김두관… 대권 도전 여부에 관심집중
 
김 지사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정치·행정의 막강한 내공을 쌓아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김 지사는 친서민 이미지와 경남도지사 당선으로 PK경쟁력까지 검증된 상태다. 
 
이는 문 고문과도 크게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문 고문은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어떠한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위상이 재정립될 전망이어서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지사는 또 ‘우직하게 한 길만 간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 실제로도 걸어온 길이 비슷해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김 지사가 유권자들에게 노무현 향수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경남 남해 이장 출신인 김 지사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정당으로 돌아와 2004년 총선 때 경남 남해ㆍ하동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 2006년 6월 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셨다. ‘참여정부 심판론’이 제기되며 궁지에 몰렸던 2008년, 김 지사는 탈당 후 4월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했지만 또다시 낙선했다. 수차례 실패에도 결코 영남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행보와 닮은 것.  
 
안 원장의 경우도 정치경험이 전무하고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의 강용석 의원이 지속적으로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하며 ‘먼지털이’에 나선 상태다. 
 
강 의원은 지난 13일‘안철수연구소’가 1999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안 원장이 헐값에 인수해 수백억원대의 이득을 취하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안 원장은 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안철수연구소 BW 186만주를 2000년 10월 주당 1710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주식의 장외 거래가는 3만∼5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5분의 1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셈이다. 
 

문재인, 총선이 분수령 
안철수 먼지털기 본격화 
 
이 주식은 1년 뒤인 2001년 10월 상장가 4만6000원에서 출발해 주당 8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안 원장은 BW 저가인수로 최소 400억, 최대 700억원의 이득을 얻었고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에 해당한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안 원장 고발 배경에 대해 “1위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강 의원은 지속적으로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왔고, 앞으로도 폭로할 것이 많다고 벼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박규은 부장검사)에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안 원장이 정치무대에 전면 등장할 경우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여기저기서 난도질이 자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김두관-문재인-안철수 삼자연대’에서 김 지사를 킹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 지사는 아직까지 대권에 대해 “도정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이장 출신 대통령의 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김 지사의 정치적 결단에 쏠리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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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