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결산] 논란과 화제 ‘결정적 장면 10’

소문난 잔치 볼 것만 많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정감사였다. 올해 국감 역시 논란과 성과, 그리고 여러 가지 볼거리를 남겼다. 국감 본연의 의미와 부합한 의원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된 경우도 있었다. <일요시사>는 10월 한 달 간 펼쳐진 ‘국감 주요 장면’을 모아봤다.
 

2018 국회 국정감사는 지난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진행됐다. 국회는 이 기간 동안 국정 전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며 행정부를 견제·감시하게 된다. 조사 대상이 국정 전반에 해당되다 보니 그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다. 

국감 성적표
A부터 F까지

국회는 그 연유로 분야별 상임위원회를 구성한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각 분야를 맡게 된다.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조계 출신 의원들이 상당수 포진된 것과 같다. 현재 20대 국회에 18개의 상임위가 있다. 국회의원은 국감에 필요한 서류, 증언, 의견 등을 요구할 권리가 주어진다. 국감의 하이라이트라 볼 수 있는 증인 출석 요구도 마찬가지다.

국감 시즌에 국회를 향한 이목은 여느 때보다 집중된다. 국회의원들은 그간 준비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질의를 이어간다. 여론 형성의 적기인 만큼 행정부 견제에 효과적이고, 본인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그 까닭에 무리수를 두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톡톡한 성과를 내놓기도 한다. 이번 국감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국감은 첫날부터 때 아닌 고양이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진태 의원. 김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서 열린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감서 우리에 갇혀 있는 벵갈 고양이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날 눈치도 없는 퓨마가 탈출해 인터넷 실시간검색 1위를 계속 차지했다. 그랬더니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된 게 맞느냐”고 물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회의 멤버이기 때문에 안다”고 답변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서 “고양이의 눈빛이 상당히 불안에 떨면서 사방을 주시했다”며 “국감장, 상임위장에 동물을 데려오는 것을 금지해달라. 꼭 필요하면 여야 합의 하에 회의장에 데려오기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국정감사도 화제가 됐다.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해당 상임위 소속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선 감독에게 날선 비판을 이어갔지만 되레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20일간 진행 18개 상임위원회 총출동
대장정 마무리…피감기관에 송곳질의 


선 감독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일부 선수에게 병역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대표로  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의원은 선 감독의 연봉과 근무 형태 등을 캐물으며 본질서 벗어났다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손 의원은 ‘판공비를 포함해 연봉 2억을 받는다’는 선 감독의 대답에 “KBO 관계자한테 연봉 2억에 판공비는 무제한으로 처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전혀 아니다”라고 하자 손 의원은 “더 알아보겠다”며 질의를 이어갔다. 손 의원이 제기한 판공비 의혹은 여기까지였다.

이어 손 의원은 “선수를 관찰하러 현장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선 감독은 “TV로 5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는 게 더 낫다”고 대답했다.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경기가 3∼4시간씩 열린다. 게다가 경기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5시간을 넘기기도 한다. 현장 관찰보다 TV로 동시에 관찰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손 의원은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 발언이 바로 여론의 역풍이 거세진 결정적 이유였다. 오히려 선 감독에 대한 동정론이 일 정도였다.

이와 달리 이슈를 주도한 의원들도 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각각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과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국감을 통해 사회를 강타한 최대 이슈로 꼽힌다.

한쪽은 역풍
한쪽은 주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지난 11일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2013∼2017년 동안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과 숙박업소 이용비로 쓰이기도 했다. 심지어 성인용품 구입에도 교비가 쓰였다. 사회적 공분이 일었고, 학부모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대응은 강경했다. 한유총은 사태가 발발하자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를 했지만 곧바로 MBC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MBC가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박 의원에 대한 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막상 닥쳐오니 걱정도 되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면서도 “소송 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의 끝을 보겠다”고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한유총의 소송 소식에 박 의원을 향한 응원과 후원금이 급증했다.


박 의원은 최근 ‘박용진 3법’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지난 23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을 대표 발의자로 민주당 의원 129명이 전원 이름을 올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소속 유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시 국정감사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16년 5월 ‘구의역 김 군 사고’ 이후 서울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정부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서 재직자의 친인척 상당수가 정규직으로 채용됐다는 것이 골자다. 

유 의원은 해당 의혹을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도 꺼내든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해 의혹 제기에 머물렀다. 유 의원은 이후 1년 동안 관련 자료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이 제기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의혹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지는 형국이다. 한국당은 지난 3월1일자로 무기계약직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교통공사 직원 1285명 중 108명이 재직자의 친인척이라는 점에 대해 고용세습이라며 비판했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 등과 함께 이번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맷돌부터 
로봇까지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정치공세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지난 24일 서울시청 신청사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의혹들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확실한 검증을 위해 지난 23일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부시장은 “일부 정치권서 가짜뉴스 등을 확대 양산해 진실을 거짓으로 호도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국감에선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소품들이 등장했다. 소총과 로봇부터 한복과 맷돌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적절한 ‘퍼포먼스’였다는 평가와 함께 ‘쇼’라는 비판이 동시에 흘러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기정통부) 소속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과기정통부 국감에 맷돌을 가지고 왔다. 크기가 작은 맷돌이었다. 

박 의원은 맷돌을 보이며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에게 “맷돌 손잡이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라며 “어처구니라고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당연한 말을 대통령이 하는데 이게 기사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이어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가정용서비스 로봇을 꺼내들었다. LG전자가 올 연말 출시할 제품 ‘클로이’였다. 박 의원은 로봇을 향해 “의원님들께도 인사 한 번 드리자, 헤이 클로이!”라고 말했지만 생각만큼 로봇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로봇이 재차 응답하지 않자 박 의원은 “내가 사투리를 쓰니까 서울 로봇은 못 알아듣는가 보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결국 클로이는 인사말을 전했고, 박 의원은 “아주 잘했어”라며 로봇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박 의원은 “국내 산업용 로봇은 근로자 1만명당 531대 수준으로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서비스용 로봇은 그렇지 않다”며 질의를 이어갔다.

국감장에 소총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K-11 복합형소총을 가져왔다. 

김 의원은 “K-11은 내구도와 명중률이 현저히 떨어져 총기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제라도 개발을 중단하고 현대전에 필수적인 개인용 무전기와 야간투시경, 주·야간 조준경 등을 보병전투원 전원에게 지급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 관계자는 해당 소총을 견착해 조준 자세를 선보이기도 했다. 

문체위 국감에는 한복과 태권도복이 등장했다. 바미당 김수민·이동섭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두 의원은 한복과 태권도복을 직접 입고 국감장에 출석했다.

주목받은 국감 스타는 누구?
다양한 소품·의상으로 눈길

김 의원은 지난 16일 개량 한복을 입고 문화재청 국감장에 나타났다. 이날 김 의원은 “종로구청이 퓨전 한복은 고궁 출입 시 무료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하고 문화재청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고 했다”며 “한복의 기준을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최근 종로구청은 고궁 출입 시 한복을 입고 올 때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개량 한복은 혜택 대상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개량 한복의 아름다움에 많은 관람객들이 경복궁을 찾는다”며 “한복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 감독에 대한 질의로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손 의원이 김 의원 옆 자리에 앉아있었다. 손 의원 역시 이날 개량 한복을 입고왔다. 유명 디자이너 출신인 손 의원은 패션 개량 한복을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 역시 선 감독을 향한 부적절한 내용의 질의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다. 

김 의원은 당시 문체위 국감서 선 감독에게 무기명으로 처리된 두 선수의 기록이 적혀있는 판넬을 보이며 “누구를 뽑겠느냐”고 질문했다. 두 선수는 오지환 그리고 김선빈 선수였다. 오지환 선수는 당시 제기됐던 선수 선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다. 

기록으로 봤을 때 김선빈 선수를 뽑는 게 상식적이지만 대표팀에는 오지환이 올랐다. 문제는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가 작년 통계였다는 것이다. 대표팀 명단 발표는 지난 6월에 있었다. 

김 의원 역시 손 의원과 함께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비판을 받은 두 의원이 나란히 개량 한복을 입고 국감장에 출석한 셈이다. ‘문화적 상상력’을 언급한 안민석 문체위원장의 제안과 한복의 대중적 확산을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야구와 관련된 비판이 꺼지지 않던 시점이라 두 의원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존재감 부각만
부작용도 있어

문체위 소속 이 의원은 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12개 기관에 대한 국감서 태권도복을 입고 등장했다. 태권도 공인 9단인 이 의원은 “지난 3월 본회의서 의결한 ‘태권도 국기 지정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며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문화계 산하기관 국감임에도 도복을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신입생 국감 성적표

지난 6·13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12명의 ‘국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재보선에서 당선된 12명은 최재성, 김성환, 맹성규, 윤준호, 윤일규, 송갑석, 송언석, 이상헌, 이후삼, 이규희, 서삼석, 김정호 의원이다. 4선의 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초선이다. 

여의도 신입생들은 이번 국감서 결정적인 장면을 남기지 못했다. 대부분이 초선인 데다 국감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생활 밀착형 정책을 제안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최 의원은 보충역 관리문제, 김 의원은 리콜 조치 대상 장난감의 시중 유통 문제, 맹 의원은 의료사고 등을 지적했다.

송갑석·송언석 의원은 각각 전통시장 소화 설비 문제와 광주 아파트값 문제를, 윤준호·윤일규 의원은 각각 강원도 라돈 수치 문제와 대리수술 의혹을 꺼내들었다.

이상헌·이후삼·이규희 의원은 차례로 도서정가제 점검, 서울 노후 하수관 문제, 교차로 신호등 시간 표시제 등을 제시했다. 또한 서 의원은 동해안 바다 사막화 문제를, 김 의원은 민자 고속도로 요금 문제를 제기했다. <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