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 코스맥스 잠재적 리스크

잘 나가는데 빚이…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코스맥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밝다. 그럼에도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근거는 자본의 3배를 웃도는 부채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현실화될 경우 불가피하게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코스맥스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살펴봤다.
 

코스맥스의 분위기가 좋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충격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코스맥스의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대와 우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3090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8.2%, 133.0% 증가한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새로운 브랜드들의 폭발적인 주문 증가로 국내법인 매출액이 전년대비 20% 증가하고 낮은 기저를 바탕으로 수익성도 2.6%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의 급등세는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는 최근 2개년 동안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5333억원, 2016년 7569억원, 2017년 8839억원으로 외연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5년 359억원서 이듬해 526억원으로 166억원 상승한 뒤 지난해 3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업황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3분기 실적 악화 당시 코스맥스 측은 “사드 여파에 따른 고객사(화장품 기업) 실적 저하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호실적 전망에도 불안한 이유
자본의 3배 웃도는 부채 왜?

하지만 이번 3분기 사드 보복 여파서 벗어나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분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5분기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43억원, 3분기 32억원, 4분기 16억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분기 104억원, 2분기 185억원을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표상으로 완연한 회복세다.

다만 코스맥스의 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재무건전성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부터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 2284억원, 부채총계 705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08.96%를 기록했다. 

이전 년도 부채비율 221.21%에 비해 87.75%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2015년 354.76%였던 부채비율을 100%포인트 이상 낮췄지만 다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2015년 당시 증권시장에는 300%를 크게 웃도는 부채비율을 근거로 코스맥스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다만 코스맥스의 실적 성장이 받쳐주면서 이 같은 우려는 잊혀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부채비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코스맥스의 재무건전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코스맥스는 부채의 질이 나쁘다는 평가가 있다. 코스맥스의 지난 반기(2018년 6월30일) 기준 부채비율은 302.19%로 지난해 말(308.96%)에 비해 다소 개선된 모습이지만 단기금융부채 비중은 여전히 높다. 

상반기 부채총계 가운데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금융부채 비중은 42.07% 수준이다. 이는 경쟁사인 한국콜마의 12.97%에 비해 29.1%포인트 높은 수치다.

“재무구조 건전?
부정적 측면도”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 1.5%로 11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요인은 해소되지 못했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폭 확대로 외화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금융과 부동산 시장 불안까지 겹쳤다.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위원 7명 가운데 2명이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소수의견을 내면서 이 같은 의견에 동참했다.

만약 인상이 단행되면 코스맥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코스맥스는 부채 규모가 확대하면서 금융비용도 증가했다.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6년 반기 55억2446억원이었던 금융비용은 2018년 반기 114억5908만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 반기에 173억777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2016년 같은 기간에는 190억1523만원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이 당기순이익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비용의 차이가 수익성에 큰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 코스맥스는 이자율이 1% 상승하면 당기순이익이 36억6922만원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89억8500만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2016년 312억5818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부채규모는 올 상반기 7398억9530만원으로 2016년 4586억191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묵직한 단기부채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맥스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최근 중국 사드 보복 충격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지만 3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이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채비율이란?

통상적인 부채비율 산식은 부채총액/자기자본(자본총계)*100이다. 올 상반기를 기준 부채비율은 302.19%다. 하지만 코스맥스의 반기보고서에 나오는 부채비율 산식대로 계산하면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반기보고서 기준 부채비율은 부채총계-현금및현금성자산/자본총계이다.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291.37%이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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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