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전원책 투트랙 청사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22 10:06:02
  • 호수 11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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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회창식 벤치마킹?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변신을 준비 중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이끄는 변신이다. 두 사람은 연일 당이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하며 당원들을 직·간접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두 사람이 제시하는 청사진은 과거 한나라당과 닿아 있다.
 

“당헌·당규와 상관없이 전권을 가졌던 2012년 비상대책위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새누리당’이라는 정체불명의 당명과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꿨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한국당 조강특위 외부위원 4인(전원책·강성주·이진곤·전주혜)은 ‘당원·당직자·당협위원장·국회의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밝힌 핵심 내용이다.

침몰 원인
새누리당

입장문의 제목은 고언이었지만, 내용은 질책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화살은 2012년 비대위를 향해있다. 당시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2012년 이전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은 정권 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이명박정권은 출범하자마자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지지율 7.4%까지 추락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2009년 재보궐선거서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설상가상 한나라당은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2010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전격 회동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이후 권력의 추가 친박계에 쏠리면서 친이계에 대한 친박계의 공천학살이 일어났다.

여기에 더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관이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서 선관위를 디도스로 공격한 사건이 발생하자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은 2012년 2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상징색을 파랑색서 빨강색으로 바꿨다.

잠복기에 들어갔던 친이 대 친박의 갈등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폭발했다. 2016년 12월 친이계 중심의 비박(비 박근혜)계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출범했다. 2017년 2월 새누리당은 지금의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2017년 3월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 파면으로 명목상 여당 지위를 잃었다.

한국당 조강특위 외부위원 4인은 지난 2012년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한 후 당 내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과정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4인은 기존의 한국당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고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다”며 “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 원로 정치인부터 모사까지 지금 한국당을 회복 불가능한 중환자로 여긴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연 한국당은 보수주의, 자유주의에 복무했나. 자유와 책임, 도덕성에 충실했나. 미래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이냐”고 지적한 뒤 “한국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 두 분을 감옥에 보내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소속 의원 몇 분이 법정에 가봤느냐. 왜 다들 피했을까.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처참한 보수궤멸에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권력자에 대한 계파의 충성경쟁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왜 그때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느냐”며 “명망가 정치, 보스정치에 매몰돼 당내 민주주의와 동떨어진 충성경쟁을 벌일 때 한국당은 무너졌다. 권력을 재창출한 뒤에는 대통령 눈치를 보거나 아부하기에 바빴다. 그러면서도 뒤편에선 ‘제왕적 대통령제’라며 탓했다. 절대권력이 무너지면 그를 공격하는 세력에 동조하기에 급급했다”고 날을 세웠다. 

외부위원 4인은 “새로운 보수주의자, 자유주의자에게 문호를 개방해 경쟁하자”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2012년 박근혜 비대위 저격
비박 영입·친박 설득 동시에

조강특위 외부위원 4인이 한국당의 침몰시기로 2012년 비대위를 지목한 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의 혁신 좌표를 2012년 이전으로 설정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한나라당 시절로의 회귀를 뜻한다.

한국당 비대위가 연일 ‘보수대통합’을 부르짖는 일도 한나라당으로의 회귀와 맥을 같이 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은 바른미래당에 잇단 구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 위원은 조강특위 출범 당일인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다른 정당) 일부 중진 의원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통보했다. 곧 일정을 잡겠다”며 보수 단일대오 작업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비대위의 역할은 내적으로 혁신, 외적으로 보수대통합이다. 조강특위가 출범했으니 이제 보수대통합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며 “문재인정부의 폭주를 막는 대의에 동의하는 누구라도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함께하자는 제안을 하겠다”고 전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비박에게 구애를 펼치는 동시에 친박도 아우르는 작업을 잊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부정하는 태극기부대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일이 대표적이다. 

전 위원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서 태극기부대를 보수 통합 대상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그분들(태극기부대)을 흔히 말해 극우라고 하는데 극우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룹”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비호하고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세력을 앞으로 보수 세력에서 제외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도 지난 17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태극기부대와) 무슨 통합을 이야기하는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묶고 연결하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며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새로운 꿈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회 전체를 통합해나가야지 ‘누구랑 이야기를 못 한다’ 이렇게 선 그을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계파주의
작심 저격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호도 잊지 않았다. 변호사인 전 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는 재판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재판부를 비난한 뒤 “하루 10시간씩, 일주일에 나흘씩 하는 재판에 친박, 비박 중 누가 가봤느냐. 전부 다 피해갔다. 본인에게 오물이 튈까, 따가운 시선이 꽂힐까 싶어서 피해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박, 친박에게 담론을 제시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전 위원은 김 비대위원장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박근혜정권에 대한 평가,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적청산을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전 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한국당 모든 문제의 뿌리는 박근혜 문제”라며 “유승민 의원이 떨어져 나가고 바른미래당이 생기고 김무성 의원이 떨어져 나갔다가 돌아오고 이런 현상도 모두 박근혜 관련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친박계, 비박계의 상호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누가 ‘칼질’을 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그런 과정이 없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부서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박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당의 최대 주주였다. 한국당에는 아직도 친박계 인사들이 많다. 한국당의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무죄’와 ‘석방’을 주장한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려왔다. 김 위원장 역시 탄핵에 대해 “당 안에서 의견이 아주 많이 갈린다. 그 상처가 아직도 상당히 깊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해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면 당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겠다”며 대법원 선고 후로 입장 정리를 미뤘다.


끝장토론 제안에 당 내 반응은 엇갈린다.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질 뿐”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찬성하는 의견이 공존한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전 위원의 아이디어인 만큼 앞으로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끝장토론 제안
박통 파헤치자

박근혜정권 경제정책인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혁신을 이끄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며 친박, 비박 모두에게 어필했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 불리는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전 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한국당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김 비대위원장은 조강특위의 주장에 대해 “비대위 차원의 해석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해석 중 하나일 수 있다”며 “(보수 위기는)역사의 큰 흐름을 놓쳤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파를 초월한 인재영입도 한나라당으로의 회귀를 증명한다. 한국당 비대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급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친박계, 오 전 시장은 친이계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 분 한 분 다 보면 소중한 분들이고 나름대로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경륜을 쌓아온 분들”이라며 “단점을 봐서 쳐내기에 앞서서 그분들의 장점을 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영입 방침을 밝혔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대 행정대학원 특강이 표면상 이유였지만, 원 지사를 만나 보수통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원 지사는 1999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줄곧 개혁 소장파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범보수 인사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서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후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지만, 지방선거 당시 다시 탈당해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황교안·오세훈·원희룡 접촉
바른미래 11인도 한국당으로?

원 지사는 김 비대위원장과의 회동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이번 회동 목적이 한국당 입당이나 보수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소속 도지사로 도민에게 이미 약속했듯이 중앙정치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오로지 도정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이들 대선주자급 인사들에 대한 영입이 성사될 경우 과거 이회창 전 총재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이뤘던 한나라당과 비견될만하다. 한국당 내에서는 지난 2000년 때 이 전 총재가 이끈 인재 영입이 역대 보수정당 인재 영입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는 평가가 있다. 

현재 보수 성향의 중진 의원 중 이때 영입된 인사들이 다수다. 대표적으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2000년 2월 이 전 총재에 의해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김 비대위원장의 인재 영입은 2000년 당시 이 전 총재의 성과를 재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한국당 비대위의 행보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 내부에서는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 “손님이 주인을 내쫓고 안방을 차지하려 한다” 등의 비유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외부서의 평가는 더욱 박하다. 특히 한국당 비대위가 통합의 대상으로 지목한 바른미래당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전 위원의 보수대통합 발언들에 대해 지난 12일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는 없어져야 할 정당이다. 결국 수구·보수로 한 쪽으로 밀려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지난 15일에는 “한국당이 쇄신도 없이 바른미래당과 통합하자는 것은 막말로 웃기는 얘기”라며 “만약 우리 당에서 갈 사람이 있다면 수구·보수로 가라”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태극기부대는 (헌법기관인)헌법재판소를 해체하라고 했던 집단”이라며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극우대통합”이라고 가세했다.

대선주자급
접촉 시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한국당을 비난한 데는 실질적인 당내 동요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바른미래당 의원 30명 중 바른정당 출신과 일부 국민의당 출신을 포함한 6∼7명 의원들은 한국당과의 연대 또는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추진과 관련 지난 17일 “바른미래당서 11명이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는 얘기가 여의도 바닥에 쫙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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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