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22 10:00:33
  • 호수 11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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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8년도 국감은 지난 1년간 문재인정부의 공과가 시험대에 오른다.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해 온 송곳 질의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쏟아낸다. <일요시사>는 눈길을 끈 의원들을 대상으로 금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
“유치원 비리 근절 법안 3개 준비 중”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3개 법안 입안에 착수했다. 유치원 명단 추가 발표는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 논의해 2018년도 국정감사 기간 중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 입안 및 의뢰 검토서를 국회 법제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법상 누리과정이 지원금 형태로 교부되고 있는데 이를 보조금 형태로 바꾸는 내용이다. 현재는 누리과정 예산이 지원금 형태이기 때문에 유치원 원장의 부정이 발견돼도 환수 및 처분이 불가능하다. 박 의원의 법안이 통과된다면 누리과정 지원금이 보조금 성격으로 바뀌어 횡령죄 처벌이 가능해진다.

동법(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서 추가로 유치원의 운영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명확히 회계프로그램에 기입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더해 부당사용시 정부보조금, 지원금 등 재정지원을 배제하고 환수 등 처벌규정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또 적발된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사립학교법 일부개정안은 유치원이 회계 등 비리가 적발되면 이름만 바꿔 다시 개원하는 일이 없도록 설립자나 원장이 징계를 받고 일정기간 개원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원장이 설립자일 경우 셀프징계가 되지 않도록 했다. 

현재 유치원의 비리가 적발되고 유치원명이 공개되더라도 이름만 바꿔 다시 개원할 경우 제재할 방법이 없다. 특히 유치원은 설립자인 동시에 원장인 경우가 많아 비리가 적발돼도 사립학교법상 책임소재자가 사립학교 경영자이기 때문에 셀프 징계가 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해당법에 유치원도 포함하도록 했다. 현재 유치원은 학교급식법에 제외돼있어 유치원 원아의 부실급식 관련 문제가 되도 해당 법에 따라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국토교통위원회] 홍철호 의원
“타워크레인 사상자 4년새 6배 급증”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일선 건설공사 현장서 가동 중인 타워크레인의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사상자 수가 4년새 6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26건의 타워크레인 사고에 따른 사상자 수는 총 83명(사망 39명, 부상 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3년 9명(사망 6명, 부상 3명), 2014년 8명(사망 5명, 부상 3명), 2015년 1명(사망 1명), 2016년 11명(사망 10명, 부상 1명), 2017년 54명(사망 17명, 부상 37명)이었다. 특히 지난해(54명)의 사상자 수는 2013년(9명) 대비 4년새 6배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26건의 타워크레인 사고 중 69.2%인 18건이 ‘작업방법 불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 ‘설비불량(3건)’ ‘미확정 및 조사 중(5건)’ 등이었다.

홍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전문 검사인력을 충원해 등록된 모든 타워크레인을 대상으로 부품 노후율 및 구조적 안전성 등을 수시 정밀 검사하는 동시에 전체 작업자 및 관리자 등에 대한 안전관리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현행 교육과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박정 의원
“한전, 무리한 자원외교로 7500억 손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무리한 자원외교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해외자원개발에 1조4233억원을 투자해 투자대비 3% 수준인 479억원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한전은 이명박(MB)정부 시절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해외 유연탄과 우라늄 광산에 대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 과정서 광산 가치를 뻥튀기 하는 등의 문제가 밝혀져 부실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6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공기업·공공기관 기능 조정 계획에 따라 한전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모두 접었다. 당시 한전은 호주와 인니에 위치한 5개 유연탄 광산에 대한 지분을 발전5사에게 약 4900억원에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총 1조1610억원을 투자해 448억원의 수익을 남긴 셈이다. 캐나다와 니제르에 위치한 5개의 우라늄 광산 사업은 2623억원이 투자됐지만 수익은 31억원에 그쳤고, 한국수력원자력에 1237억원에 매각됐다.

투자액에서 배당수익과 매각액을 제외하면 한전은 약 7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51억원을 투자한 캐나다의 크리이스트 사업의 경우 수익이 전혀 없어 현지 업체에 무상으로 지분을 넘겼다.

박정 의원은 “MB정부의 자원외교는 자원3사뿐 아니라 한전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막대한 국부를 유출시킨 장본인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안전위원회] 주승용 의원
“공공기관 낙하산 적폐청산 대상”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은 문재인정부 스스로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중단을 선언하고 즉각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에 따르면, 문정부 출범 이후 1년4개월 동안 340개 공공기관에서 1651명의 임원이 새롭게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65명이 이른바 ‘캠코더(대선캠프·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365명 중 94명은 기관장으로 임명됐으며, 전직 국회의원도 대거 기용돼 있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춰야 하는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임원 35명 가운데 21명 역시 캠코더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문정부의 이런 코드 인사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지적했던 이명박 정권의 고소영·강부자 인사, 박근혜정권의 깜깜이 인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문정부의 캠코더 인사는 문정부에서 표방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적폐청산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인사혁신처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수수방관하며, 현황파악조차 안하고 있다”며 “정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기 위해 인사혁신처가 과감한 코드인사 배제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전문가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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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