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프리패스’ 인사혁신처 취업심사 실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9.10 11:27:37
  • 호수 1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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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숭숭’ 십중팔구 종이문 통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 제도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기업을 압박해 퇴직 간부를 채용하도록 한 재취업 비리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일요시사>가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취업가능·승인율은 80%를 상회한다.
 

<일요시사>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2015.1∼2018.7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취업심사를 신청한 퇴직 공직자 2695명 중 취업가능·승인을 받은 신청자는 2230명(승인율 82.7%)에 달한다. 반면 취업제한·불승인을 받은 신청자는 465명으로 나타났다.

2695명 중
승인율 83%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5년 취업가능·승인율이 가장 낮았다. 당해 538건의 취업심사 중 가능·승인을 받은 신청자는 426건이었으며, 제한·불승인은 112건으로 승인율은 79.2%로 드러났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763건의 취업심사 중 632건이 심사를 통과한 반면, 131건이 통과하지 못해 82.8%의 승인율을 보였다. 2017년에는 752건 중 614건이 심사를 통과했으며, 138건이 불승인이나 81.6%의 승인율을 기록했다.

2018년 7월까지 취업심사 현황을 보면 올해 승인율은 최근 4개년 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642건의 취업심사 중 558건이 취업가능 결과를 받았으며, 84건이 불승인이 났다. 승인율은 86.9%에 달한다.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는 재산등록을 했던 퇴직 공직자가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려는 경우, 해당 위원회에 적격 여부를 요청하는 것으로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퇴직공직자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나 그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는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는 인사혁신처 산하 위원회다.

국회는 매년 국정감사 때 공직자윤리위의 높은 취업 승인율을 지적해왔다. 지난 2015년 9월 당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조원진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 2∼3년 이내에 공직자윤리위에 재취업 신고를 한 공직자 1161명 중 157명을 제외한 1004명이 재취업했다. 

퇴직공직자들의 재취업율은 86.5%로 사실상 10명 중 8명 이상이 재취업한 것이다.

매년 국감
지적 사항

조 의원은 “특히 소위 일부 권력기관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재취업율을 보이고 있다”며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대부분의 서민을 생각할 때, 퇴직 전 업무의 연관성을 이점으로 특채처럼 재취업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 취업심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취업하는 82건 사례를 막기 위해서도 이들에 대해 공개 등 과태료 이상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 역시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2016년 국정감사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 8월 말까지 3년여 동안 요청받은 취업심사 건수 1482건 중 226건(15.2%)만 취업제한 판정을 받았다.


당시 장 의원은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 제도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현행 심사제도는 여전히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법의 취지에 맞게 보다 명확한 퇴직공직자의 재취업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데 나서겠다”고 밝혔다.
 

2017년 국정감사 때에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퇴직 공직자 중 고위공직자였던 사람의 재취업 현황을 공개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 9월까지 5년여 동안 재취업심사를 신청한 고위공직자는 총 262명으로, 이 가운데 222명(84.7%)이 취업가능·승인을 받아 재취업했다.

진 의원은 “고위공직자의 재취업률이 일반 하위직 공무원보다 높은 점, 퇴직 전 근무 부처와 유사성이 있는 기관의 임원직으로 들어간 점을 보면 여전히 고위공직자에게 취업심사는 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명 중 8명은 재취업 승인
2018년 승인율 최고치 눈앞

매년 국정감사서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회 우려대로 올해 공정위가 대기업을 압박해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을 채용한 재취업 비리 사건이 터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전·현직 공정위 고위직 간부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 지철호 현 부위원장을 포함한 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조직적으로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의 일자리를 알선해왔다. 지난 2009년 11월 운영지원과는 ‘바람직한 퇴직문화 조성을 위한 퇴직 관리 방안 검토’ 문건을 만들었는데,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조직적으로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의 일자리를 알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부위원장과 운영지원과장 등은 기업 고위 관계자를 직접 접촉해 공정위 퇴직자의 일자리 마련을 요구했다. 근무 기간과 급여, 처우, 후임자 등도 사실상 공정위가 결정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정위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기업서 받은 급여는 모두 76억원에 이른다. 더 나아가 운영지원과는 기업에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들이 공무원 정년 이후에도 퇴직을 거부해 후임자의 일자리가 부족하자, 지난 2014년 3월 공무원 정년을 넘긴 사람은 연장 계약을 하지 말라고 기업에 주문하는 ‘과장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공정위 비리
조직적 움직임

당시 검찰 관계자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 공정위가 기업에 대한 막강한 규제 및 제재 권한을 내세워 민간기업들을 마치 산하기관처럼 인식·분류하고, 공정위의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인사 업무를 방해하고 고용 시장의 자유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해당 비리 사건과 관련해 지난 6월 압수수색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공직자윤리위가 공정위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심사하면서 허위자료를 제출받는 등 부적절한 업무처리 정황이 포착했다.


당시 공정위 출신 공직자가 재취업한 대기업은 ‘취업제한 기관’에 해당한다. 공정위 퇴직자들은 취업제한 확인 검토 의견서를 엉터리로 작성해 제출했음에도, 공직자윤리위의 심사를 통과했다. 퇴직 공직자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허술한 취업심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3일 인사혁신처와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공정위 등 주요 기관이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여부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취업심사가 독립적·객관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 달라는 취지였다. 

공정위 취업 비리 사건에 대해 참여연대는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 제도 운영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제도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감시하고자 2006년부터 연례보고서를 발간해왔다. 지난 2015년에도 참여연대는 보고서 발간을 위해 그해 7월 취업제한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들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당시 인사혁신처는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 처분을 내렸다. 9년 만에 첫 비공개 처분이었다.

매번 지적해도…
왜 안 바뀌나?


참여연대는 인사혁신처의 비공개 처분에 대해 중앙행정위원회에 이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서울행정법원에 같은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사혁신처는 개인정보를 공개할 경우 사생활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비공개 처분을 내렸다”며 “그러나 관련 법령을 따져보면 퇴직공직자의 경우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위해 개인 정보를 공개하게 돼있다”고 비공개 처분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했다.
 

인사혁신처는 세월호 참사 뒤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막겠다며 개정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을 비공개 처분의 이유로 내세운다. 2015년 3월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5조의5는 ‘퇴직 당시 소속기관명·직위 또는 직급·퇴직 시기’ 등을 심사 결과의 공개 항목으로 새로 정했다.

참여연대 측은 인사혁신처가 취업심사를 하는 데 있어 온정주의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취업을 엄격히 제한하기보다 허용해주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사처는 취업심사서 불승인을 당할 소지가 높은 공직자들은 심사를 신청하지 않기 때문에 승인율이 높다고 주장한다. 높은 승인율은 취업심사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반증이라는 논리다.

단 공직자윤리위의 의사결정 과정이 ‘비공개’인 부분은 문제로 지적된다. 위원회 회의록은 물론, 승인·불승인 사유에 대해서 일절 공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공직자윤리위가 재취업 기업의 업무 관련성 등을 어떤 사유로 판단했는지 알 수 없다. 취업심사가 ‘고무줄 잣대’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구멍 뚫린 제도
관피아 못 막아

취업심사를 건너뛰는 ‘임의 취업자’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공직자윤리위는 최근 4년간 퇴직 공직자 중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임의 취업한 공직자 648명을 적발했다. 관피아 근절을 위해서는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사혁신처 교육청공무원 시험 출제

인사혁신처가 2019년부터 각 시·도 교육청 시험문제를 출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내년도 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대한 변경사항을 안내하는 자리서 “내년 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문제의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인사혁신처로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부산교육청도 위탁출제 기관 변경을 알리며 “문제출제 기관이 인사혁신처로 변경됨에 따라 시험문제가 공개되는 과목수가 15과목서 23과목으로 대폭 증가해 수험생들의 알권리가 더욱 충족되고 예산절감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탁출제 기관이 인사혁신처로 이관됨에 따라 문제 출제 유형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국어의 경우 기존 교육행정직에서는 한자의 출제가 없었지만, 내년부터 한자가 출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사혁신처가 전국 시·도 공무원은 물론 시·도교육청 시험문제까지 출제하게 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공무원 채용 중앙부처로서 발돋움하게 됐다. 2019년 교육청시험은 내년 2월 각 시·도 교육청별로 해당 홈페이지에 선발인원과 시험일정 등 임용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게재될 예정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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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