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MB의 무한 ‘땅 사랑’

도덕불감증도 불사한 땅 욕심에 ‘탈났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땅에 대한 무한애정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꽃마을’ ‘도곡동’에 이어 현재 ‘내곡동’ 땅까지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며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것. 때문에 공직생활에서 얻은 정보를 개인재산 불리는데 이용했다는 꼼수에 갈수록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를 진화하려 내곡동 사저를 전면 백지화시켰다. 하지만 대통령마저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내 성난 민심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정권 ‘부도덕성의 결정판’…국정지지도 겨우 29.7%
국정 장악력 약화·재보선 악재 우려에 긴급처방 백지화?

이명박 대통령의 식을 줄 모르는 땅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 결국 탈이 난 모양새다. 퇴임 후 입주할 계획이던 ‘내곡동 사저’를 두고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 성난 민심은 이 대통령을 향해 ‘부도덕성의 결정판’이란 비판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까지 심리적 방어선인 30% 밑으로 추락한 상태다. 지난 20일 <헤럴드경제>가 공개한 이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겨우 29.7%에 그친 것.

내곡동 사저
의혹 백화점

먼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명의로 거래가 이루어진 부분에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편법증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공시지가보다 싼 거래로 ‘취득세’를 덜 내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개인사저 구입에 혈세투입 의혹은 가장 공격받고 있는 사안이다. 시형씨는 토지를 공시지가보다 낮은 반값에 매입했지만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대통령실은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며 결과적으로 사저 부지를 매입할 때 혈세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혹은 시형씨가 실제로는 지불한 돈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경호실이 비싸게 땅을 매입한 것이 아니라 시형씨 땅값까지 지불했단 의혹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시형씨와 청와대 경호처가 필지를 나눠 공동으로 사들인 것도 문제다. 이는 사저 개발이 끝난 뒤 추정되는 이익과 관련해 개인 시형씨의 몫을 확보하기 위해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게다가 전직 대통령의 사저가 들어설 경우 인근지역의 땅값 상승의 기대감으로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인근에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점도 비난의 대상의 되고 있다.

이처럼 내곡동 사저가 의혹 백화점이 되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발빠른 대응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는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켰다.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청와대는 아들 명의로 된 사저 땅을 이 대통령 명의로 곧바로 이전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호용 부지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확산되자, 곧바로 경호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논현동으로 U턴
내곡동이 또 발목

하지만 야권의 계속되는 집중공세와 민심 이반 속출로 집권 여당마저 10‧26 재보선의 ‘불똥’을 우려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청와대와 선긋기에 나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6일 “내곡동 사저 부분은 정리할 것이다”고 알렸다.

이 대통령도 내곡동 사저에 대한 여론과 청와대 참모들의 의견을 보고받고 “사저 문제에 대해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내곡동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내곡동 사저문제를 전면 백지화하는 등 신속한 결단을 내렸다. 여기에 김인종 경호처장이 사저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는 논현동으로 유턴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의 원래 자택이던 논현동으로 돌아가는 문제 역시 복잡하기 때문이다. 땅값이 비싼 논현동 자택 주변에 경호시설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고, 이미 구입해 놓은 내곡동 부지의 처리문제도 골칫거리다.

청와대는 그간 ‘논현동 사저 4대 불가론’을 펼쳤다. 땅값이 비싸고, 경호시설로 매입할 만한 부지가 없으며,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고, 진입로도 복잡해 경호상 부적절하다는 것. 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논현동에 ‘대통령이 안전한’ 경호환경을 마련하려면 스스로 내세운 논리를 뒤집을 만한 묘책을 찾아야 한다.

특히 주변 땅들이 대부분 200∼300평 단위로 묶여 있어 매입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도 여전히 내곡동 땅은 골칫거리
당선 전 ‘도곡동’부터 임기 말 ‘내곡동’까지 부동산 잡음

무엇보다 경호 부지를 새로 확보하는 데 필요한 예산 40억원은 이미 이 내곡동 땅을 사는 데 써버렸다. 때문에 내곡동 부지를 다시 처분해 자금화해야 하지만 청와대는 내곡동 부지 처리 방법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시가보다 싸게 산 부지를 처분할 때 가격을 얼마로 매겨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매매차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시빗거리가 될 수 있고, 싸거나 같은 가격에 팔면 대출금 이자 부담 등의 손해를 볼 수 있다.

더욱이 경호처는 당초 논현동에 200평 규모의 경호시설을 만들려고 예산 70억원(평당 3500만원 기준)을 국회에 요청했다가 삭감됐다. 논현동 경호부지는 대통령 시설이 들어선다는 게 알려진 상황에서 매입해야 하는 처지여서 치솟은 땅값에 이래저래 어려움에 직면한 것.

이에 홍(준표) 대표는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 명의의 사저 부지를 정부가 매입해 대통령실 명의의 경호부지(648평)와 함께 모두 국고에 귀속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구체적 방법은 유동적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정부가 시형씨 명의의 땅을 사는 데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문제가 또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곡동 사저의 백지화 결정에도 청와대에 대한 비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의 핵심이 사저 이전 여부가 아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사저구입 문제를 놓고 매매 관행을 벗어난 위법?편법 등의 이상한 거래라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조차 없고, 청와대 역시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민주, 검찰고발
국정조사 추진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땅과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늘 땅과 관련된 의혹을 달고 다녔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도곡동’과 ‘꽃마을’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도곡동 땅 실소유자 논란은 가장 큰 잡음을 일으켰다. 이 대통령의 처남과 형 명의로 돼 있는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은 “도곡동 땅은 명의자가 아닌 제3자의 것”이라고 발표했고, 특검의 재수사에서도 “이 대통령 것은 아니다”라고 마무리됐다.

또 서초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옛 꽃마을 부지도 의혹이 증폭되는 부분이다. 매입시점(1977년)을 전후해 법원·검찰청사 건설계획과 도시설계구역이 확정된 곳이다. 이에 현대건설 사장과 서울시장 경력을 이용해 사전 개발정보로 땅값 상승이 예상되는 곳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것.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회사가 보너스로 준 땅”이라고 했지만 “그런 관행은 없었다”는 전직 직원의 반대 증언이 나오며 의심 받았다. 또 1993년 국회의원 재산공개를 앞두고 공시지가의 절반에 이 땅 일부를 급매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처남 소유의 충북 옥천 땅과 서울 양재동 빌딩도 직전 소유주가 이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차명보유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여기에 현재 내곡동 사저 논란까지 더해진 것.

민주당은 지난 19일 내곡동 사저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인종 경호처장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이 대통령이 아들 시형씨를 내세워 차명으로 내곡동 토지와 건물을 구입한 만큼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과 김 처장, 김백준 총무기획관, 경호처 재무관 등 4명은 사저 부지 매입자금을 국가예산으로 충당했다며 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사저 구입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전 국민적 공분
도덕불감증 심각

지금도 이 대통령이 강남의 금싸라기 땅에 사저를 마련해 시세차익을 보려했다는 의구심은 짙어지며 전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도곡동‧내곡동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땅 파문으로 공직에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스스로가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현 정권의 도덕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비난 여론과 민심이반 속출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서민 경제는 고물가‧전세대란‧비정규직 등의 문제로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권력형 비리는 서민들의 피눈물을 쏙 빼놓았다.

때문에 이 대통령으로선 위법‧편법 논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명쾌한 해명, 그리고 철저한 수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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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